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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뼈를 물들이는 염료의 발견
예로부터 사람들은 동식물에서 염료을 채취해 사용해 왔다. 그중에 하나가 우리나라의 산과 들에서도 많이 볼 수 있는 ‘꼭두서니’ 인데, 이 풀은 약 1m 높이로 자라고 뿌리는 가늘고 길며 잘게 갈라져 퍼진다.
뿌리의 속과 껍질 사이에는 빨간 층이 있다. 이 뿌리가 염료의 원료가 되는 것으로 터키의 염색업자들은 꼭두서니를 이용한 염료에 뛰어난 지식을 갖고 있어 다른 염색업자보다 훨씬 좋은 빨간 색을 낼 수 있었다. 이것이 터키 레드라고도 불렀으며 터키 사람들은 수 백년 동안이나 이의 제조방법을 엄격하게 비밀로 지켜왔다.
또한 꼭두서니는 뼈의 내부에도 혈액이 순환한다는 놀라운 사실도 알려줘 의학의 진보에도 기여하게 된다. 1736년 외과의사인 존 벨처는 농부인 친구 집에 초대받아 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주인이 자기 집에서 기른 돼지의 고기를 자르는 것을 무심히 살펴보던 벨처는 매우 묘한 현상을 발견했다. 그 돼지의 뼈가 빨갛게 물들어 있었던 것이다. 또 요리하지 않은 부분의 뼈, 이빨도 역시 빨갛게 물들어 있는 것을 보았다. 심지어는 가장자리를 제외한 뼈의 속까지도 빨갛게 되어 있었다. 그 이유는 돼지가 먹은 보리 겨에 꼭두서니의 빨간 색깔이 배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집에 돌아온 벨처는 당장 실험에 착수하여 뼈를 물어넣어 몇 주일 동안이나 계속 삶아 보고 알코올에 오랫동안 담가도 보았지만 빨간 색깔은 빠지지 않았다. 그는 이 빨간 물질은 뼈에 완전히 융합되어 영구히 빛깔이 바래지 않을 정도로 염색된 것이라고 확신하게 된 것이다. 그는 또 수탉에 대한 실험을 통하여 단기간 내에 뼈에 색깔이 물든다는 것을 밝혀 내기도했다.
이러한 결과로 벨처는 혈액순환이 뼈의 내부까지도 진행되고 있다는 것은 외과에서 관찰되는 많은 현상으로도 명백하지만 뼈 중에도 가장 딱딱하고 치밀한 물질 사이에도 피는 일반적으로 또 빈틈없이 분포하고 있다는 것이 보다 분명해졌다고 밝힌 것이다.
그 뒤 프랑스의 생리학자인 뒤아멜은 비둘기 등 다른 새를 가지고 벨처와 같은 실험을 했다. 어떤 실험에서는 새들에게 하루 걸러서 꼭두서니를 먹이고 또 다른 실험에서는 며칠 동안 꼭두서니를 먹이지 않는 실험을 반복했다.
뒤아멜은 참으로 놀랄만한 결과를 얻어냈다. 뼈가 실로 매력 있는 모양으로 염색되었기 때문이다. 즉 뼈의 단면에는 새가 꼭두서니를 먹지 않은 시기에는 빛깔이 없는 투명한 윤층(輪層)이 있고 꼭두서니를 먹은 시기에는 빨간 윤층이 나타난 것이다. 빨간 테두리와 무색의 테두리가 서로 교대로 줄지어져 있었고 테두리의 넓이는 보통 먹이를 주었던 기간과 꼭두서니를 주었던 시간의 길이에 따라서 아름다운 모양을 나타낸 것이다.
이렇게 뒤아멜은 빨간 테두리를 조사함으로써 뼈의 성장에 대해 귀중한 지식을 얻을 수 있었고 또 빨간 염료는 뼈 속의 칼슘염에 의하여 뼈의 성분 물질 중에 고정된다고 밝히고 있다.
우연찮은 발견이 의학의 발달에 크게 기여한 셈이다.(*)
글 : 왕 연 중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 소장, 영동대학교 발명특허학과 겸임교수)
(이메일 : wangyj39@dreamwiz.com 전화 : 011-890-857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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