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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리한 공중전화 부스
요즘 공중전화는 없어서는 안될 필수품이 되어 있다.
번잡하고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도시의 도로변, 극장가, 슈퍼 앞, 역이나 대합실 주변, 학교 주변 등은 말할 것도 없고 시골 장터 옆이나 구멍가게 앞에도 반드시 공중전화는 놓여있다.
그만큼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런데 급할 때면 찾기 힘든 것이 공중전화이고, 더 손쉽게 사용하려고 핸드폰을 개발하여 요즘은 학생들도 휴대용 전화기를 갖고 다니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그것도 사실 우리나라 전체인구를 따져본다면 극소수에 불과하고 사람들이 움직이면서 이용하는 공중전화의 사용횟수는 엄청나다.
혜기는 이 공중전화를 자주 이용하는 어린이 중의 한 사람이다.
“혜기야, 우리 PC방에 들려서 조금만 놀다갈까?”
수업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혜기의 친구 수일이가 말했다.
“안돼, 어머니께서 기다리실 텐데.”
혜기는 비교적 모범생이라서 하교시간이 거의 일정했지만, 친구의 유혹을 뿌리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럼 전화해 드리면 되잖아, 컴퓨터 공부하는 줄 아시고 오히려 좋아하실 텔데 그러니!”
“그럴까? 그럼 일단 전화해서 엄마께 허락을 받아야지…”
“DDD찾고 있니? 저 위쪽에 있다.”
“알았어. 그럼 함께 가자.”
혜기는 공중전화 부스 안에 들어갔다.
아침까지만 해도 봄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것이 이제는 조금 개었지만, 우산을 접고 안에 들어서자 물이 떨어졌다.
혜기는 손에 들고 있던 우산을 밖으로 쑥 내밀며 말했다.
“수일아, 이 우산 좀 들어줘. 물이 떨어져서 세워두기도 불편하고, 들고 있자니 전화를 할 수 없고…”
“알았어. 내가 들고 있을 테니까 어서 전화해라.”
혜기는 공중전화 카드를 넣고 다이얼을 눌렀다.
“여보세요, 엄마! 저 컴퓨터실에 들려서 조금만 놀다 가면 안돼요?”
“뭐? 컴퓨터실? 오락하려고요?”
“꼭 그것만은 아니에요. 컴퓨터도 빨리 익힐 수 있고…”
“그래, 알았다. 조금만 놀고 빨리 오너라. 알았지?”
“녜, 엄마! 걱정 마세요.”
‘찰카닥’하고 혜기는 전화기를 걸었다. 그리고는 문을 열었다.
“혜기야, 전화 다 했니? 자, 여기 네 우산, 우리 빨리 가자.”
“그래, 알았어! 그래도 어째 엄마를 속이는 것 같아 조금 찔린다.”
“야, 혜기야! 우린 다 그렇게 크는 거래. 아, PC통신 하는 것이 뭐 그리 잘못된 것은 아니잖아.”
“잘못된 건 아니지만…”
“그런데 뭐가 문제야, 빨리 가자.”
“알았어, 수일아 가자!”
혜기는 수일이와 함께 얼마동안 걸어서 제일 먼저 눈에 띄는 PC방으로 들어갔다.
혜기는 돈을 찾으려고 지갑을 찾았으나 주머니가 텅 비어 있었다.
“어? 내 지갑! 아차, 아까 전화하고 공중전화기 옆에 놓았는데…”
“뭐? 에구 자식, 빨리 가 보자.”
혜기와 수일이는 오던 길을 급히 달려 공중전화 앞으로 갔다.
“있니?”
“아니, 없는 것 같아.”
“뭐? 그럼 어떻게 하니?”
“할 수 없지 뭐, 지갑에 들은 것이 많았니?”
“응, 어제 아빠께 용돈 받은 거 다 들어있는데…”
“에이 참, 하필 이런 때 지갑을 잃어버리니?”
“그냥 집으로 갔으면 되는 건데, 엄마 속이려다 벌 받았나 봐!”
“자식, 속이긴 뭘 속인다고 그래.”
“그래도… 수일아, PC방에는 다음에 가자.”
“알았다. 그만 집으로 가자.”
혜기와 수일이는 풀이 죽은 모습으로 말없이 걸었다. 속으로는 투덜대면서…
“공중전화는 꼭 필요한데, 전화 부스에는 불편한 점이 너무 많아. 체!”
“그래, 맞아.”
“젖은 우산을 친구가 밖에서 들어주지 않아도 되고, 물건이나 지갑을 잃어버리지 않게 할 수는 없을까?”
“우리, 같이 생각해 보자.”
혜기와 수일이는 머리를 쥐어짜기 시작했다.
“얘, 혜기야! 나는 머리에 쥐가 나도록 짜 봐도 안 된다. 네 생각은 어떠냐?”
“나는 한 가지 묘안이 떠올랐어.”
“뭔데?”
“그러니까 밑에 물 빠짐 구멍이 있는 우산꽂이를 한쪽에 세워서 부착해 놓으면 우산이나 어르신들이 지팡이 등을 세워 놓는 것은 해결되고,”
“응, 지갑이나 물건을 놓고나오면?”
“그것도 간단해, 우산꽂이에 놓아둔 우산이나 다른 물건을 그대로 놔두고 나오면 스위치를 연결해서 신호음이 울리도록 하는 거야, 어때?”
“그럴싸한데, 그럼 우리 같이 만들어서 실험해 보자.”
“좋아.”
며칠 후, 혜기와 수일이는 공중전화부스에 발명품을 설치했다.
“자, 이제 우산을 놓고 그냥 나와.”
“알았어, 나왔다. 짠!”
“와, 소리가 난다.”
“나는 다시 들어가서 물건을 가지고 나오는 거지. 성공이다 성공!”
혜기와 수길이는 어깨를 나란히 하고 씩씩하게 걸었다.
“자, 이제 전진, PC방으로!”
글 : 왕 연 중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 소장 겸임 영동대학교 발명특허학과 교수)
(이메일 : wangyj39@dreamwiz.com 전화 : 011-890-857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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