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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명과 우리들의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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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1976년 2월 6일 사단법인 한국특허협회(現 한국발명진흥회)가 발행한 우리나라 최초 전국 초-중학생 대상‘발명 사상 앙양 – 보급 제1회 작문 현상모집 수상 작품집’에 실린 글이다.
당시 몇 작품이 응모되었는지는 알 수 없고, 응모작품은 교육부 심사관의 심사를 거쳐 입상된 우수한 작품 24편(국민학생 13편, 중학생 11편)을‘발명과 우리 생활’이란 책으로 펴냈다.
이 글은 우수상인 특허국장상을 수상한 당시 경남 반성중학교 3학년 배태일 학생의 글이다.
46년의 세월이 흐른 글을 여기에 소개한다. 이 글의 주인공이 연락을 주신다면 제가 쓴 책에 사인을 하여 보내드릴 것을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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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생활은 생활을 불편하게 만들고 불쾌하게 만들 때 나는 그 원인을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지난 여름에 파리와 모기 때문에 잠을 제대로 못 잔 적이 있었습니다.
파리와 모기를 없애는 방법은?
가장 간단한 방법은 모기장을 치고 자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집은 식구가 많아 모기장 셋이 필요합니다. 모기장 세 개 값은 나의 5개월 학비와 맞먹는 금액입니다.
그다음 방법은 파리채로 때려 잡는 일입니다. 가장 수월하고 효과적이지만 모기를 한 마리씩 밤에 때려 잡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다음은 모기향을 피우거나 분무기로 물약을 뿌리는 일입니다. 이 방법도 효과는 있으나 오래 가지 못하고 저녁마다 피우거나 뿌려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세 가지 방법은 적으나 많으나 모두 돈이 듭니다.
그렇다면 돈이 아주 적게 들거나 안 들고 가장 효과가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이것이 지난 초여름 내가 연구하고 실천에 옮겨 많은 효과를 본 모기를 없애는 방법을 낳게 한 원인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평소에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고 말해 왔습니다.
무더운 여름밤 공부를 하려 하여도 짓궂게 덤벼드는 모기떼는 얄밉기 짝이 없습니다. 그리고 밥상을 차려 놓으면 밥상 임자보다도 먼저 맛보려고 덤벼드는 파리 떼도 보기 싫은 벌레의 하나입니다. 나는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우리 주위의 산과 들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식물 중에서 가장 파리와 모기가 것이 무일까? 분무기로 뿌리는 물은 틀림없이 적은 양이지만 파리 모기가 죽는 것을 보면 독성이 섞여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산과 들에 나는 풀 중에서 무엇이 가장 독할까? 처음에는 담배에는 니코친이 들어 있으므로 어른들께서 피우시고 버린 담배꽁초를 모아 까서 물에 담아 두었더니 노란빛의 물이 되었습니다. 혓바닥을 대어본즉 아주 쓰고 독했습니다. 이 노란 물을 변소에 뿌리고 모기가 잘 생기는 풀섭과 물기 있는 하수구에 뿌려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파리와 모기떼가 줄어들었습니다. 그러나 담배꽁초가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니고 또 많이 모아 물에 우려야 물약이 독해지는데 그렇게 하자면 시일이 걸려 그동안의 파리 모기떼에서 해를 막을 수가 없어집니다.
이래서 나는 어른들 농담에서 힌트를 얻은 방법을 써 보았습니다. 일제 때 징용을 면하려고 쓴 방법인데 할미꽃 뿌리를 찧어 그 즙을 살갗에 바르면 살갗이 단번에 발갛게 벗겨진다고 합니다. 그렇게 그 즙이 독했기 때문에 그 즙을 항문에 발라 발갛게 항문 살갗이 벗겨지면 치질이라고 속여 징용을 면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하루는 학교에서 돌아온 즉시 우리 집 뒷산에 호미를 들고 가서 할미꽃이 보이는 대로 많이 캐 모았습니다. 그리하여 뿌리째 꽃이 달린 그대로 절구통에 넣어 빻아 즙을 내었습니다.
그 즙을 변소 안에 뿌려 자세히 살펴보았더니 구더기 떼가 단번에 죽어버렸습니다. 또 이 즙을 웅덩이나 풀섭에 마구 뿌려 두었더니 모기가 일제히 없어졌습니다. 이렇게 하여 한 열흘 만에 한번씩 이 방법으로 뿌렸더니 파리 모기가 없는 유쾌한 여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또 이 방법을 큰 집과 이웃에 알려 드렸더니 효과를 보고는 고맙다는 인사를 받았습니다. 작은 일이라도 머리를 써서 연구하면 큰 효과를 보고 그만큼 우리 생활을 유쾌하게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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