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의-창안 공작전과 나
==============================================
이 글은 1976년 2월 6일 사단법인 한국특허협회(現 한국발명진흥회)가 발행한 우리나라 최초 전국 초-중학생 대상‘발명 사상 앙양 – 보급 제1회 작문 현상모집 수상 작품집’에 실린 글이다.
당시 몇 작품이 응모되었는지는 알 수 없고, 응모작품은 교육부 심사관의 심사를 거쳐 입상된 우수한 작품 24편(국민학생 13편, 중학생 11편)을‘발명과 우리 생활’이란 책으로 펴냈다.
이 글은 입상인 특허협회 회장상을 수상한 당시 경북 풍각서부초등학교 6학년 배태일 학생의 글이다.
46년의 세월이 흐른 글을 여기에 소개한다. 이 글의 주인공이 연락을 주신다면 제가 쓴 책에 사인을 하여 보내드릴 것을 약속한다.
===============================================
3학년 때의 일이다. 자연 시간에 선생님께서는 꼬마전구에 불이 켜지는 것을 실험하기 위하여 꼬마전구-건전지-스위치-전선 등을 가지고 오셨다. 우리들은 선생님과 같이 전기기구의 이름도 외우고 선을 연결하여 불이 켜지는 실험을 하였다.
스위치를 누를 때마다 반짝반짝 불이 켜지는 것이 어린 마음에 신기하기도 하고 너무나 재미가 있었다. 집으로 돌아온 나는 건전지와 꼬마전구 등을 사서 나 혼자 실험해보려고 어머니를 졸랐으나 시골이라 그런 물건을 구하기도 힘들었고 집안 사정도 여의치 않았다.
그때부터 나는 폐품을 이용하여 우리 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만들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드디어 기회는 왔다. 5학년 때 선생님이 “도에 초등학생 창의-창안 공작전이 있는데 좋은 아이디어 있는 사람은 생각해 봐라”고 말씀하셨다. 이때를 놓치지 말아야 되겠다고 생각한 나는 며칠을 두고 연구해 보았다. 좋은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런데 문득 학교에서 본 오목거울과 볼록거울 생각이 났다. 볼록거울과 오목거울을 한꺼번에 사용할 수 있고, 그 이치를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거울을 구부렸다 폈다 하면 될 텐데. 나는 우선 못쓰게 된 거울을 폭 5cm 간격으로 길게 잘랐다.
그 다음 나는 거울을 흑 표지에 붙였다. 거울 조각을 붙인 나는 흑 표지를 안으로 구부리니까 오목거울이 되어 빛이 사방으로 반사되었다. 그때의 기쁨이란 이루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었다.
나는 이름을‘오목거울 볼록거울의 설명장치’라고 붙이고 선생님께 보여 드렸더니 “참 좋은 아이디어다”하시며 칭찬해주셨다.
‘오목거울과 볼록거울의 설명장치’를 출품하였더니 도에서 특선이 되었다. 그때부터 나는 하면된다는 신념을 가잔 ‘꼬마 과학자’가 된 것이다.
올해에 6학년이 되어서 작년에 특선한 경험도 있고 하여 무엇을 만들어 교장선생님과 여러 선생님 부모님들을 놀라게 할 것인가 하는 것이 학년 초부터의 연구과제였다.
자연 시간에 선생님께서 ‘직류와 자기장’을 설명하시면서 건전지 끼우게를 가지고 다니시는 것을 보니 큰 건전지는 큰 건전지 끼우게에 작은 건전지는 작은 건전지 끼우게에 끼우시는 것을 보고 큰 건전지건 작은 건전지건 한꺼번에 끼우는 방법이 없을까? 가지고 다니기에 편리하게 할 수는 없을까? 고무를 이용하면 되지 않을까?
집에 돌아온 나는 못스게 된 자전거 튜브를 3cm 정도로 잘라서 양쪽에 구멍을 뚫고 1cm의 철심을 끼웠다.
고무가 늘어나기 때문에 작은 건전지건 큰 건전지건 마음대로 끼울 수도 있고 가지고 다니기도 편리하고 집게로 집기에도 여간 편리한 것이 아니었다.
나의 ‘편리한 건전지 끼우게’는 올해에도 특선이 되엇다. 대구에 가서 상과 트로피를 받아 가지고 오면서 나는 버스 안에서 유명한 과학자들의 이름이 자꾸만 떠올랐다. 세종대왕 때 측우기와 해시계 등을 만든 이천과 장영실, 발명왕 에디슨, 플랭크린, 아인슈타인, 뉴턴, 갈릴레이, 코페르니쿠스 등.
나는 자라서 정말 인류 생활에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좋은 물건을 발명하여 조국의 이름을 세계에 떨치고 전 세계 인류에게 평화를 심어 주는 사람이 되리라고 굳게굳게 맹세했다.
|
왕연중의 발명동화
Designed by DOWO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