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사일생! 홍수에서 살아남기 대작전
==============================================
이 글은 2022년 ‘제46회 전국초-중학생 발명글짓기-만화공모전’에서한국발명진흥회장상을 수상한 서울버들초등학교 1학년 박서호 학생의 글짓기로서 한편의 발명동화처럼 흥미롭다. 그래서 발명동화로 소개하기로 했다.
‘왕연중의 발명동화’ 275~281번째 소개된 우리나라 최초 전국 초-중학생 대상‘발명 사상 앙양 – 보급 제1회 작문 현상모집 수상 작품집’에 실린 글과 함께 볼 수 있도록 289째에 소개하기로 했다.
제1회와 제46회 수상작품을 함께 읽으며 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여기에 소개된 제1회와 제46회 글의 주인공이 연락을 주신다면 제가 쓴 책에 사인을 하여 보내드릴 것을 약속한다.
===============================================
장대비가 거침없이 내렸다. 엄마와 나는 차를 타고 한강 다리를 건너고 있었다. “한강 물이 넘쳤어” 엄마가 말했다. 황소처럼 누런 황토물이 어느새 맹수처럼 우리에게 돌진해 왔다. 마치 바다처럼, 도로에 철썩철썩 파도가 치고 있었다.
잔뜩 화가 난 황토물이 콸콸 전속력으로 우리를 향해 다가왔다. 나는 당황한 엄마를 대신해 파란 버튼을 눌렀다. “삑” 통통하고 커다란 튜브가 자동차 바닥 밑으로 불쑥 튀어나오는 게 느껴졌다. 덕분에 차는 물 위에 풍선처럼 동동 떠올랐다.
“휴우~ 위기일발이었다.”
내가 말했다. 그렇지만 안심하기에는 일렀다. 우리 차는 성난 황소 떼 물살을 타고 알 수 없는 곳으로 떠내려가고 있었다. “어…어떡하지?” “엄마, 핸들 오른쪽에 노란 버튼을 누르세요.” 당황했던 엄마가 내 말을 듣고 노란색 버튼을 눌렀다.
‘삐’ 하는 소리와 함께 자동차 바퀴에서 오리발이 튀어 나왔다. 엄마가 자동차 페달을 밟자 바퀴가 돌아가면서 오리발도 신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우리 차는 곧 한강을 가로질러 물살을 가르며 집 쪽으로 달려갔다. 갑자기 거센 바람이 불더니 우리 차를 공중으로 날려 보냈다. “서호야, 이대로 물에 떨어지면 어떡해.” “엄마, 핸들 위에 있는 빨간 버튼을 눌러요.” 그러자 차 밑에서 로봇 집게가 튀어 나왔다. 로봇 집게는 롯데 타워를 덥석 잡았다. 그러나 롯데 타워는 유리로 되어 있어서 몹시 약했다. ‘와장창’ 하는 소리와 함께 유리는 깨져 버리고 말았다. 이제 튜브도 무용 지물이였다.
우리는 깊이도 알 수 없는 더러운 황토물 속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오징어 다리처럼 흐물흐물 스물스물 한강 물이 차 속으로 새어 들어왔다. 창문을 꼭 닫았지만 소용없었다. 엄마는 겁에 질려서 얼굴이 하얀 채로 우왕좌왕하고 있었다. 이젠 꼼짝없이 죽은 목숨이었다. ‘이렇게 끝날 줄 알았으면 학원 다니지 말고 만화책이나 실컷 봐둘걸. 내가 죽으면 내 애완용 게 춘삼이는 누가 돌보지?’라고 생각하던 그때 번뜩 생각이 났다.
우리 차는 비행기처럼 산소마스크가 준비되어있는 차였다. 호랑이에게 물려 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라는 속담이 떠올랐다. 나는 호랑이 대신 한강 물에 떠내려가는 신세지만 정신을 차리고 천장의 동그란 긴급 버튼을 눌렀다.
'윙~' 천장에서 산소마스크가 주룩 내려왔다. 나는 엄마께 산소마스크를 씌워 드리고 나도 마스크를 착용했다. 흐릿하고 깜깜한 물속에서 엄마와 나는 손을 꼬옥 잡았다. 아직 희망이 있다. 다시 한번 시동을 켰다. “부우웅~” 하는 소리와 함께 오리발이 움직이는 것이 느껴졌다. 오리발이 움직이자 자동차가 수면 위로 퐁퐁퐁 거품을 남기며 조금씩 조금씩 솟구쳤다.
차가 완전히 떠오르자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구조 헬기가 사다리를 내려 주었다. 구조 헬기 안에는 너무 많이 울어서 더 못생겨 진 내 동생 서진이와 아빠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서호야, 네가 죽은 줄만 알았어.” 서진이가 수도꼭지처럼 끊임없이 눈물과 콧물을 흘리며 말했다.
“아니, 어떻게 우리가 여기 있는 줄 알았어요?” 내가 기뻐하며 묻자 아빠가 대답하셨다.
“신호가 왔어. 긴급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119와 구조대에게 신고가 되게 돼있어.”
나는 문득 생각이 났다. “아, 내가 차를 설계할 때 버튼을 누르면 전화하지 않아도 신고가 들어갈 수 있게 만들었지!”
그랬다. 이 차는 내가 5년 전에 ‘발명글짓기 대회’에서 큰 상을 받은 후 자동차 회사에서 그 아이디어로 설계한 차였다.
내가 나와 엄마의 목숨을 구한 셈이었다.
비가 거짓말처럼 그치고 무지개가 우리 눈앞에 신기루처럼 나타났다. 내가 설계한 튜브 자동차 덕분에 이번 홍수로 단 한 사람도 다치거나 목숨을 잃지 않았다는 뉴스가 텔레비전에 나왔다. 엄마가 나에게 뭐라고 말했지만 헬기소리 때문에 들리지 않았다. 아마 ‘네 덕분에 살았어. 사랑해.’ 라고 말씀하신 것 같다.
나는 ‘이 몸이 그렇게 쉽게 죽을 리가 없지. 나는 불사신 박서호 님이시다.’라고 생각하며 싱긋 웃었다.
|
왕연중의 발명동화
Designed by DOWO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