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명동화
백마(白馬)의 발명이야기(2)
‘각 가루비누’ 및 각 ‘고춧가루’의 발명
지난 해 가을 저의 집에는 큰 경사가 있었습니다. 나이가 많은데도 결혼을 하지 않아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많이 걱정하시던 막내 고모가 결혼을 했습니다. 오피스텔에서 직장에 다니시던 고모는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말씀에 따라 우리 집에 와서 두 달 동안 신부 수업을 받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좋은 대학을 졸업하고, 대기업에 다니는 멋진 고모였으나 요리는 라면을 끓이는 것 밖에 몰랐습니다. 솔직히 초등학생인 저보다도 몰랐습니다. 저는 발명을 하기 위해 배운 요리법만 해도 열 가지 이상을 알고 있거든요.
엄마의 고모에 대한 신부 수업은 ‘밥하는 법’부터 시작하여 ‘김치 담그는 방법’ 그리고 ‘세탁하는 방법’ 등 기본부터 시작하여 주부가 해야 하는 전반적인 교육이었습니다.
고모의 신부수업이 시작된 이후 우리 가족은 일주일에 한 두 번은 맛없는 음식을 먹어야 했습니다. 이날은 고모의 실습이 있는 날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일요일. 이날은 세탁하는 방법과 ‘김치 담그는 방법’의 교육이 있는 날이었습니다. 아빠는 회사 후배의 결혼식에 가시고, 저는 엄마의 교육을 지켜보았습니다.
이날도 어김없이 고모는 사고를 치고 말았습니다. 세탁기에 가루비누를 너무 많이 쏟아 부어 엄청난 물을 소비했고, 김치에는 고춧가루를 너무 넣어 먹을 수 없을 정도가 되어 버렸던 것입니다.
‘이런 것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혹시 우리 집 발명왕 백마는 알고 있지 않을까?'
엄마는 얼마나 답답했는지 혼잣말로 중얼거리시고 눈물까지 흘리셨습니다.
순간 저는 엄마의 답답함을 해결해드리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큰 소리로 장담은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지난 번 각 커피 발명을 할 때 큰 소리부터 쳐놓고 맘고생이 얼마나 컸는데. 이번에는 발명부터 해서 엄마를 기쁘게 해드려야지.’
저는 이번에는 서둘지 않고 학교 공부를 열심히 하면서 연구해보기로 했습니다. 안부 인사를 겸하여 할머니에게 전화를 해서 여쭤도 보았습니다. 할머니는 제가 무엇인가 여쭤보는 것을 무척 좋아하셨습니다. 그리고 그때마다 제가 만족할 수준의 답을 주셨습니다. 그러나 이번만은 오랜 경험이 답이라시며 그래서 신부수업이 필요하다고만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고모의 실수는 계속 되었습니다. 고모도 답답했는지 작은 저울을 구해와 가루비누와 고춧가루를 저울에 달아 정확하게 넣겠다고 까지 하셨습니다. 그 모습을 보신 엄마는 더욱 답답해하시며 가슴까지 치셨습니다.
‘네가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다. 서둘러 이 문제를 해결(발명)하지 않으면 엄마가 화병이 날지도 모르겠다.’
그 순간 제 머리에 번쩍 떠오른 것이 있었습니다.
‘그래! 각! 각이야!’
가루비누와 고춧가루도 각 설탕처럼 만들면 고모 같은 분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저는 즉시 전문가 선생님에게 전화를 걸어 제 생각에 대해 여쭤 보았습니다. 답변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저는 즉시 엄마께 말씀드렸고, 엄마는 오랜만에 활짝 웃으셨습니다.
얼마 후 고모는 결혼을 하셨고, 또 얼마 후 고모한테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발명왕! 빨리 우리 집으로 와야겠다. 네가 와서 해줘야할 발명거리가 생겼단다.”
“예, 고모! 즉시 달려가겠습니다.
=다음 회에는 고모 집에서의 발명이야기가 이어집니다.=
(글 왕 연 중)
|
왕연중의 발명동화
Designed by DOWO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