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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률적인 딸기 운반기구
토요일 오후였다.
어머니께서 나를 부르셨다.
“아랑아, 딸기 수확하는데 같이 가지 않을래?”
그 바람에 나는 숙제를 뒤로 미루고 동생과 같이, 딸기를 재배하고 있는 비닐하우스로 갔다.
“아랑아, 저 바구니에 엄마가 딸기를 담아줄 테니까, 동생과 같이 밖으로 운반해라.”
“녜, 알았어요. 엄마!”
동생과 나는 어머니가 채워 주시는 딸기 바구니를 들고 다니느라 땀을 많이 흘렸다.
“아휴, 더워! 너도 덥지?”
“응, 땀이 뻘뻘 나!”
바구니 한 개를 들고, 100여 미터가 되는 곳까지 운반하려니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계속해서 그 일을 하던 나는 한 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작업 능률을 올리기 위해 힘은 덜 들이고, 빨리 운반하는 방법은 없나?’
궁리를 하던 끝에 아버지께 물었다.
“아빠, 딸기 바구니를 한 개씩 들고 다니려니 너무 힘들어요. 서너 개씩 한꺼번에 운반할 수는 없을까요?”
그러자 아버지는 시원스럽게 대답하셨다.
“그거야 딸기 바구니를 여러 개 넣을 수 있는 기구가 있다면 가능하지.”
그래서 나는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온 뒤에도, 어떻게 하면 플라스틱 딸기 바구니를 여러 개 집어넣을 수 있는 기구를 만들 수 있을까를 생각하게 되었다.
‘그렇다. 우선 바구니가 들어갈 수 있는 크기에 맞추어, 딸기 운반 기구를 만들기 위한 설계도를 그리자.’
완성한 설계도를 아버지께 보여 드렸더니 칭찬을 많이 해주셨다.
“요 녀석. 보기보다 제법인데, 대학은 공대 건축과 쪽으로 가야 하겠구나.”
나는 속으로 ‘내가 정말로 그렇게 잘 그렸을까?’의심이 갔지만,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이제는 실제로 만들어서 어머니의 일손을 덜어드려야겠다고 다짐했다.
나는 설계도를 들고, 아버지와 친분이 있는 공업사 아저씨께 달려갔다.
“아저씨, 안녕하세요?”
“오, 아랑이구나. 어서 오너라.”
“부탁이 있어서 왔어요. 아저씨!”
“그래? 뭔데, 말해 보렴.”
“딸기 운반 기구를 만들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내 설계도를 이리저리 살펴보신 후 아저씨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철사가 굵기 않은 것이라 산소용접을 해야 되기 때문에 철수네 자전거대리점에 가서 부탁하는 것이 더 좋겠구나.”
철수는 우리 반이고, 내 짝 궁이다.
더욱 잘 되었다 생각하며 철수 아버지께 말씀드렸다.
“으음, 만들어 주어야지. 이틀 후에 오너라.”
설계도를 맡기고 나오는 발걸음이 날아갈듯 가벼웠다.
저녁에 일기를 쓰고 잠자리에 들었지만 잠이 잘 오지 않았다.
빨리 내일이 왔으면 하는 마음에서 업치락뒤치락 하다가, 잠을 자는 둥 마는 둥 뜬 눈으로 밤을 새다시피 하여 이틀이 지났다.
학교 수업을 마치고, 부리나케 철수네 자전거대리점으로 달려갔다.
“아저씨, 안녕하셨어요?”
“응, 아랑이 왔구나. 네가 부탁한 것은 벌써 다 만들었다만 마음에 들지 모르겠구나.”
하고 말씀하시며 부탁한 것을 내주셨다. 설계도대로 잘 만들어져 있었다.
“아주 잘 만드셨어요. 아저씨, 고맙습니다.”
그리고는 그것을 가지고 급히 비닐하우스로 달려갔다. 단 1분이라도 빨리 딸기를 담아보고 싶은 조급한 마음에서였다.
처음에는 혹시 잘못 만들지는 않았는지 걱정이 되어서 조심스럽게 딸기 바구니를 담아 두 개를 올려놓고 들어보았다.
며칠 전, 1개의 딸기 바구니를 운반했을 때 보다 2배 빨리 운반할 수 있었다.
“이거 괜찮은데... 다음에는 4개다.”
양손에 운반 기구를 들게 되면, 딸기 바구니 4개를 운반하게 되기 때문에 4배나 빨리 일을 할 수 있었다.
“아빠, 엄마! 드디어 해 냈어요! 제가 성공했다고요.”
나는 즉시 부모님께로 달려가며 소리를 질렀다.
“그래, 우리 아랑이가 최고다.”
“이 엄마를 위해서 그 고생을 하더니만 드디어 만들어냈구나. 이제 발명왕이 되겠는데...”
엄마는 나를 힘껏 안아 주셨다.
“아랑이가 뭘 발명했다고요?”
하우스 재배를 하시는 분들께서 이 소식을 듣고, 지나가다 우리 비닐하우스를 찾아 오셨다.
그리고는 내 발명품을 보시고 크게 칭찬해 주셨다.
“아랑이가 이 어른들보다도 더 큰일을 해냈구나. 장하다. 장해!”
편리하고 능률적인 딸기 운반기구는 우리 식구들을 도와 한 몫을 단단히 해냈다.
“아랑이 덕에 딸기 나르는 일이 몇 배나 쉬워졌어.”
그렇게 며칠이 지났다.
학교에 가는 길에 짝꿍인 철수를 만났다.
“아랑아, 같이 가자.”
“응, 철수야, 어서 와!”
“아랑아, 있지! 네가 만든 딸기 운반 기구를 찾는 분들이 많아졌어. 어제까지 50개나 만들어 주셨단다.”
“정말이야?”
“그렇대도. 못 믿겠으면 우리 아빠께 직접 물어 봐!”
나는 괜히 어깨가 으쓱 해졌다. 우리 생활을 편리하게 하는 발명이야말로 진정한 나의 친구다.
글 : 왕 연 중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 소장, 영동대학교 발명특허공무원학과 겸임교수)
(이메일 : wangyj39@dreamwiz.com 전화 : 011-890-8578 )
그림 : 김 민 재(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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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연중의 발명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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