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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리한 책걸상
“여러분, 오늘은 좋은 친구 한 사람을 소개하겠어요. 이름은 지 혜선이고 서울에서 전학 왔는데, 앞으로 사이좋게 지내도록 하세요.”
선생님의 말씀에 라라는 선생님 옆에 나란히 서있는 친구를 찬찬히 뜯어보았다. 얼굴이 하얗고, 키도 크고, 예쁘게 생긴 친구였다.
‘이런 조그만 시골학교에 서울에서 전학을 오다니, 못 믿겠는 걸...’
라라를 비롯하여 반 친구들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못 믿겠다는 표정으로 혜선이를 보고 있었다.
‘친하게 지내야지!’
라라는 속으로 생각하며, 혜선이의 자기소개를 기다렸다.
“저는 서울에서 전학 온 지 혜선입니다. 앞으로 여러분과 친하게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혜선이의 소개가 끝나자, 라라와 반 친구들은 박수로 새로운 친구를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혜선아, 저기 라라 옆에 가서 앉아 있으렴. 선생님이 책상구해 올게.”
선생님의 지시에 따라, 혜선이는 라라를 보며 밝은 미소를 띄고 라라 옆자리에 앉았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라라보다 키도 더 큰 혜선이가, 라라 책상보다 더 작은 책상에 앉게 된 것이다.
몸을 움추리며 간신히 책상 앞에 앉는 혜선이를 보고, 라라는 괜히 신경이 쓰여 속으로 이런 생각까지 했다.
‘내 책상하고 바꿀까?’
잠시 후, 밖에 나가셨던 선생님께서 교실로 들어오셨다.
“혜선아 어쩌지? 남은 책상도 모두 작은 것뿐이구나. 당분간 그 책상에 앉아 있어야 하겠는 걸...”
그렇게 말씀하시며 선생님은 ‘후유’하고 한숨을 내쉬셨다.
혜선이는 수업시간에 몸을 이리저리 비틀며 글씨를 쓰는 모습이 무척 불편해 보였다.
“혜선아, 같이 가자.”
이윽고 수업이 끝나자, 라라는 일부러 혜선이 옆으로 다가가서 말을 걸었다.
“응, 고마워! 라라”
라라는 혜선이와 어깨를 나란히 하여 교문을 나섰다.
“책상이 너무 작아서 불편하지 않았니?”
라라의 물음에 혜선이는 고개를 약간 끄덕여 보였다.
“응, 약간은...”
그래서 라라는 스스로 생각했다.
‘어떻게 하면 혜선이가 편해질 수 있을까?’
집에 돌아와서도 라라는 종이를 꺼내놓고, 책상과 걸상을 그리고 있었다.
‘좋은 방법이 없을까?’
괜스레 일어났다 앉았다, 책상 서랍을 열었다 닫았다, 옷장 문을 열었다 닫았다 하며 안절부절하는 라라의 눈에 옷걸이가 들어왔다.
‘앗! 바로 저거다.’
라라는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지를 뻔 한 것을 간신히 참고, 자기의 생각을 종이에 옮기기 시작했다.
어린이들은 해마다 키가 자라기 때문에 옷의 길이도 길어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라라네 집에서는 조절 나사를 달아 높이를 줄이거나 키울 수 있는 옷걸이를 사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랄라라... 룰루루... 책상에도 조절 나사를 달아서 혜선이의 키에 맞게 높이를 조절하면? 다 됐다.”
라라는 자기의 그린 설계도를 가지고 학교에 가서 선생님께 말씀드렸다.
“선생님, 혜선이의 책상과 걸상을 이렇게 하면 문제가 해결될 것 같은데요. 한 번 보실래요?”
라라의 설계도를 보신 선생님은 매우 기뻐하시며 칭찬을 해주셨다.
“우리 라라가 발명을 다 했네. 우리 학교의 보배다 보배.”
선생님을 비롯하여 우리 반 아이들은 모두가 힘을 합해서 혜선이의 책상을 만들기 시작했다.
“자, 이제 준비물은 다 있으니, 어디 한 번 시작해 볼까?”
“영치기 영차, 영치기 영차......”
책상 다리를 뚫고, 조절나사를 달고 어떤 친구는 일부러 흥을 돋우어가며 일을 거들었다.
드디어 꿈에 그리던 책상이 완성되었다. 걸상도 빼놓을 수 없었다.
“자, 이젠 걸상 차례다.”
책 걸상이 완성되자 라라와 친구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끝났다, 혜선이의 책상 만세!”
“혜선아, 어서 앉아 봐!”
혜선이는 눈물을 글썽이며, 라라와 친구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얘들아 정말 고맙다. 전학 온 나에게 이렇게까지 잘 해주다니...”
혜선이의 기뻐하는 모습과, 손수 만든 책걸상을 보며 라라네반 친구들은 모두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동안 힘들었던 마음이 모두 사라졌어!”
라라는 수업시간에도 공부를 하다 말고, 가끔씩 혜선이 쪽을 보았다.
혜선이는 몇 개월 후, 다시 서울로 이사를 가는 바람에 전학을 갔다.
“라라, 그동안 정말 고마웠어.”
“혜선아, 다시 서울로 가는 거야? 너 때문에 학교생활이 더 재미있었는데, 너무 섭섭하다.”
라라와 혜선이는 더 깊은 우정을 나누며 손을 꼬옥 잡았다.
혜선이가 떠나고 난 뒤에도 라라는 가끔씩 혜선이의 빈 자리를 돌아보는 버릇이 생겼다.
‘우정의 발명품이라 이름 지어야겠군.’
이제 그 자리는 전학 온 유희가 쓰고 있다.
하지만 혜선이는 서울에서 라라와 반 친구들의 고마움을 잊지 않고, 열심히 공부하고 있을 것을 생각하며 라라는 자신이 발명한 책걸상을 볼 때마다 마음이 흐뭇해진다.
글 : 왕 연 중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 소장, 영동대학교 발명특허공무원학과 겸임교수)
(이메일 : wangyj39@dreamwiz.com 전화 : 011-890-8578 )
그림 : 김 민 재(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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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연중의 발명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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