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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 조정 칫솔걸이
“영훈아, 치과에 가자.”
“싫어요. 엄마!”
며칠 전부터 충치가 있는 이가 아파 저녁내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나를 보고, 어머니는 치과에 가자고 말씀하셨지만 나는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냥 두면 더 아플 것 아냐? 오늘 시간 있을 때 치과에 가자니까!”
“괜찮아요. 다음에 가요. 엄마!”
억지로 참아가며 치과에 가지 않았던 대가는 또 밤에 나타났다.
학교 숙제도 하는 둥 마는 둥 하고, 곤한 잠에 빠져있던 나는 한밤중이 되어서 나도 모르게 잠에서 깼다.
“아이고, 이야!”
지끈지끈 쑤시고 아픈 것이 머리가 흔들릴 지경이었다.
“그것 봐라. 내가 뭐라던?”
엄마는 부랴부랴 진통제를 찾아들고 물과 함께 내밀었지만 약효도 얼마 가지 못했다.
이튿날, 학교에서 돌아온 나는 엄마의 성화에 못 이겨 할 수 없이 치과에 다녀왔다.
“충치를 치료하지 않고 그냥 놔두면 결국은 썩어서 이를 뽑아야 한다. 이를 잘 닦고, 평소에 조심해야지!”
의사 선생님은 충치를 치료해 주시며 하루 세 번, 3분 동안 정성껏 이를 닦아야 잘 보호할 수 있다고 친절하게 말씀해 주셨다.
우리 몸의 여러 부분 중 치아는 매우 중요하게 여겨지는 곳이다. 그래서 이가 좋으면 옛날부터 오복중의 하나를 타고 난 것이라고 일컬어질 정도였다.
치과에서 돌아오는 길에 나는 마음속으로 하루에 세 번, 3분씩 이를 잘 닦아 다시는 치과에 오지 않아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래서 처음 며칠 동안은 정성스럽게 이를 잘 닦았다. 그러나 작심삼일이라는 말도 있듯이 그것을 계속해서 지키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아, 이러면 안 되는데⋯⋯’
마음속으로야 수 백 번 다짐했지만 실천이 어려웠다. 나도 문제지만 나이가 어린 내 동생은 더욱 심했다.
특히 하루 세 번, 3분 중에 3분 동안을 닦는다는 것이 어려웠다. 짧은 듯하면서도 짐작하기가 어려웠고, 지키려면 꽤 길어 보이는 것이 바로 이 3분이었다.
어느 날, TV에서 어떤 치과의사가 나와 이렇게 말했다.
“요즘은 달콤하거나, 시원한 향이 나는 치약이 많이 개발되어서 입에 대기만 해도 이를 다 닦은 듯한 착각을 일으키기 때문에 칫솔질하는 시간이 너무 짧아지고, 그래서 치아가 많이 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 말을 들으며,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맞아, 나도 평소 잘 지키지 못하고 있고, 또 그렇게 느끼고 있잖아. 무슨 좋은 방법이 없을까?’
그래서 여러 가지 방법을 사용해 보았다.
“엄마, 이 시계 욕실에 걸어둘 테니까 치우지 마세요.”
“그래, 알았다.”
처음에는 시계를 걸어놓아 보기도 하고, 다음에는 짧은 음악을 틀어놓기도 했다.
그 덕분에 나는 겨우 지킬 수 있었는데 어린 동생은 별로 좋아하지도 않고, 지키려고도 하지 않았다.
‘이 방법들도 별로 효과가 없네.’
그러던 어느 날, 엄마가 여행 기념으로 모래시계를 사 오셨다. 그것도 꼭 3분짜리 시계였다.
나는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모래시계를 들고, 동생과 함께 욕실로 들어갔다.
“영민아, 우리 이 모래시계가 다 흘러내릴 때까지 이를 닦기 시합하자.”
“응, 좋아! 형아.”
나는 동생과 함께 칫솔걸이 옆에 세운 모래시계를 보며 이를 닦기 시작했다.
그런데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와, 재미있다.”
나는 물론 나이어린 동생도 매우 즐거워하며 이를 잘 닦았다.
‘이 모래시계를 이용해서 칫솔걸이를 만들어 보자.’
나는 아예 아크릴판을 위, 아래로 받쳐서 3분이 되면 다시 돌려놓을 수 있도록 장치하였다.
시계가 제멋대로 돌지 않도록 조금만 힘을 주면 풀리는 고정부분을 만들고, 볼트를 끼워 필요에 따라 돌릴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이야, 근사한데.”
내가 생각해낸 작품이라서 그런지, 별로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이 닦는 시간이 훨씬 재미있어졌다.
“영민아, 좋지?”
“응. 형아, 아주 재밌어. 그리고 자꾸만 이를 닦고 싶어져.”
확실히 말로 3분을 정하여 지키려고 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가 좋았다.
“엄마, 엄마께서도 이를 닦으실 때 제 발명품을 이용해 보세요.”
“그렇지 않아도 아빠께서 그걸 보시더니 매우 기뻐하시더구나. 엄마 아빠도 벌써 이용해 봤어요. 발명가님!”
“후후후⋯ 쑥스럽게 그러세요. 엄마.”
“쑥스럽기는. 너의 발명품을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그리고 어린이들이 있는 집에 설치하면 효과가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
“고마워요. 엄마.”
그렇다. 어린이들이 자주 사용하는 곳에 이 칫솔걸이를 설치한다면 틀림없이 아이들 스스로 이를 잘 닦을 것이다.
충치 예방을 위해서 불소를 시민들이 먹는 상수원에 넣느냐, 마느냐 논란이 일고 있는 요즘 치아에 대하여 깊은 관심을 가지는 것이 어떨 런지.
어쨌든 나와 내 동생이 충치의 고통에서 해방된 것 같아 마음이 가볍다.
글 : 왕 연 중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 소장, 영동대학교 발명특허공무원학과 겸임교수)
(이메일 : wangyj39@dreamwiz.com 전화 : 011-890-857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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