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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뉴얼을 버린 ‘발명 천재’ 탄생기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발명의 힘
나는 사람들이 당연하게 하는 방식에 항상 의문을 가졌다. 왜 꼭 그렇게 해야만 할까. 다른 방법은 없을까. 과연 모든 질문에 대한 해답은 하나뿐일까. 이렇게 나는 늘 고정된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방법을 시도해 보는 소년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발명은 나에게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직접 열어 주는 문이었다. 나의 생각은 언제나 “왜 그럴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발명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늘 나와 함께했던 건 일기장. 그날그날 있었던 일들을 기록하는 일기장에는 발명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았다.
왜냐하면 그날그날의 사건들이 네겐 발명에 관련한 아이디어가 되었기 때문이다.
내가 처음 발명의 세계로 들어섰던 건 초등학교 2학년 때였다.
어느 날 어머니가 밖으로 빨리 나가시다가 현관문 버팀 장치를 부러뜨리셨다. 나는 부러진 버팀 장치를 빼고 새로운 걸 알았다. 그런데 그걸 조립하다 보니 부러진 반 토막을 새 것 위에 붙여가지고 철사로 연결하면 손으로 올렸다 내렸다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날 일기장에 나는 그 장치의 그림을 그려 놓고 내 아이디어를 메모해 두었다.
그러고 나서 3년이 지난 후 5학년 때 그 일기장을 보다가 문 버팀 장치 아이디어에 새로운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났다. 2년여 작업 끝에 드디어 나의 발명품이 탄생했다. 현관문을 열었을 때 문이 닫히지 않도록 지지해주는 고리인 도어 스토퍼(door stopper)가 그것이다. 예전의 도어 스토퍼는 발로 일일이 내렸다 올렸다 해야 해서 신발이 상하거나 발이 다치는 등 사용하기 불편했는데, 나는 버튼 장치를 이용해서 자동으로 작동하는 도어 스토퍼를 개발한 것이다.
이 발명품으로 그해 특허청에서 주최하는 ‘대한민국 학생발명전시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중학교 때 이 아이디어에 대한 특허도 받고 실제로 제품으로 생산도 했다. 또한 일본의 한 도어 스토퍼 제작 업체로부터 특허 매입 제안까지 받았지만 사업가인 아버지가 “어린 나이에 돈을 알면 안 된다”며 반대해 더 진행하지는 못했다. 아버지의 뜻을 따랐지만 그 사건 이후로 나는 발명의 힘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 큰 관심을 갖게 됐다.
매뉴얼을 버리면 발명이 보인다
나는 초등학교 때 이휘소 박사의 이야기를 다룬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읽고 나서 세상을 바꾸는 방법에 대해 골몰했다. 세상을 바꾸는 방식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나는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 중 가장 가까이 있는 것이 ‘발명’이라는 것을 또렷하게 깨달았다.
이후 새로운 아이디어로 세상을 바꾸겠다는 꿈은 점점 커져갔다. 그래서 중학교 때는 서울대· KAIST·경남대가 주축이 된 ‘영재교육센터’에서 컴퓨터를 공부했고, 일기장에도 계속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메모해 갔다. 지금까지 써온 아이디어 노트가 10권으로 내용은 총 3000건이 넘는다. 이 중 10건은 특허 출원을 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나는 일본에서 특허 매입 제안을 받은 ‘사건’ 이후부터 ‘시장에서 원하는 게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아하, 단순히 아이디어만 생각해내고, 그걸 제품으로 잘 만든다고 시장이 알아주는 건 아니구나. 시장의 반응을 알아야 하고, 적절한 인적 자원과 물적 자원을 투자해서 괜찮은 상품을 만들어야 하고, 마케팅을 잘 해야 하는 등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구나. 세상을 가장 빠르게 바꾸는 방법은 발명을 기업가로서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것이 절실하구나.
그전까지는 세상에 없는 나만의 아이디어를 내는 데에만 초점을 두었다면, 이 시점부터 나는 단순히 발명에 대한 아이디어뿐만 아니라, 특히 시장에서 원하는 발명품에 초점을 두기 시작했던 것이다.
흔히들 발명가라고 하면 연구실에 혼자 틀어박혀 자기 마음대로 스케치를 하며 이것저것 만드는 사람이라는 고정관념이 있지만, 발명의 방향성에 있어 중요한 것은 시장이 원하는 발명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고등학교 때 이과를 선택했지만 결국 나는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지원했다.
발명의 대상에는 제한이 없다
요즘 통합교육을 많이 강조하는데 발명이 바로 이 통합교육의 좋은 예라고 생각한다. 나는 발명의 정의를 포괄적으로 생각한다. 제품을 기획하고 만드는 건 공학이지만, 마케팅을 생각하면 경영학이 포함되어야하고, 요즘처럼 감성 분야를 생각하면 디자인적 요소도 참 중요하다.
스티브 잡스가 차갑기만 한 전자제품인 아이 폰에 감성을 불어넣자 세계의 소비자들은 열렬한 환호를 보냈다. 결국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 아이 폰은 전 세계인의 10% 가까운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제품이 되었다.
마찬가지로 나도 발명을 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떠올릴 때 이 감성적인 측면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렇게 발명에는 여러 요소들이 어우러진다. 그리고 발명의 대상은 특정한 제품으로 제한할 필요가 없다. 눈에 보이는 새 제품뿐만 아니라 새로운 사업 모델도 넓은 의미에서 볼 때 발명품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대학교 때 창업 동아리에 가입해 친구들과 함께 모바일 쿠폰 솔루션 업체인 이토프를 창업했다. 한창 소셜 네트워크가 관심을 받을 때였다. 나는 이 SNS(Social Network Service)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모바일 콘텐츠와 관련된 새로운 사업 모델을 계발했다. 그래서 맛집 서비스로 유명한 ‘윙버스’와 웹 뉴스 콘텐츠 분석 업체인 ‘포스트윙’의 창립 멤버로서 활동했다.
이후 소셜커머스 시장의 잠재력에 주목해 ‘데일리픽’을 창업했고 티켓몬스터, 위메이크프라이스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업계 2위로 키워냈다. 데일리픽을 소셜커머스 세계 1위인 그루폰이 인수하겠다는 제안을 받았지만 국내 선두 업체들의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티켓몬스터와 손을 잡았다.
발명은 나의 힘, 내 삶의 원동력이다. 나는 전 세계인의 10%가 사용하는 발명품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지금 나는 티켓몬스터 운영그룹장으로서 큰 조직을 이끄는 관리자에게 필요한 능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이 경험들을 차곡차곡 쌓아 올려 세상의 10%의 사람들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발명품을 만들고 싶다.
사업이라는 것을 그림에 비유해 보기를 즐기는 나에게는, 이제 더 넓어진 캔버스와 한층 다양해진 미술 도구가 갖춰진 비즈니스 환경이 주어진 것이다. 나는 이러한 좋은 조건에서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작품을 구상해나가는 꿈을 꾼다.
(자료제공 : 한국발명진흥회)
(출처 : 발명은 나의 힘 =이관우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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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연중의 발명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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