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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명동화
백마(白馬)의 발명이야기(15)
백마와 방글이 가족, 팽목 항을 찾다
5월은 어린이들에게는 더 없이 행복한 달입니다. 5일 어린이날이 있고, 8일에는 어버이날이 있어 가족과 함께 하는 날이 많고 가족 여행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올 5월은 세월호 사고로 거의 모든 일정이 취소되었습니다.
이 때문에 백마와 방글의 가족은 5일 어린이날 세월 호 사고로 숨진 분들의 명복을 빌고, 그 유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멀리 진도 팽목 항을 찾아 가기로 했습니다. 백마와 방글의 가족은 백마와 방글로 인해 어느 사이 이웃사촌에서 같은 가족처럼 친한 사이가 되었습니다.
팽목 항에는 연휴를 맞아 전국에서 찾아온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워낙 사람이 많아 실종자 가족들을 직접 만날 수는 없었으나 준비해간 위로의 물품을 전하고, 팽목 항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아직 생사도 모르는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기도하고, 애통하게 숨진 고인들의 명복도 빌었습니다.
두 가족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아니 너무 슬퍼 말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잠시 후 실종자가족들이 묵고 있는 체육관을 찾았습니다. 마침 사고대책본부의 대변인이라는 분이 중간보고를 하고 있었습니다. 가족들은 실종자의 시신이 사고 현장에서 4키로 미터나 떨어진 곳에서 발견되었다는 보고를 받는 순간 너무 놀라 서있던 자리에서 힘없이 주저앉아버렸습니다. 시신조차 찾을 수 없을까하는 걱정 때문이었습니다.
실종자 가족 중에는 백마와 방글이 또래의 어린이들도 많았습니다. 연휴를 맞아 부모님에게 달려온 것입니다. 백마와 방글이 가족들은 어른들과, 백마와 방글은 또래 어린이들과 두 시간이 넘도록 자리를 같이했습니다. 처음에는 피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실종자가족 어린이 중의 초등학생인 하은이는 고등학교에 다니던 오빠가 수학여행을 떠났다 사고를 당했는데 사신조차 찾을 수 없다며 계속 울고 있었습니다. 얼마나 울었는지 눈이 빨갛게 충혈되고 퉁퉁 부어있었습니다.
순간 백마는 1년 전 자신이 발명했던 위치 추적이 가능한 명찰 및 학생증이 생각났습니다. 핸드폰은 물에 젖어 고장이 나거나 꺼져있으면 위치 추적이 불가능하므로 명찰이나 학생증 등 모든 신분증에 센서를 넣어 미아가 발생하거나 납치되었을 때 위치를 추적하여 빨리 찾아내자는 것이었습니다.
백마의 이 발명은 이미 비슷한 발명이 있어 더 이상 연구는 포기해버렸습니다. 그 후 백마는 위치추적 센서를 구명조끼에 부착하면 바다나 강에서 실종된 사람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는 발명을 했으나 이 역시 이미 같은 발명이 있다고 해서 연구를 그만둔 경우도 있었습니다.
생각이 여기에 이르자 백마는 화가 났습니다.
“이미 발명이 되어있었는데, 왜 상품화를 하지 않았지?”
백마가 무심코 지른 큰 소리에 주변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라 백마를 바라보았습니다. 순간 백마는 벌떡 일어나 죄송하다는 사과를 하여 문제는 일단락되었으나 백마는 화를 참을 수 없었습니다.
‘어른들은 왜 이미 발명된 위치추적이 가능한 구명조끼를 대량으로 상품화하지 않았을까?’
팽목 항을 떠나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백마의 자초지종 이야기를 들은 가족들은 백마에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할아버지도 할머니도 양가 부모님들도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차내는 계속 무거운 침묵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침묵을 깬 것은 방글이었습니다.
“백마야! 이번에 학교에서 우리들이 사용하는 의자를 새로 제작하는데 그에 따른 발명 아이디어를 모집한다는 공고 보았지? 내일도 휴일인데 함께 연구해보지 않으련?”
“그래, 내일 네가 우리 집으로 오련.”
“오케이.”
두 가족을 실은 자동차가 이 시간쯤 달렸을 무렵, 차안에는 적막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운전을 하는 백마 아빠 외에는 모두 깊은 잠에 빠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다음 회에는 백마의 집에서의 발명이야기가 이어집니다.=
(글 왕 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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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연중의 발명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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