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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 면+돼지=저팔계
봄방학이 끝났다.
개학 후 첫 특별활동 시간에 발명 반에서는 웃음과 박수가 교대로 터져 나왔다. 봄방학 동안에 숙제로 내준 아이디어 발표 때문이었다.
칠판의 글씨를 맘대로 지울 수 있도록 조절 손잡이를 단 칠판닦이, 고기가 입질을 하면 전구가 깜박거리도록 장치한 낚싯대, 두 가지 색 볼펜처럼 샤프펜슬과 만년필과 사인펜과 색연필과 볼펜 등을 한 자루에 다 넣어 만든 필기도구, 공부시간과 신체검사 때에 함께 쓸 수 있는 다용도 줄자, 신발 바닥에 스프링 장치를 한 스피드 구두(이걸 신으면 지각을 안 하게 된다고 설명해서 한바탕 웃음이 터져 나왔다), 곤충의 더듬이 기능을 이용해 소형 컴퓨터와 함께 붙인 장님용 지팡이, 태양열을 이용하여 건물의 옥상마다 설치하는 대형 공기 청정기, 병원에서 한번 쓰고 버리는 주사기를 이용해 만든 실험실용 스포이트, 나무의 뿌리에 탐색 기능을 갖춘 지하자원 탐색나무, 브레이크를 단 그네와 회전그네, 들고만 있으면 자동으로 먼지를 털어주는 먼지털이 등등과 준호의 손톱이 튀지 않는 손톱깍이와 아름이의 원터치 식 풀통 뚜껑도 발표되었다.
원터치 식 풀 통 뚜껑이라든가 일회용 주사기를 이용한 스포이트 등 실용 가능성이 있는 아이디어가 발표될 때는 모두들 박수로 환영했다. 그러나 지하자원 탐색나무라든가 장님용 지팡이 같은 황당무계한 이야기가 나올 때는 한 마디씩 빈정거리면서 웃어버렸다. 옆 사람이 꿀밤을 먹이는 경우도 있었다.
아이디어가 발표가 끝나자 선생님께서 모두를 둘러보면서 말씀하셨다.
“다들 좋은 아이디어를 짜내느라고 고생깨나 했겠구나?”
발명반원들이 와르르 웃었다.
“실현 불가능한, 그야말로 황당무계한 생각들도 있었지만 훌륭한 아이디어도 많았다. 자기의 아이디어가 엉뚱한 것인지 훌륭한 것인지는 각자 양심껏 판단해서, 뜬구름 잡기 식의 아이디어는 깨끗이 버리고 훌륭한 아이디어는 살려서 발명품을 만들어보기 바란다. 오늘 선생님은 너희들의 발표를 들으면서 느끼는 바가 많았다. 그래서 이 시간에는 발명인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발명의 10대 원칙’을 가르쳐주겠다. 잘 듣고 좀 더 진지한 발명인이 되어주기 바란다.”
학생들은 모두 발명노트를 펴고 필기 준비를 했다. 선생님은 아이들이 준비하기를 기다렸다가 다시 말씀을 시작하셨다.
“우선 발명 가운데 가장 쉬운 방법은 더하는 것이다. 즉 물건과 물건을 더하거나 방법과 방법을 더하는 것인데, 미국의 가난한 화가였던 하이만 리프맨의 예를 들어보자.
그가 발명한 지우개 달린 연필이 그 대표적인 예인데, 그건 이미 발명된 연필과 지우개를 합한 것이다. 또 수화기와 송화기를 더한 전화기, 저고리와 치마를 더해서 만든 원피스, 밥을 하고 보온도 해주는 밥솥, 시계 겸용 라디오, 목걸이 시계, 우리나라 사람이 발명한 머리핀 라디오 등 이모두가 더하기 발명이다. 많은 사람들이 무심코 지나쳐버리기 쉬운 것들을 더해서, 보다 편리하고 유익한 기능을 갖춘 물건을 발명하는 방법이지.“
“웬만하면 그냥 넘어가지 그러니?”
“선생님은 절 무시하시는 겁니까?”
“그, 그럴 리가 있니? 다만... 그래 좋다! 뭐냐?”
“우리 발명반에도 더하기 학생이 있습니다.”
모두들 눈을 동그랗게 뜨고 고물장수와 선생님을 번갈아 쳐다봤다. 선생님이 물으셨다.
“더하기 학생이라니? 그게 누군데?”
“장준호요!”
짜장 돼지 장준호가 느닷없이 자기 이름이 나오는 바람에 흠칫 놀랐다. 이번에는 모두들 준호를 쳐다봤고, 준호는 해산이를 쏘아보면서 벌떡 일어섰다. 그러나 준호가 뭐라고 말하기도 전에 해산이가 얼른 말을 해버렸다.
“‘짜장+돼지=저팔계’잖아요?”
선생님과 아이들은 잠시 어안이 벙벙해졌다. 무슨 뜻인지 얼른 이해가 안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 말이 준호의 별명인 짜장 돼지와 저팔계를 합한 우스개 소리하는 것을 알아차리고는 모두들 발을 동동 구르며 웃어댔다. 선생님까지도 그만 킥킥 웃고 말았다. 준호는 해산이를 노려보면서 얼굴이 벌개졌고 이 눈치를 챈 선생님이 얼른 아이들을 제지하고는 말을 이으셨다.
“다음은 빼기다. 더하는 방법도 있지만 빼는 방법도 있으니 발명은 참으로 재미있지? 남해산! 발명 반에 빼기한 사람은 없냐?”
“발명 반에는 없지만 우리 집에는 있습니다, 선생님!”
“너의 집에?”
“네, 맹장을 잘라낸 우리 아버지요.”
선생님과 아이들은 다시 한번 배를 움켜쥐고 웃어댔다. 선생님은 어찌나 웃어댔던지 눈 꼬리에 눈물까지 비치는 것이었다.
“좋아, 남해산. 좀 엉뚱하긴 해도 좋은 예를 들어줬다. 빼기 방법을 이용한 발명의 예를 들자면 한없이 많다. 손잡이에 구멍을 내어 재료를 절약한 머리빗, 추를 없앤 시계, 설탕을 넣지 않은 무가당 주스, 연통 없는 난로, 튜브 없는 타이어, 네 칸짜리 회전문을 세 칸짜리로 만들어 큰돈을 번 경우 등이 바로 빼기 방법을 이용한 것이다.
여러분도 주변에 빼기할 것이 없는지 잘 살펴보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빼내는 것이 한 부품이건 구멍이건 찾아냈다 하면 발명을 한 것이고, 돈도 벌수도 있게 된다. 그렇다고 무작정 빼내서는 안 된다. 모양이 나빠지거나 기능이 떨어지면 발명이 아니라 망치는 것이기 때문이다.“
“구멍이 뚫린 벽돌이나 시멘트 블록도 그런 경우가 될까요?”
“그렇지, 아주 잘 지적했다. 세 번째로는 모양을 바꾸는 것도 발명이다. 이 경우는 공업 소유권 가운데 의장권에 해당된다. 물건의 풀질이나 성능도 중요하지만, 아름다운 모양 또한 소홀히 할 수 없는 부분이다. 어이, 더하기!”
선생님이 준호를 쳐다보면서 이렇게 부르자 아이들이 킥킥거렸다. 이래서 준호는 ‘더하기’ 라는 별명을 하나 더 얻게 되었다.
“우리 속담에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좋다는 말이 있지? 모양을 바꾼 발명에 관한 예를 들어보겠니?”
더하기 장준호는 투덜투덜 일어서더니 안경을 쓰윽 밀어 올렸다. 그리고는 별명하나를 더 붙여준 게 못내 불만이라는 투로 퉁명스럽게 말했다.
“눈에 보이는 것들의 대부분이 그렇죠, 뭐. 전화기, 세탁기, 냉장고, 선풍기, 라디오, 시계, 텔레비전, 주전자, 접시, 책가방···.”
“됐다, 됐어! 아주 잘 지적했다. 이처럼 모양을 바꾼 발명도 얼마든지 해낼 수 있는 것이다. 다음은 반대로 생각해보는 것도 발명의 한 방법이다. 그러니까 모양이나 크기, 성질, 방향 등 기존 나와 있는 것들을 반대로 생각해 보는 것이다.
팽이는 땅바닥에서만 돌지? 그렇지만 공중에서 도는 팽이가 나와서 엄청난 돈을 번 경우가 있다. 팽이의 축을 자석으로 만들고, 이 축을 실에 매단 쇠고리에 붙이면 줄 위에서 돌게 되는 것이지. 또 벙어리장갑은 양말을 보고 만들었고, 발가락이 있는 양말은 장갑을 보고 착안한 거야.“
“큰 동물은 작게 만들고 작은 동물은 크게 만든 인형도 그런 경우인가요?”
아름이가 물었다. 선생님은 말없이 미소를 지으시면서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였다. 아주 좋은 발견이란 뜻이었다.
“용도를 바꾸는 것도 발명이다. 이것은 발명인들이 반드시 갖춰야 할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방법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용동 말고 다른 용도를 찾아내는 것이지.
예를 들자면 주방용 클렌저(금속이나 유리 등을 윤내는 가루)로 자동차의 타이어를 닦는다든가, 훌라후프를 비닐하우스의 대나무 대신 사용하는 일 등이 있지. 또 튜브형 비누, 지압 양말, 누수방지용 수도꼭지, 360 ?회전 선풍기도 용도를 바꾼 발명인 것이다.”
선생님은 여기서 입을 다물더니 교실 천장을 쳐다보고 있는 고물장수 남해산을 바라보셨다. 해산이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겁먹은 암소처럼 눈을 끔벅거리면서 천장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어이, 남해산 무슨 할 말이라도 있냐?”
“웬만하면 그냥 지나가라면서요.”
“그래, 그냥 지나가버릴 수 없는 의견이라도 있단 말이냐?”
“웬만하면 그냥 지나가겠습니다.”
“그래?; 좋도록 하렴.”
선생님이 짐짓 모른 척하고 다시 설명을 시작하려고 하자 고물장수가 투덜댔다.
“정말 너무하십니다. 선생님.”
“그냥 지나가겠다며?”
“그래도 사랑스런 제자의 사기 문제도 있고 한데, 그렇게 야멸찰 수가 있습니까?”
“참으로 까다로운 제자로군. 좋아, 남해산! 용도를 바꾼 발명의 예를 들어보겠니?”
해산은 그때서야 빙그레 웃었다. 모두들 잔뜩 기대하면서 그를 쳐다봤다.
“드럼통 테로 만든 굴렁쇠, 연필꽂이로 쓰는 컵, 노트 찢어 만든 비행기, 모종 화분으로 쓰는 종이컵, 책표지 싸는 달력, 숙제 안한 아이 손바닥 때리는 자...”
“됐다, 이 녀석아! 훌륭한 제자의 사기 문제를 생각해서 이쯤 해 둘 테니까 앉아라! 진도 나가는 데에 방해된다.”
아이들이 잠시 키득거리는 모습을 둘러보던 선생님이 다시 말을 이으셨다.
“다음은 요즘에 많이 이용되는 방법인 남의 아이디어 빌리기다.”
“남의 아이디어를 빌리는 것은 모방이나 도용이 아닌가요?”
6학년 강진순이가 물었다.
“좋은 질문이다. 물론 정도가 지나치면 모방이 된다. 그래서 이러한 행위는 법으로도 금지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나 남의 아이디어를 빌려서 새로운 발명을 하는 것은 괜찮다. 이게 바로 실용신안 제도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이미 특허로 등록되어 있는 기술이더라도 보다 낫게 개선하면, 실용신안 등록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그래서 특허를 대발명, 실용신안을 소발명이라고 하는 것이다.
일본이 그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남의 아이디어를 너무나 많이 이용해서 ‘원숭이 같다’는 비난도 듣고 있지만, 에디슨도 ‘남이 많이 사용한 신기하고 흥미 있는 아이디어를 계속 찾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발명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먹이를 보고 들어가면 덜컥 잡혀 나오지 못하는 쥐덫의 아이디어를 빌려서 바퀴벌레를 잡는 틀을 만든 경우나, 파리를 잡는 끈끈이 테이프 아이디어를 이용해서 바귀벌레가 달라붙으면 움직이지 못하고 죽는 종이를 만든 경우가 좋은 예다. 그러나 단순히 남의 아이디어만 빌리면 발전성이 없고, 무언가를 더해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야 한다. 여기에 이 방법의 가치가 있는 것이다.“
“아야! 왜 꼬집어?”
갑자기 해산이가 비명을 지르면서 옆에 앉은 ‘맹스타’ 맹승희를 노려봤다. 장래 꿈이 발명하는 인기 스타가 되고 싶다 해서 별명이 맹스타가 된 승희와 해산이는 늘 티격태격이었다. 소리를 버럭 지르는 해산이는 승희가 쏘아붙였다.
“왜 남의 발명노트는 힐끔거리는 거야? 너도 원숭이처럼 내 아이디어를 흉내내려는 거지?”
“으이그....”
선생님은 잠자코 두 사람을 쳐다보며 조용해지기를 기다리셨다. 해산과 승희는 그러는 선생님을 쳐다보고는 자라처럼 목을 쑤욱 집어넣었다.
“다음에는 크게 하거나 작게하는 방법이다. 그러니까 크기나 길이를 크게 하거나 작게 하고, 시간을 길게 하거나 짧게 하고, 무게를 무겁게 하거나 가볍게 하고, 두께를 얇게 하거나 두껍게 하는 것 등을 말한다.”
“그럼 더하기 방법이나 빼기 방법과도 비슷하네요, 선생님?”
누군가가 물었다.
“그렇다고 볼 수 있지. 예를 들자면, 3m밖에 못 달리던 장난감 태엽 자동차를 30m쯤 달리게 해서 히트를 한 경우라든가, 자꾸 작아지고 얇아지는 라디오나 시계, 텔레비전 같은 것을 말할 수 있다. 또 아무데서나 간단히 휴대할 수 있고 조리할 수 있는 컵라면 같은 인스턴트 식품, 즉석카메라, 인스턴트 커피 등도 그렇다. 한아름! 그밖에 또 없을까?”
“접는 우산, 접는 텐트, 야구놀이 장난감, 조립식 주택, 접는 자와 줄자 등이 있습니다.”
“그래, 맞았다. 다음에는 폐품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으흠!”
남해산이 갑자기 헛기침을 했다. 선생님은 ‘이 녀석이 또 무슨 일을 꾸미려고 이러나?’ 하는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셨다.
“어험!”
선생님이 아무 말씀도 하지 않고 쳐다보기만 하자 해산이는 다시 한번 헛기침을 했다. 다른 아이들도 쳐다봤다. 6학년들은 그러는 해산이를 곱지 않은 눈으로 흘겨보기도 했다.
“왜, 도 그러니?”
“제가 누굽니까, 선생님?”
“남해산이지.”
“선생님도 참, 제 별명 말입니다.”
“고물장수.... 오라, 폐품을 이용하는 방법이라면 고물장수가 단연 으뜸이라는 말이로구나?”
“역시 선생님은 대단하십니다.”
“아부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면서도 선생님은 흐뭇한 표정이 되셨다. 그러자 맹승희를 위시한 여자 아이들이 까르르 웃었다. 선생님이 의아한 표정으로 맹 스타를 쳐다보셨다.
“승희는 또 왜 그러니?”
“대단하다는 게 무슨 말인지 아세요, 선생님?”
아이들이 킥킥거렸고 선생님은 속으로 ‘아차, 내가 이 녀석들한테 또 걸려든 모양이구나!’ 했다. 그러나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대단하다는 게 무, 무슨 말이냐구? 그야 뛰어나다는 뜻이 아니냐?”
“죄송합니다. 선생님. 그건 ‘대가리가 단단하다’는 말입니다.
발명반원들은 와르르 웃어버렸고, 선생님은 하릴없이 창밖만 내다봤다. 그러더니 잠시 후에 맹승희를 쳐다보며 말씀하셨다.
“‘대가리’라는 ‘머리’의 속된 말을 쓴 죄와 선생님의 머리를 무례하게도 대가리라고 표현한 죄를 알겠지? 폐품을 이용한 발명의 예를 들어봐라. 옳은 대답을 하면 용서할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이 주먹으로 너의 머리가 대단하지 물렁한지 알아봐야겠다.”
승희는 자신 있게 일어섰다.
“가죽제품 공장에서 나오는 가죽 조각으로 가죽장갑이나 지갑을 만드는 일, 석탄의 폐기물인 타르에서 물감과 의약품, 합성수지 등으로 쓰이는 아닐린을 뽑아내는 일, 연탄재로 벽돌을 만드는 일, 다 쓴 볼펜 껍데기로 몽당연필을 끝까지 쓰는 일 등입니다.”
“네 머리도 대단하구나? 좋아, 앉아라. 자, 이처럼 폐품이나 폐기물을 이용한 발명은 참으로 쉬운 방법이다. 폐기물은 단순히 개선하는 것만으로 발명의 목적을 그대로 사용하면 중고품이고 개선하면 발명품이라는 사실이다. 어떤 폐기물이든지 그 성질과 기능을 파악한 다음에, 지금까지 내가 가르쳐 준 발명의 방법들을 응용해 보면 된다. 남이 버린 폐기물이지만 잘만 활용하면 세상도 깨끗해지고 돈과 명예를 한꺼번에 얻는 발명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고물장수의 고물 수집 취미를 본받아야겠다.”
선생님은 가볍게 고물장수 남해산에게 복수의 주먹을 날렸다.
“원시인들은 자연과 더불어 살았지만 현대인들은 발명품과 더불어 살고 있다. 우리가 입고 먹고 쓰는 모든 물건들이 발명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이 수많은 발명품들의 재료를 바꾸는 것도 발명이다. 이 경우에는 재료도 발명품도 모두 남의 것을 이용하는, 아주 쉬운 방법이다.
예를 들어 볼까? 장갑만 해도 고무장갑, 가죽장갑, 털장갑, 비닐장갑, 면장갑 등 갖가지 재료로 만들어졌지? 또 벽돌도 흙벽돌, 시멘트 벽돌, 연탄재 벽돌 등 다양하다. 그뿐이 아니다. 물에 젖는 종이로 컵을 만들 생각을 누가 했겠니? 여러분도 주변에서 재료를 바꿀 필요성이 있는 물건이 없는지 잘 살펴보기 바란다. 찾아내는 그 순간 곧바로 발명이 되는 것이다.
발명의 10계명 마지막은 불가능한 발명은 피하고 실용성이 있는 발명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작게는 자기 개인과 가정과 사회, 그리고 크게는 국가와 인류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실용품이어야 한다는 얘기다. 실용성이 없는 물건을 만들었을 때 그것을 누가 사겠니? 이렇게 얘기하면 다시 발명이 어렵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렇지 않다.
세계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번 발명을 꼽으라면 가시철사, 코카콜라의 병, +자 나사못, 쌍소켓, 미키마우스 등을 들 수 있다. 장미덩굴을 보고 가시철사를 만들어 돈더미 위에 올라앉은 일이나, 가난한 병 공장의 공원이 여자 친구의 주름치마를 보고 아이디어를 얻어 만든 코카콜라 병이 6백만 달러라는 거액을 안겨준 일, 또 잘 망가지는 -자 나사못과 씨름하다가 +자 나사못과 드라이버를 만들어 세계적인 기업가가 된 일, 방안을 기웃거리는 생쥐를 보고 생각해낸 만화 미키마우스가 전 세계를 휩쓴 일, 그리고 하나짜리 소켓의 불편을 없애기 위해서 소캣을 하나 더 붙여 만든 쌍소켓 등은 하나같이 간단한 아이디어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상 열 가지 발명의 원칙에서 보는 것처럼 발명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무슨 일이나 그렇듯이 훌륭한 발명을 하려면 그만큼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도 명심하기 바란다.
끝으로 아까 너희들이 봄방학 동안에 발표한 아이디어 가운데 황당무계한 것들이 상당히 많았는데, 그것은 아주 위험한 발상이다. 예를 들면 쇳덩이로 금덩이를 만들겠다는 식의 발상이나, 사람이 늙지도 않고 오래오래 살 수 있는 약을 개발하겠다는 식의 발상, 영원히 움직이는 영구 운동기관을 만들겠다는 식의 꿈 같은 발명은 아예 시작조차 하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다. 세계 발명계에서는 지금 얘기한 세 가지를 ‘발명의 3대 불가능 분야’로 꼽고 있다. 오랜 세월 동안 이 세 가지 분야에 도전한 사람이 여럿 있었지만, 하나같이 재산을 다 날리고 몸까지 망쳐 패가망신하였음은 물론이다.
이상 ‘발명의 10계명’과 ‘발명의 3대 불가능 분야’를 명심하여 실천하면, 여러분은 장차 에디슨을 능가하는 훌륭한 발명가가 될 것이다.“
그날 학교에서 돌아온 아름이는 선생님이 가르쳐 준 ‘발명의 10계명’을 적어서 책상 앞 벽에 붙여놓았다. 오며가며 그걸 자주 읽다보면 그때마다 좋은 힌트가 떠오를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발명의 10계명>
① 더하기도 발명이다.
② 빼기도 발명이다.
③ 모양을 바꾸는 것도 발명이다.
④ 반대로 생각하는 것도 발명이다.
⑤ 용도를 바꾸는 것도 발명이다.
⑥ 남의 아이디어를 빌리는 것도 발명이다.
⑦ 크게 하거나 작게 하는 것도 발명이다.
⑧ 폐품(폐기물)을 이용하는 것도 발명이다.
⑨ 재료를 바꾸는 것도 발명이다.
⑩ 불가능한 발명은 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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