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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명동화
백마(白馬)의 발명이야기(21)
새로운 모양의 떡국용 떡이 발명되다
즐거웠던 여름방학도 끝나고 새 학기가 시작되었습니다. 백마와 방울이에게는 그 동안 그 어떤 방학보다도 가장 바쁘고 보람 있는 방학이었습니다. 어느 사이 추석도 눈앞으로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추석을 며칠 앞둔 어느 날 백마가족은 방울이네 가족을 비롯하여 가까운 이웃들을 초청하여 조촐한 저녁파티를 열기로 했습니다. 이웃이 모여 파티를 한다는 소식에 백마와 방울이는 신이 났습니다. 그러나 백마 엄마는 큰 걱정이었습니다. 파티 음식을 무엇으로 준비해야하는지에 대한 문제 때문이었습니다. 백마 엄마는 하루 동안 고심했으나 결정을 할 수 없었고, 급기야 저녁 식사 후 가족회의가 열렸습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아빠는 ‘음식이 문제가 아니고 정성이 중요하다’며 엄마가 알아서 간단하게 준비해라고 하셨으나 그럴수록 엄마는 더 큰 걱정이었습니다. 바로 이때 백마가 나섰습니다.
“엄마! 떡국 어때요?”
“애는, 떡국은 설에 먹는 거지... 쓸데없는 소리마라.”
엄마는 버럭 화를 내셨습니다. 백마는 나름대로 생각이 있어 제안한 것인데 신경이 날카로워져 있던 엄마는 시기가 맞지 않는 음식이라는 이유로 화를 낸 것입니다. 백마는 자세한 설명도 없이 대뜸 떡국을 제안해 엄마가 이해하지 못하고 화를 낸 것을 알아차리고 자세하게 설명하기로 했습니다.
“엄마! 화나게 해서 미안해요. 그런데 우리 식구들이 즐겨 먹는 음식이 여름에는 칼국수, 겨울에는 떡국이었잖아요. 이는 방울이네 가족도 마찬가지고요. 그런데 칼국수를 저녁파티 주 음식으로 내놓기에는 뭔가 어울리지 않은 것 같고, 그래서 주 음식을 떡국으로 하고 부 음식을 조금만 더 준비하면 엄마도 편할 것 같아서 드린 말씀이에요. 특히 엄마가 만드시는 떡국은 이웃들이 모두 명품이라고 칭찬하잖아요. 또 기회만 있으면 먹어보기를 원하고 있고요.”
백마의 자세한 설명에 엄마의 얼굴은 금방 환해지며 조금 전까지 걱정했던 모습도 사라졌습니다. 듣고 계시던 할아버지를 비롯한 가족 모두도 백마의 제안이 일리가 있다며 동의를 표했습니다.
백마네 이웃 가족 초청 파티의 주 음식은 떡국으로 결정되었고, 떡은 집에서 질이 좋은 쌀을 떡 방앗간에 가지고 가서 만들어 오기로 했습니다.
드디어 파티가 열리는 날 오후. 백마는 엄마를 따라 마을 입구에 있는 떡 방앗간을 찾았습니다. 이곳에서는 여러 종류의 떡을 만들어 팔기도 하고, 재료를 가져오면 만들어주기도 했습니다. 엄마가 깨끗이 씻고 부드럽게 물에 불려 준비해간 쌀은 기계에서 금방 눈처럼 하얀 가루로 변하고, 이것을 시루에서 찐 다음 떡국 떡을 만드는 기계에 넣어지기가 무섭게 둥글고 긴 떡이 되어 나왔습니다. 방앗간 주인은 긴 떡을 적당한 크기로 잘라주었습니다.
김이 뭉실뭉실 나는 떡은 아주 멋이 있었습니다. 엄마도 만족하다는 표정이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때 백마의 발명가 기질이 발동했습니다.
“어마! 왜 떡이 모두 둥근 모양이에요. 삼각도 있고, 사각도 있고, 오각도 있고, 육각도 있고, 별모양도 있으면 좋지 않을까요?”
백마의 뜬금없는 말에 엄마는 또 버럭 화를 내셨습니다.
“애, 지금 빨리 집에 가서 파티 준비를 해야 하는데 또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니. 어서 서둘자.”
백마가 생각해도 엄마 혼자서 저녁 파티를 준비하기엔 시간이 부족하다는 생각에 엄마의 말씀대로 서둘러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백마는 왜 떡국용 떡이 둥글기만 해야 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 떡국용 떡을 삼각, 사각, 오각, 육각, 별 모양 등 다양하게 만드는 방법을 내가 발명해야겠다.”
백마는 서둘러 떡 방앗간으로 달려갔습니다. 때마침 떡 방앗간에는 손님이 한 사람도 없었고, 떡을 만드는 기계도 멈춰져 있었습니다. 주인의 허락을 받은 백마는 떡이 나오는 기계를 자세히 살펴보았습니다. 그 순간 백마의 머릿속에는 번개처럼 스쳐가는 아이디어가 있었습니다.
‘이거, 너무 쉬운 발명이잖아. 떡이 나오는 공간을 삼각, 사각, 오각, 육각, 별 모양 등으로 바꾸면 되잖아!’
파티가 모두 끝나고 이웃들이 모두 돌아가려는 순간. 백마는 모두를 향해 자신의 발명내용을 설명했습니다.
순간 백마의 집안 가득 환호와 박수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가장 큰 환호로 박수를 친 사람은 방울이었습니다.
글 : 왕연중(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 소장/전국발명교육인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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