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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브로브의 위와 신경 연구
어찌 보면 세상은 모두 의문투성이 이다. 산다는 것 자체가 수수께끼이고, 움직인다는 사실 또한 신비스럽기 그지없다.
삼라만상을 돌아보면 더욱 그렇다.
해, 달, 별, 동물, 식물, 돌, 사람......
‘왜 이것은 이렇고, 저것은 저럴까?’
베일에 싸여있는 온갖 대상들을 하나하나 벗겨나가는 것이 발견이나 발명의 과정이다.
러시아에서 목사의 아들로 태어난 이반 파브로브는 생물학과 학생으로서 유독 매사에 의구심이 많았다.
‘죽은 개구리의 다리가 어떻게 움직일까?’
생리학 시간의 일이었다. 학생들은 유명한 교수와 함께 실험을 하고 있었다. 실험대 위에는 머리가 잘려나간 개구리 한 마리가 매달려 있었는데, 교수가 죽은 개구리의 다리에 메스를 대자 갑자기 오므라드는 것이었다.
“자, 모두들 놀랐지? 이것은 등골의 반사에 의한 작용이지. 또 볼까?”
이번에는 가죽을 벗긴 개구리의 배에 황산을 적신 종이를 갖다 대자, 죽은 개구리는 발로 종이를 잡아당겼다.
“와!”
학생들이 놀라자, 교수는 설명을 확인해 보이려고 개구리의 등골을 깨뜨렸다. 그리고는 다시 어떻게 해도 개구리는 좀체 움직이지 않았다.
“이젠 안 되지? 반사의 길이 끊긴 탓이야.”
개구리가 뇌 없이도 자극에 의하여 반사운동을 한다는 실험을 파브로브에게 무척 큰 충격적인 일로, 그는 이때부터 신경 반사작용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독일로 유학한 후 러시아에 귀국한 파브로브는 위의 소화에 관한 연구를 시작했다.
당시 학자들은 음식을 먹은 후, 그것이 위의 벽에 닿으면 위액이 분비된다고 믿고 있었다. 그러나 파브로브는 다른 생각을 갖고 있었다.
‘위나 장에서 일어나는 소화에는 반드시 신경이 관계하고 있을 거야.’
그러므로 음식물을 보기만 해도 입안에서 군침이 도는 것처럼, 위에서도 위액이 나오리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할 증거가 없었다.
그런 어느 날, 그의 조수가 허겁지겁 달려와서 그에게 말했다.
“선생님, 개에게서 위액을 얻고 싶은데 음식물과 섞여 나오기 때문에 안 됩니다. 순수하게 위액만 얻을 수 없을까요?”
파브로브는 살아있는 개의 내부 작용을 알기 위해서 개의 위에 창을 만들고, 목 근처 식도를 잘랐다. 그리고는 개에게 먹이를 주자 위에는 들어가지 않고, 잘려진 식도를 통해 다시 그릇 안으로 나왔다.
이렇게 거짓 식사를 시키면서 관찰하자, 음식물은 위속에 들어가지 않았으나 개가 먹기 시작한 뒤 5분쯤 지나면서 위액이 분비되어 그릇에 떨어졌다.
“선생님, 과연 음식물이 위벽을 자극하지 않아도 위액이 분비되는군요.”
그러나 파브로브는 또 다른 의문을 갖고 있었다.
‘입 안에서 음식물이 없어진 뒤에도 몇 시간 동안 위벽의 분비가 계속되는 이유는 뭘까?“
파브로브는 의문을 풀기위해 또 다른 실험을 계속하면서, 소화에는 신경이 밀접하게 관계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뇌에서 뻗어나가 있는 많은 신경 중에서 어떤 것이 위액의 분비를 명령하는 신경인가를 밝히기 위해 실험을 계속했다.
“찾았다. 바로 이거로군!”
마침내 신경을 발견하고 잘라버리자 개에게 어떤 맛있는 음식을 주고도 위액은 분비되지 않았다.
그리고 파브로브는 개가 입 속에 먹을 것을 넣지 않았는데도 위액을 분비한다는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더욱이 먹이를 주는 사람의 발소리만 들어도, 벨소리만 들어도 개는 타액이나 위액을 분비하였다.
이렇게 소화의 비밀을 하나하나 벗겨 나가며, 그는 소화액의 분비는 신경의 반사작용에 의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리고 그의 뒤를 이은 학자들의 연구에 의해, 소화 작용에는 신경의 반사 외에도 체내조절이 이루어짐이 밝혀졌다.
글 : 왕 연 중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 소장, 영동대학교 발명특허공무원학과 겸임교수)
(이메일 : wangyj39@dreamwiz.com 전화 : 011-890-857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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