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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 추락을 막는 방법
“또 엘리베이터 사고야?”
텔레비전의 뉴스를 보시며, 새롬이의 어머니는 혀를 끌끌 차셨다.
새롬이와 어머니는 아파트의 엘리베이터 고장으로, 그 안에 갇혀 공포의 몇시간을 보낸 적이 있다. 그래서 새롬이 어머니는 엘리베이터 사고라는 말만 나와도 가슴이 두근거린다고 했다.
뉴스에서는 서울 ××건물에서 엘리베이터가 추락, 인명피해가 있었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었다.
“쯔즈, 고층건물에서는 불안해서 어디 살 수 있겠어? 맨 날 엘리베이터 고장이라면 누구보다도 민감한 반응을 보이시는 새롬이 어머니는 아직도 사고의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신 것이다.
그러니까 바로 두 달 전, 새롬이와 새롬이 어머니는 고층 아파트의 19층에 살고 있었는데 급한 볼일이 있어서 밖에 나가려고 엘리베이터를 탔다.
그런데 웬일이지, 서 잇는 것이 어지러울 정도로 엘리베이터 안이 휘청거렸다.
“어! 이게 왜 이러지?”
“어머 어지러워요.”
엘리베이터 안에는 새롬이 모녀 말고도 초등학교에 다니는 여학생 하나가 더 있었다.
초등학생 여자 아이는 비명을 질렀다.
“아! 무서워요. 아줌마.”
좀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생각하는 순간 엘리베이터는 쿵 소리와 함께 밑으로 떨어져 2층에서 멎어버렸다.
“밖에 누구 없어요?”
비상벨을 찾으려는 순간, 엘리베이터 안은 갑자기 깜깜해졌다.
“살려주세요.”
소리를 지르고, 발을 동동 굴렀지만 듣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오직 칠흙 같은 어둠과 공포 뿐이었다.
새롬이는 어머니의 품안으로 달려들어 눈을 꼭 감고 있었지만, 다른 여자 아이는 비명을 지르며 공포에 떨었다.
“엄마! 절 구해주세요. 엉엉.”
새롬이 어머니 또한 두려움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가슴을 태웠다.
‘이러다가 밑으로 추락해서 모두 죽는 것은 아닐까?’
갖가지 두려움과, 공포가 엘리베이터 안에 갇힌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었다.
문은 열리지 않고, 움직이지도 않고, 밖에서 사람소리는 나지 않고, 그야말로 지옥을 방불하게 하는 공포의 시간이 얼마나 계속되었는지도 모른다.
“얘야, 너도 이 아줌마 곁으로 와.”
“싫어요, 앙앙앙”
죽음 같은 시간이 마치 한 달도 더 넘게 느껴졌을 때였다.
엘리베이터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앗, 엘리베이터가 움직인다!”
“와, 살았다.”
잠시 후, 전기가 들어오고 문이 열렸다. 1층에서 내린 새롬이와 어머니는 저절로 눈물이 나려는 것을 참았다.
“아주머니, 많이 놀라셨지요? 엘리베이터가 갑자기 고장 나는 바람에 저희도 몹시 당황했습니다. 다행히 긴급복구가 되었습니다. 무사하셔서 기쁩니다.”
아파트 경비 아저씨의 낯익은 얼굴과 관리사무소 직원들의 웅성거림 속에서 새롬이 모녀는 한숨을 길게 쉬었다.
“너무 놀라서 죽는줄 알았어요. 휴우”
“엄마, 그래도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에요.”
“그렇지만 무서워서 어디 엘리베이터를 다시 탈 수 있겠니?”
“그건 저도 그래요.”
새롬이는 겁에 질린 여자 아이와, 어머니의 얼굴을 번갈아보며 혼자서 깊은 생각에 잠겼다.
‘엘리베이터 추락 사고를 막는 방법은 없을까?
그 때 일을 생각하면 새롬이 또한 가슴이 두근거렸다. 다행히 그나마도 2층에서 멎었으니 망정이지. 만일 그대로 바닥에 추락했다면 아마 새롬이는 이 세상 구경을 다시 하지 못했을 터였다.
‘생각만 해도 아찔해, 그런데 추락의 공포에서 벗어날 뾰족한 수가 없을까? 추락사고를 줄일 방법……’
새롬이는 그렇게 궁리를 하다가 어느 날,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먹으려고 주방으로 갔다.
냉장고 문을 여는 순간, 갑자기 머릿속을 무언가로 얻어맞은 것처럼 퍼뜩한 생각이 떠올랐다.
‘아, 바로 그거였지! 자석의 성질’
새롬이는 냉장고문을 열다가 냉장고 옆에 붙은 자석 병따개를 본 것이다.
자석은 극이 서로 다르면 끌어 다녀서 병따개처럼 냉장고에 찰싹 달라붙지만, 극이 같으면 서로 밀어내는 성질이 있다. 그러니까 이 자석의 성질을 이용하면 되겠다는 것이 새롬이의 생각이었다.
새롬이는 방안으로 들어와 스케치북을 꺼내놓고 도면을 그리기 시작했다.
‘우선 엘리베이터 밑바닥에 자석을 모두 부착하는 거야.’
새롬이는 엘리베이터의 바닥을 파랗게 칠했다.
‘다음에는 엘리베이터와 같은 극의 자석을 부착하는 거지’
그렇게 하면 자석들은 서로 같은 극이기 때문에 밀어낼 것이었다.
‘그리고 맨 밑바닥을 같은 극의 자석으로 도배하듯 설치하면, 서로 밀어내기 때문에 엘리베이터가 추락할 수 가 없지.’
요는 엘리베이터가 추락을 하고 싶어도 바닥에서 밀어내는 자석의 성질 때문에 밑으로 갈 수가 없는 것이다.
“엄마, 이 그림을 보세요. 제 아이디어 어때요?”
새롬이의 설명을 듣고난 어머니는 딸의 손을 꼭 잡더니 말씀하셨다.
“어쩌면 우리 새롬이가 많은 추락 사고를 방지하는 발명가가 될지도 모르겠구나, 그거 참 기발한 생각이다.”
새롬이는 어머니의 칭찬을 듣자, 갑자기 기분이 좋아졌다.
미래에는 새롬이의 발명 덕분에, 추락해도 나비처럼 사뿐히 내려앉는 엘리베이터가 개발될지도 모를 일이라고 상상하며.
글 : 왕 연 중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 소장 겸임 영동대학교 발명특허학과 교수)
(이메일 : wangyj39@dreamwiz.com 전화 : 011-890-857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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