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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동물 경적 자동차
“빵빵, 빠아앙...”
즐거운 하교 길이었다. 친구들과 재미있게 이야기를 나누며 집으로 향하고 있는데, 뒤에서 오던 덤프차가 경적을 크게 울려댔다.
“어휴, 깜짝이야!”
계속되는 자동차의 경적 소리에 우리는 피곤했고 화도 났다.
“에이, 나쁜 자동차! 가다가 펑크나 나버려라.”
누군가의 말에 우리는 한바탕 키득거리며 웃었다.
자동차는 사람에게 꼭 필요하고, 편리한 물건이기도 하지만 우리들에게 정신적인 고통을 주기도 한다.
바로 며칠 전의 일이다.
추석 명절을 보내기 위해 우리 가족은 아빠의 승용차에 즐거운 마음으로 올랐다. 시골에 사시는 할아버지 댁에 가기위한 것이었다.
다행히 차는 밀리지 않아, 씽씽 달리며 시원스럽게 시내를 빠져 나갔다.
그러나 터널을 지나면서 차가 조금씩 밀리기 시작했다.
“와, 멋있다.”
“누나, 뭐가 멋있어?”
“저길 봐! 양쪽 길가의 가로수가 하늘을 뒤덮고 있으니까 마치 터널이 연결된 느낌이잖아!”
“응, 터널 같아.”
차창 밖으로 펼쳐진 농촌의 풍경은 고요하고 평화롭게 느껴졌다.
버튼을 눌러 자동차의 창문을 내리자 싱그러운 바람이 코끝으로 와 닿았다.
“우와, 상쾌해!”
“누나, 나도 시원해!”
그런데 얼마쯤 지나자, 차가 또 밀리기 시작하더니 갑자기 꼼짝도 할 수 없게 되었다. 차라리 걸어가는 편이 더 나을 것 같았다.
너무 오래 밀리는 것이 이상하여 아빠께 여쭈어 보았다.
“아빠, 명절을 쇠러 가는 귀성객들이 너무 많아서 밀리는 거예요?”
“응, 귀성객이 많은데다 국도 확장 공사 때문에 더 그런 것 같구나.”
“몇 년 전부터 하던 그 공사가 아직도 끝나지 않았어요?”
“음, 요즈음 국가 경제가 무척 어렵단다. 이 공사를 시행하고 있던 건설 회사가 부도가 나서 공사가 지연 되고 있어. 빨리 공사가 마무리 되어야 할텐데...”
아빠의 말씀을 듣고 있는 사이, 갑자기 뒤에서 경적음을 마구 울려댔다.
“빵빵, 빵빠아앙...”
우리 식구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 차가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신경이 날카로워진 운전자들은 여기저기서 경적 음을 울렸다. 얌체같이 끼어들려는 차를 보고 빵빵거렸고, 조금난 늦게 가도 그 새를 못 참아 ‘빵빵’ 경적 음을 울려댔다.
참다못한 동생이 두 손으로 귀를 막는 시늉을 하며 말했다.
“누나, 시끄러워 죽겠어.”
“그러게 말이야.”
온 세상이 소음으로 가득 차 있는 느낌이었다. 자동차가 물결을 이루고, 자동차의 소음이 거리를 메우고, 게다가 매연으로 인하여 무척 피곤함을 느꼈다.
“아이쿠, 머리야!”
엄마는 이마에 손을 가져다 댔다.
나중에는 나도 목이 칼칼해졌다.
문명의 이기이며 생활에 편의를 제공하는 자동차는 다른 기발한 교통수단이 강구되지 않는 한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자동차가 늘어날수록 환경오염이 심각해 질 것이고, 거리의 소음은 우리를 더욱 피곤하고 짜증나게 할 것이다. 사람들은 조급해져서 인심도 메말라가고...
‘자동차의 소음을 줄이는 방법은 없을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자동차의 수를 줄이면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한 번 길들여진 문명의 혜택을 포기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고 그러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 다른 방법은 없을까?’
얼마 전, 등교길에 있었던 일이 떠올랐다.
모두들 학교에 늦을까봐 바삐 걷고 있는데 뒤에서 상냥한 음성이 들렸다.
“비켜 주세요. 비켜 주세요.”
뒤를 돌아보니 야채 장수 아저씨가 차 안의 마이크에 대고 말씀하시는 소리였다.
빵빵거리는 시끄러운 경적 음 대신에 ‘비켜주세요’ 라는 상냥한 마이크 소리에 우리들은 웃으면서 옆으로 비켰다.
아저씨 또한 미소를 살짝 띠며 지나 가셨다.
‘멋진 아저씨구나!’
마음속으로 생각하는 순간, 나의 뇌리를 번개처럼 스치는 것이 있었다.
‘자동차의 경적 소리를 소음이 아닌 아름다운 동물의 소리로 바꾸면 어떨까? 그렇다면 온 세상이 아름다운 소리로 가득 차게 될텐데...’
현재의 시끄러운 경적 소리 대신에, 컴퓨터를 이용하여 여러 가지 동물의 소리를 입력하면 좋을 것 같았다.
경적 소리를 내는 누름 판은 누르는 세기, 장소, 달리는 속도 등에 따라 소리가 달라지게 조정하면 될 것 같다.
“멍멍, 멍멍, 꼬끼오, 음메...”
고속도로나 국도 6차선에서 가장 긴박하고 다급할 때는 사자나 호랑이 소리가 크게 나게 하고, 일반 국도에서는 소 울음소리나 개 울음소리를 나게 하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속도가 느린 시내에서는 꾀꼬리 소리나, 방울새, 종달새 같은 예쁜 새소리를 나게 한다면 세상은 정말 아름다운 소리로 조화를 이룰 것이다.
특히 자동차가 많이 모이는 추석 명절 같은 때는 부드러운 새소리들이 모여 숲속에 있는 기분을 느끼게 할 것이다.
그 아름다운 세상을 상상하면서, 나는 저절로 웃음이 나와 벌어지는 입을 다물기가 어려웠다. 또 소리치고 싶었다.
“하루 속히 그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주세요.”
왕 연 중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 소장, 영동대학교 발명특허공무원학과 겸임교수)
(이메일 : wangyj39@dreamwiz.com 전화 : 011-890-857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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