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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와 경사조절 의자
“야! 한번만 앉아보자.”
인규가 쉬는 시간마다 와서 나에게 조른다. 하긴, 인규뿐만이 아니다. 우리 반 아이들 모두가 나의 의자에 앉아보고 싶어 한다. 때로는 다른 반 아이들까지 와서 내 책걸상을 보고 간다.
내 책상은 높낮이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다. 그리고 걸상의 등받이는 경사를 조절할 수 있고, 걸상의 밑 부분에는 선반까지 있어서 미술준비물이나 도시락 등을 놓을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 스스로 만든 작품이기 때문에 더욱 정이 든다.
이 편리한 책⋅걸상을 만든 것은 약 석달 전의 일이었다.
나는 친구들과 함께 동네 공터에서 공놀이를 하며 놀고 있었다.
“야 임마! 그렇게 공을 멀리 차면 어떻게 해!”
나는 투덜거리며 군수가 찬 공을 따라 열심히 뛰었다. 하지만 공은 잡힐듯하면서 쉽게 잡히지 않고 계속 뚝 방을 따라 굴러가기만 했다. 겨우 공이 멈추었을 때 나는 친구들로부터 꽤 떨어져있었다.
그곳에는 갖가지 쓰레기들이 버려져있었는데 그중에는 냉장고나 TV같은 것도 섞여있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나의 관심을 끈 것은 까만색을 띤 커다란 승용차였다.
“야! 군수야! 모두들 이리 와봐. 신기한 것이 많아!”
나는 친구들을 모두 불러 모았다.
“어때? 버려진 것 같지?”
“우리 이 안으로 들어가 볼까?”
“그래 해보자.”
우리는 자동차의 문을 억지로 열어 그 안으로 하나씩 기어들어갔다. 자동차안은 생각보다 넓었고 기계들도 꽤 깨끗한 상태였다.
“부릉부릉”
“비켜라 비켜. 자동차가 나가신다.”
우리는 제 각기 운전석에 앉아서 핸들을 돌리며 즐겁게 놀았다.
“야! 이것 봐라. 의자가 움직인다.”
운전석에 앉아서 한껏 흥을 내던 군수가 갑자기 소리쳤다. 나는 재빨리 자동차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군수는 이미 의자를 뒤로 젖혀 반듯하게 누워 있었다.
“이것봐. 여기 손잡이를 움직이면 의자의 등받이가 움직여. 얼마나 편한지 몰라.”
나도 군수의 옆에 앉아 의자를 젖혀 보았다. 그의 말대로 아주 편했다. 우리 둘은 그렇게 의자에 푹 기댄 채 하늘을 한참 바라보았다.
그렇게 한참을 놀고 있으려니 문득 학교의 책걸상이 생각났다.
“군수야. 우리 학교의 의자도 이렇게 편했으면 좋겠다. 그렇지?”
“그래. 난 학교의 의자가 너무 불편해. 책상이 너무 낮아서 다리를 제대로 펼 수가 없다니까!”
“맞아. 나도 그래.”
우리는 서로 학교 책걸상의 불편한 점들을 이야기 해보았다. 그랬더니 아주 많은 점들이 나타났다.
나는 집으로 돌아와서 낮에 친구들과 했던 이야기를 아버지에게 그대로 전했다.
“그래. 너희들이 쓰고 있는 책걸상은 실은 삼십년도 더 오래된 것이란다. 너희들 몸에 맞을 리가 없지...”
“그래서 말인데요. 승용차의 운전석처럼 높이와 경사조절이 가능한 의자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요?”
“그래? 우리 상현이가 기특한 생각을 했구나. 아버지가 도울 테니 한번 해보렴.”
그 다음날부터 나는 아버지와 함께 새로운 책걸상을 만들기 시작했다. 먼저 설계도면을 그려서 내가 만들고자 하는 것을 그림으로 나타내었다. 이 부분에는 군수도 같이 참여해서 여러 가지 좋은 의견을 내놨다.
걸상의 높이를 조절하는 것은 레이바를 장치하여서 해결할 수 있었다. 그리고 걸상의 밑 부분에는 선반을 책상의 옆에는 물통걸이를 새로이 부착했다.
나는 이 의자가 완성 될 때까지 줄곧 철공소를 드나들며 과정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이렇게 15일이 지나자 드디어 나의 책걸상이 탄생하게 되었다. 그 때의 기쁨이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글 : 왕 연 중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 소장, 영동대학교 발명특허공무원학과 겸임교수)
(이메일 : wangyj39@dreamwiz.com 전화 : 011-890-8578 )
그림 : 김 민 재(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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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연중의 발명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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