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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용 의자 사다리
“재용아, 농구하러 가지 않을래?”
“그거 좋지. 내가 농구를 마다하는 거 봤니? 빨리 가자.”
나는 운동을 매우 좋아해서 쉬는 시간만 있으면 농구를 하는 것이 취미다.
그래서 그 날도 친구 하영이와 함께 농구를 하기 위해 동네 공터로 나갔다.
“어? 재용아, 저길 봐, 농구 골대가 떨어져 있다.”
“그래. 나도 보고 있는 중이야.”
동네의 농구 골대는 누가 특별히 관리하는 사람이 없어서 가끔 떨어져 있거나, 파손되어 있을 때가 많았다.
“재용아, 어떻게 하지?”
“어떻게 하긴... 달아야지. 집에 가서 사다리를 가져 오자.”
나는 하영이와 함께 집으로 가서 사다리를 들고 다시 나왔다.
“야, 재용아! 조심해.”
골대를 달고 있는 내게 하영이가 주의를 주었다.
“염려 마라. 내 별명이 원숭이 아니냐. 사다리나 잘 잡아.”
큰 소리를 뻥뻥 치며 마무리를 하던 나는 그만 발을 헛디뎌 사다리 위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어엇? 아악!”
“재용아, 재용아! 괜찮니?”
“아이고 다리야, 아이고 내 다리!”
병원으로 옮겨진 나는 급히 응급조치를 받았다.
“뼈가 부러졌습니다. 깁스를 해야겠어요.”
의사 선생님의 말에 어머니는 한숨을 후유하고 쉬셨다.
“재용아, 공부는 않고 발바리처럼 잘 돌아다니더니 혼 좀 나겠구나.”
“형, 정말 약 올릴 거야?”
남은 불편하고 아파 죽겠다는데도 주위 사람들은 고소하다는 표정이니 알 수가 없다.
“그러게 내가 뭐랬냐? 조심하랬지.”
“하영아, 너까지 날 놀릴 거야?”
“아니, 아니! 그렇다고 울 수는 없지 않니?”
“그나저나 불편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하영아!”
“왜 아니겠니? 우선 농구도 못하게 되었지...”
친구 하영이의 말을 내가 막았다.
“그게 아냐, 내가 건강할 때는 몰랐는데. 다리 하나만 제 구실을 못해도 이만저만 불편하고 고통스러운 게 아니야.”
“그렇겠지. 사실 두 다리만 건강하여 마음대로 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 해야지. 늘 잊고 살지만...”
“그래서 얘긴데 병원에 며칠 있어 보니까 장애인들의 고충을 조금은 알 것 같았어.”
“어쭈, 그러다가 또 설리반 선생님 한 분 나오는 거 아냐?”
“웃어넘길 일이 아니야.”
“그럼 어떻게 할 건데.”
“나의 이 기막힌 머리를 한번 써 볼 모양이다.”
“헤헤헤, 그거 좋지. 한번 해 봐라.”
사실 그랬다. 다리를 많이 다쳐 기부스를 하고 다니는 동안 여러가지로 불편한 점이 있어, 마음속으로 어떻게 하면 장애인들이 의자에 앉아서도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게 된것이다.
그러는 동안 몇 개월이 지나갔다.
박물관에 가게 되었는데, 그곳에서 거대한 기중기를 보게 되었다.
그 순간 머리 속을 스치는 생각.
‘의자를 줄에 연결하여 도르래로 당겨 보면 어떨까?’
그런데 실지로 해 보니, 더 위험하고 줄을 당기는 사람의 팔에 힘이 들어 사용하기가 어려웠다.
‘이건 아닌데. 무슨 좋은 수가 없을까?’
궁리 끝에 기판을 만들어 실험해 보았다.
“이야, 이게 웬일이니! 의자가 올라간다.”
“와! 성공이다.”
의자가 조금씩 올라가는 것이 너무나 기쁜 나머지 이 사실을 아버지께 말씀드렸다.
“겁이 없어 늘 걱정이 되었는데, 결국 우리 재용이가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구나. 유압식 자동펌프를 써 보면 어떻겠니?”
“유압식 자동 펌프라고요?”
아버지의 말씀에 내 귀가 번쩍 뜨였다.
그래서 나는 아버지의 친구 분이신 철공장 아저씨의 도움을 받아 유압식 자동펌프에 의자를 연결하여 보았다.
펌프의 왕복 운동으로 유압에 의해 실린더 링이 돌아가면서, 체인에 연결된 의자를 원하는 높이만큼 오르고 내리게 할 수 있음을 알았다.
“아빠, 이 정도면 의자에 앉아서 편안하게 작업 할 수 있겠어요.”
“그렇구나. 정상인들은 물론이고, 장애인들 까지도 안전하게 일을 할 수 있겠어. 우리 재용이가 대단한 발상을 했구나.”
이렇게 해서 정상적인 사람이나, 다리를 쓰지 못하는 사람들도 편안하고,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는 장애인용 의자 사다리를 만들게 되었다.
“정말, 아주 편리하고, 실용성이 돋보이는 훌륭한 발명품이야!”
“그렇지만 아직 만족하기에는 일러요. 불편한 점을 찾아서 고쳐야 하니까요.”
나의 말에 아버지께서도 한참을 생각하시더니 이렇게 말씀하셨다.
“하긴 그렇구나. 유압식 자동 펌프를 이용한 의자 사다리 보다 훨씬 더 경제적이고, 힘이 덜 드는 축전지를 이용한 개발품이 있다면......”
“그것이 바로 두 번째 풀어야 할 저의 숙제에요. 아빠!”
“오, 그래! 내일을 향한 재용이, 파이팅!”
글 : 왕 연 중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 소장, 영동대학교 발명특허공무원학과 교수)
(이메일 : wangyj39@dreamwiz.com 전화 : 011-890-857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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