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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 압축 쓰레기통
오늘은 파랑이의 반에서 학급회의가 열리는 날. 개구쟁이 운석이도 새침 떼기 진희도 모두 의젓하게 앉아있다.
“자, 오늘 학급회의의 주제는 쓰레기를 잘 버리자 이여요. 여러분이 평소에 생각했던 것을 말해보세요.”
선생님의 말씀이 끝나자마자 몇몇 아이들이 번쩍 손을 들었다.
“찬희 학생 말씀해 주십시오.”
의장을 맡은 건우가 찬희를 지목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분리수거에 대한 것입니다. 우리 학급에서도 다시 쓸 수 있는 종이가 그대로 쓰레기통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찬희의 말에 반 아이들은 일제히 박수를 쳤다. 그러나 유독 파랑이만은 가만히 앉아있었다. 찬희의 말에 동감은 하지만, 얼마 전 부터 새로운 의문이 생겼기 때문이다.
“의장. 저도 한마디 하고 싶습니다.”
파랑이는 손을 들고 의장을 불렀다. 그러자 반 아이들의 시선이 일제히 파랑이에게로 쏠렸다.
“저도 일단은 찬희의 말에 동의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분리수거를 하면 뭐합니까? 어른들은 지키지도 않는데.”
파랑이의 말에 모든 아이들이 일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간간히 자기의 의견을 주고받는 소리도 들렸다.
“맞아. 우리 앞집 아줌마도 그냥 버리더라.”
“길거리 쓰레기통에도 그냥 막 버리잖아... 종이 수거함이라고 쓰여 있는 쓰레기통에 못 쓰는 비닐을 버리는 것도 봤어!”
반 전체가 웅성거리기 시작하자 선생님이 조용히 입을 여셨다.
“여러분 조용히 하세요. 선생님도 파랑이의 생각에 동의해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여러분까지 쓰레기를 함부로 버려서야 되겠어요?”
“자, 선생님이 아주 재미난 이야기를 해줄게요. 바로 캔 압축기 쓰레기통을 발명한 한 초등학생의 이야기예요.”
호는 TV를 보다말고 눈 쌀을 찌푸렸다. TV화면에 쓰레기로 어지럽혀진 계곡과 강이 비쳐졌기 때문이었다.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버려야 되는 것도 모르나?”
호는 TV를 보며 불만스럽게 말했다.
‘하긴, 어제 등산에서도 저런 장면은 많이 봤지... 쓰레기통 주위에 널린 빈 캔과 병들... 쓰레기통이 너무 작아서 쓰레기가 마구 넘쳐있었어.’
호는 기억을 더듬으며 깊이 생각해 보았다.
‘캔이나 깡통은 다시 자원이 될 수 있다던데... 왜 함부로 버리는 걸까? 너무 부피가 커서 그런 걸까?’
호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빈 캔을 만져보았다. 캔은 너무 얇고 가벼워서 쉽게 구겨질 것 같았다. 그래서 발로 밟아 보았더니 아주 납작하게 우그러졌다.
‘맞아. 이렇게 납작하게 눌러주면 부피가 작아져서 운반하기 좋겠는걸!’
‘만약에 자동으로 캔을 압축시켜 주는 쓰레기통이 있다면
어떨까? 한 번에 많은 쓰레기를 담으니 좋고, 캔을 따로 모을 수 있으니 더 좋을 거야!’
호는 곧바로 아버지와 상의해서 새로운 쓰레기통의 설계도를 그려보았다. 캔을 투입구에다 넣고 발로 디딤판을 누르면 누름 판이 내려와 캔을 압축시킬 수 있도록 고안해냈다. 누름 판에는 침봉을 달아 부탄가스통이나 음료수 캔에 남아있는 내용물이 나올 수 있도록 하였다. 크기도 등산로에 맞게 만들었다.
“이렇게 해서 아주 훌륭한 쓰레기통이 탄생됐어요. 호 말고도 중학교에 다니던 최 성림 누나는 음식물 쓰레기통에 가는 철망을 붙여서 물기가 많은 음식물 쓰레기를 깨끗이 수거하도록 했죠.”
“여러분도 할 수 있어요. 조금만 깊게 생각하면 된답니다.”
선생님의 말씀에 아이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파랑이도 마음깊이 다짐했다.
‘나도 호처럼 멋진 것을 만들어야지.’
왕 연 중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 소장, 영동대학교 발명특허공무원학과 겸임교수)
(이메일 : wangyj39@dreamwiz.com 전화 : 011-890-857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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