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추를 누르면 펼쳐지는 텐트
수왕이네는 가족과 함께 야외 나들이를 자주 하는 편이다.
여름이나 겨울 방학, 혹은 아빠의 휴가기간을 봄 방학에 맞추거나, 공휴일, 주말 등을 통해 우리나라의 유명한 산이나 바다는 안가 본 곳이 거의 없을 정도다.
그러다 보니, 텐트와 배낭, 코펠은 아주 필수품이 되어버렸다.
지난 여름방학 때의 일이다.
아빠 엄마와 함께 지리산을 찾은 수왕이는 텐트를 칠 수 있는 적당한 곳을 발견하고 짐을 풀었다.
“수왕아, 우리는 여기에 텐트를 치자.”
“네, 아빠!”
수왕이는 아빠를 도와 텐트 칠 준비를 하고, 수왕이 어머니는 식사준비를 하기 위해 식수가 있는 곳으로 가셨다.
“수명이는 엄마를 도와 드려라.”
“네, 야! 신난다.”
코펠을 들고 어머니를 따라나서는 동생 수명이의 덜렁대는 모습을 모며 수왕이는 씨익 웃었다.
“자식, 되게 좋은가 보네!”
“왜, 너는 싫으냐?”
“아빠도 참, 그건 아니고예!”
“그럼 빨리 텐트나 치자. 햇볕이 따갑다.”
“알았어요. 아빠.”
수왕이와 아버지는 기둥을 세우고, 텐트를 치느라 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다.
‘그런데 아빠, 저는 텐트를 칠 때마다 느끼는 것인데요. 이렇게 번거롭게 칠 것이 아니라, 단번에 칠 수 있는 좋은 방법은 없을까요?’
“텐트를 단번에 칠 수 있는 방법?
“그렇지, 정말 편리하겠구나. 그런데 그런 방법이 있을까?”
“한 번 찾아 봐야지요.”
“그거 정말 좋은 생각이다. 한 번 연구해 보아라.”
수왕이는 그렇게 해서, 텐트를 한꺼번에 칠 수 있는 좋은 방법을 생각해 보기 시작했다.
‘자동문처럼 스위치만 누르면 쫘악 펼쳐지는 텐트… 그런거없나?’
“뭘 그렇게 생각하니? 뜨거운데 텐트나 마저 손보지 않고…”
수돗가에서 돌아오신 수왕이 어머니가 수왕이에게 핀잔을 주셨다.
“그래, 형! 빨리해 텐트 속으로 들어가고 싶어.”
그러자, 수왕이 아버지께서 수왕이에게 한쪽 눈을 찡긋 감아 보이시며 말했다.
“수왕아, 빨리 끝내자.”
“녜, 아빠! 이쪽은 제가 끝낼게요.”
계곡에서 물장구를 치고, 가재도 잡으며 수왕이네 가족은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랄랄라, 불 가에 마주앉아…”
산에 오르기도 하고, 뛰어 내리기도하며 며칠을 보낸 수왕이네 가족은 모두 대구로 돌아왔다.
그러나 수왕이의 머릿속은 온통 자동으로 펼쳐지는 텐트로 꽉 차 있었다.
‘어떻게 하면 한꺼번에 텐트가 쫙 펴지게 할 수 있을까?’
그렇게 여름방학이 다 끝나고, 가을로 접어들면서 수왕이는 열심히 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수왕아, 비가 온다. 빨리 준비해라.”
어느 이른 아침, 수왕이는 어머니의 목소리에 잠이 깼다.
“비가 와요? 가을에 무슨 비람! 아이고, 서둘러야 하겠네.”
“수왕아, 우산 이거 엄마껀데, 또 잊으면 안 된다 잘 챙겨 와라.”
수왕이는 등교준비를 마친 뒤 어머니께서 꺼내 주시는 파란 우산을 받아 들며, 신발을 신었다.
“어, 이건 못 보던 우산인데!”
“그러니까 잘 챙기라는 거야, 자동 3단 우산이다.”
“정말, 조그맣고 좋은데! 어디…”
수왕이는 우산을 펼쳐들었다가 갰다를 해 보았다.
“와, 정말 편리하다!”
그러다가 문득 떠오르는 생각에 수왕이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렇지! 바로 이거야”
그날, 학교에서 돌아오기가 무섭게 수왕이는 3단 우산에서 얻은 힌트로 한꺼번에 펼쳐지는 텐트를 구상하기 시작했다.
“아버지, 드디어 알아냈어요. 단추 하나로 쫙 펼쳐지는 텐트말이에요.”
“오, 그래?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
“그럼 빨리 만들자.”
“우선은 구상 중이니까, 만드는 것은 시간이 있을 때 함께 제작해요.”
그리고 해가 바뀌어 여름휴가를 맞이했다. 이번에는 바닷가로 가기위해 짐을 꾸리는 아버지께 수왕이는 단추를 누르면 펼쳐지는 텐트를 사용하자고 졸랐다.
“그럼 지하실에 있는 텐트를 점검해 보자꾸나.”
이윽고 수왕이 아버지는 지하실에서 조그만 텐트가방을 가지고 나오셨다.
“애개, 아빠, 무슨 텐트가 이렇게 작아요? 다른 집 건 커다랗던데…”
동생이 눈을 커다랗게 뜨고 쳐다보자, 아버지는 텐트가방 손잡이 옆에 붙은 500원짜리 동전크기만한 빨간 단추를 살짝 누르셨다. 그때 갑자기 ‘좌악-’소리를 내며 에스키모인들이 사는 얼음집 모양의 둥근 지붕을 한 멋진 텐트가 마당 한 가운데 자리 잡고 앉았다. 순간 수왕이와 동생은 박수를 치며 좋아했다.
“야호! 아빠, 이게 우리가 겨울방학 때 발명한 그 텐트 맞아요?”
“그래, 그 텐트에 방수 천을 덧붙이고 출입구에 자동지퍼를 새로 달았다.”
수왕이는 입구에 달린 지퍼 단추를 눌렀다. 텐트의 출입구에는 노란 덧문이 달려있고, 천장의 멜라닌 전구에 분홍색 불빛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안은 꽤 넓어 여섯명 정도가 잘 수 있는 공간으로 보였고, 바닥은 압축솜위에 투명 비닐이 깔려있어 포근하였다.
지붕으로 연결된 여섯 개의 기둥 역할을 하는 것은 스테인리스로 특수 제작했고, 그 기둥이 가방 손잡이의 단추와 연결되어 건전지를 이용해서 자동으로 펼쳐지고 접혀졌다.
“아빠, 너무 훌륭해요. 빨리 가요.”
단추 하나로 단번에 텐트를 접으며, 수왕이는 호들갑을 떨었다.
글 : 왕 연 중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 소장 겸임 영동대학교 발명특허학과 교수)
(이메일 : wangyj39@dreamwiz.com 전화 : 011-890-8578 )
|
왕연중의 발명동화
Designed by DOWO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