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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작은 발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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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1976년 2월 6일 사단법인 한국특허협회(現 한국발명진흥회)가 발행한 우리나라 최초 전국 초-중학생 대상‘발명 사상 앙양 – 보급 제1회 작문 현상모집 수상 작품집’에 실린 글이다.
당시 몇 작품이 응모되었는지는 알 수 없고, 응모작품은 교육부 심사관의 심사를 거쳐 입상된 우수한 작품 24편(국민학생 13편, 중학생 11편)을 ‘발명과 우리 생활’이란 책으로 펴냈다.
이 글은 특상인 교육부장관상을 수상한 당시 충북 증평국민학교 6학년 연혜숙 학생의 글이다.
46년의 세월이 흘렀어도 수상한 작품 모두가 발명 실화 동화로서도 손색이 없어 여기에 소개하기로 했다. 이 글의 주인공이 연락을 주신다면 제가 쓴 책에 사인을 하여 보내드릴 것을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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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지방은 고추 생산지로 유명한 곳입니다. 그러기에 가을이면 집 집마다 마당-지붕-담장 위 할것없이 심지어 들판에 까지 멍석을 깔고 고추를 널게 되는 것입니다.
고추는 밭에서 따다가 햇볕 좋은 날 일주일 정도씩은 말려야 합니다. 이렇게 말려야만 고추가 썩지 않으며 오래도록 보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고추를 말리는 가을철에 비가 오면 큰일입니다. 고추는 따다가 말리지 않고 그대로 담아두면 썩기 때문에 곧 말려야 하는데 만약 말리는 도중에 비가 오거나 바람이 불면 고추가 사방으로 흩어지며 비가 오면 고추가 썩게 됩니다.
그러기에 일기예보에 여간 조심해야 되는게 아닙니다. 적어도 며칠간은 비가 오지 않는다고 확신할 수 있는 날씨라야 고추를 따서 말릴 수가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날씨란 알 수가 없어서 언제 비바람이 있을지는 아무도 정확히 알 수는 없습니다. 물론 라디오의 일기예보에 신경을 쓰며 예보를 믿고 고추를 따서 말리지만 그래도 어느 때는 맞지 않아서 고추를 말리다가 비를 맞추어서 버리기가 일수입니다. 그런 때는 관상대를 마구 욕들을 합니다.
나는 어른들의 날씨에 관한 이야기를 처음에는 예사로 듣고 흘려버렸으나 얼마 전부터 바람과 비에 대하여 많은 생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비가 확실히 오고 안 온다는 것을 어떻게 미리 정확히 알 수가 없을까 하고 연구를 해보았던 것입니다.
나는 오랜 시간을 두고 생각을 짜낸 궁리대로 비가 오면 전류가 흐르도록 물을 이용하여 벨을 달았더니 어렵지 않게 해결되었습니다. 즉 전원을 지붕의 물받이(두 극이 연결되어 있음)까지 보내놓고 물받이 속엔 소금을 3g 정도 넣어두고 실내에다 벨을 달아 놓습니다.
비가 와서 물받이에 물이 고이기 시작하면 전류가 소금물을 통해서 두 극으로 흐르기 때문에 방 안의 벨이 울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전원을 100V를 다 넣으면 불이 날 위험이 많다는 것과 전력의 소모가 많아 비경제적인 것이 단점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을 위해 선생님께 질문을 하였더니 변압기를 달아 6V로 줄이고 비가 오는 상태보다도 오기 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만 일상생활에 유효하게 쓰일 것이라고 말씀하시며 다음과 같은 힌트를 주셨습니다.
즉 물받이의 두 극에 미역을 감아두면 미역은 건습에 민감하므로 비가 오기 몇 시간 전에 물기가 흐른다는 것과 또 미역은 그 자체가 언제나 염분을 지니고 있으므로 전류가 쉽게 흐른다는 것입니다.
나는 곧 실험을 했습니다. 과연 선생님의 말씀대로 전류가 흘러 전종이 울었습니다.
지난 여름에는 25일 동안 계속해서 실험했던바 95% 정도는 벨이 울었습니다. 거의 틀림없는 예보였습니다. 이런 후부터 우리 마을 사람들은 이 예보기에 따라 고추를 따서 말리고 또는 작업을 중지하곤 했습니다. 이런 후로는 비바람에 의한 피해가 별로 없게 되었습니다.
나는 이러한 강우 예보기와 같이 또 실내에서 밤중에도 풍향을 알 수 있는 기계도 간단히 만드는 데 성공했습니다. 즉 풍향계의 축엔 +극을 풍향계의 축을 중심으로 8방에다 동판을 고정시켜 –극을 연결합니다. 실내에는 8방으로 표시한 8개의 전주를 지붕 위 풍향계에 연결한 다음 3V의 건전지를 연결하면 풍향계의 침이 바람 부는 방향으로 돌면서 –극과 +극이 연결되어 실내에 있는 8개의 전구 가운데의 1개에 불이 켜집니다.
이것으로 비가 와도 캄캄한 밤중에도 방안에서 풍향을 알 수 있으며 계속해서 관찰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내가 이러한 강우 예보기와 풍향계를 진작 만들었더라면 지난날 여러 사람들이 많은 고추를 비에 맞춰서 버리는 일이 없었을 텐데 참으로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는 강우 예보기와 풍향계를 좀 더 훨씬 크게 만들어서 동네 사람들이 보다 쉽고 빠르게 알아보도록 할 생각입니다. 그런데 이런 강우 예보기와 풍향계는 우리네 농촌보다도 바닷가의 어촌에서 생명을 걸고서 배를 타고 바다에 나가 고기를 잡는 사람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래서 나는 우리나라의 어촌에서 고기잡이하는 사람들이 이런 혜택을 보도록 하기 위해서도 더욱 열심히 발명 공부에 분발해야겠다고 다짐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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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연중의 발명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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