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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를 이용한 21C형 빗자루
비가 자주 오는 장마철이었다.
아침부터 장대같이 쏟아지던 소낙비가 어느 덧 맑게 개인 여름 날, 아영이는 버스를 기다리기 위해 도로변에 서 있었다.
‘아, 이제야 비가 개었군.’
속으로 기뻐하며 도로변에 서 있는데 빗물이 하수구 쪽으로 몰려들면서 도로변의 쓰레기가 더 늘어나, 도로는 몹시 지저분해졌다.
환경 미화부 아저씨가 비를 들고 청소를 하고 계셨다.
‘이런 날에도 청소를 하시네.’
아영이는 무심코 미화부 아저씨 비질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러자 아저씨가 젖은 쓰레기를 쓸어 담느라 쩔쩔매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게다가 빗물이 고인 도로를 쓸어 낼 때는 빗물이 사방으로 튀어서 미화부 아저씨의 옷을 적시는 것은 물론이고 옆에 서서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에게도 튀어올라 인상을 찌푸리게 했다.
“아저씨, 살살 하세요.”
“아, 미안해요. 그런데 아무리 조심하려고 해도 이 빗자루는 워낙 뻣뻣해서 마음대로 안 됩니다. 그려!”
아영이는 잠깐 동안이지만 이런 광경을 보면서 속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아, 환경 미화부 아저씨는 정말 고생을 많이 하시는구나!’
이윽고 버스가 도착하여, 차에 오르고 나자 환경 미화부 아저씨의 모습은 점점 멀어지게 되었지만 아영이의 머리 속으로는 많은 생각들이 떠올랐다.
‘청소하는 일이 저렇게 힘들다니... 더구나 깜깜한 새벽이나 밤에는 작업하는 것이 훨씬 더 힘들거야, 그런데도 빗자루가 불편하다니. 무슨 좋은 방법이 없을까?’
아영이는 버스 안에서 내내 그 생각만 했다. 어떻게든 미화부 아저씨들은 도와드리고 싶었다. 그러나 방법은 쉽게 떠오르지 않았다.
“야, 즐거운 방학이다.”
아영이는 여름방학을 맞이했다.
“얘, 아영이 니는 올 여름방학 동안에 무신 좋은 계획이라도 있나? 뭐가 그리 좋노?”
학교 대문을 나서며, 같은 반 친구 수현이가 물었다.
“응, 참 수현아! 너도 같이 갈래? 우리 오빠랑 LG청소년 과학관에 가보기로 했거든.”
“그래? 나도 거길 한 번 가보고 싶었는데 잘 됐다마, 같이 가제이.”
“알았어, 갈 때 연락할게.”
드디어 어느 맑고 무더운 날, 아영이는 오빠와, 친구 수현이와 과학관에 가게 되었다.
“와, 정말 신기한 것 많네. 그쟈?”
“그래, 내사마 눈 튀 나오겠다.”
그곳에서 아영이는 신소재에 대하여 배우게 되었다.
“이것이 21세기 미래를 장식할 신소재란 말이제! 우야꼬 정말 희안타. 고흡수 폴리머와 카멜레온 염료라...”
수현이가 감탄사를 연발하는 사이, 아영이의 머릿속으로 번쩍 스치고 지나가는 것이 있었다.
‘맞아! 바로 이거야.’
“아영아, 다른 데로 가자. 뭘 그리 멍청하게 서 있나.”
오빠의 재촉으로 아영이는 걸음을 떼었지만, 신소재에 대한 기억은 선명하게 남아 사진처럼 찍혀있었다.
‘아저씨들은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냈어. ｢신소재와 빗자루와의 만남｣ 정말 근사한데...’
아영이는 신소재로 만든 빗자루를 머릿속에 그리며 구체적으로 노트에 설계를 시작했다.
‘첫째로 이 빗자루는 고흡수 폴리머가 사용되기 때문에, 비질을 할 때 울이 튀지 않는.’
고흡수 폴리머는 자기의 부피보다 훨씬 많은 양의 물을 5초 이내로 흡수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빗자루의 솔에 고흡수 폴리머를 넣어 만든다면 빗물도 흡수하고 비질도 할 수 있다.
그러나 폴리머라고 해서 무한정으로 물을 흡수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빗자루의 대도 검은 플라스틱이나 나무로 하고, 그 속은 폴리머로 채운다면 솔에서 흡수한 물이 뿌리에서 잎으로 올라가듯 대의 끝 쪽으로 흡수된다.
‘그러니까 빗자루를 분리형으로 만들어서 위쪽의 대에 물이 차면 버리고, 새것으로 갈아 끼우고, 아래쪽의 솔 부분이 낡아 수명이 다하면 그 솔을 갈아 끼우는 거야.’
우리나라는 여름에비가 주로 쏟아지니까, 여름에 부속들을 한두 번 교체하면 반영구적으로 쓸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로, 미화부 아저씨의 안전을 위해서 카멜레온 염료의 성질을 잠깐 이용하는 거야.”
카멜레온 염료는 온도, 날씨, 주변의 밝기에 의해 색이 변한다.
빗자루에 카멜레온 염료를 발라놓으면 어떻게 될까?
아영이는 혼자서 생각에 잠겼다.
빗자루 손잡이대의 한 부분을 3분의 1쯤 홈을 파서 카멜레온 염료를 발라놓고, 그 위에는 자외선을 비추는 기계로 뚜껑을 대신해서 덮는다.
만일 누군가가 비양심적으로 아무데나 쓰레기를 하부로 버리면 뚜껑을 열어 경고를 하는데 사용한다.
“이크, 내가 잘못했습니다. 아저씨!”
아니면 어두운 밤에나 새벽 청소를 할 때는 안전 신호기의 역할을 할 것이다.
아영이는 지금까지의 아이디어를 간추려 보며,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졌다.
빗자루의 솔과 대 속은 고흡수 폴리머로 채우고, 대의 겉은 색이 변하는 카멜레온 염료를 발라서 환경 미화부 아저씨들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날이 곧 올 것이다.
“발명 파이팅!”
글 : 왕 연 중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 소장, 영동대학교 발명특허공무원학과 겸임교수)
(이메일 : wangyj39@dreamwiz.com 전화 : 011-890-8578 )
그림 : 김 민 재(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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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연중의 발명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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