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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명동화
백마(白馬)의 발명이야기(5)
‘거실 물건’의 개량 발명
고모네 집의 거실은 백마의 집의 거실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고급스럽고, 정리 또한 잘 되어 있었습니다. 고모 결혼식 때 본 예식장의 인테리어가 떠오를 정도였으니까요. 이 처럼 좋은 거실에 무슨 문제가 있다는 것인지 백마는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겉보기에는 전혀 문제가 없어 보였기 때문입니다.
“고모! 거실에는 아무 문제도 없는 것 같은데요?”
“아니란다. 온통 문제투성이란다.”
백마네 집의 거실은 15년 전 분양받아 올 때 그대로였고, 가구 또한 그 때 구입한 것이었지만 별 문제가 없었는데 새집인 고모네 집 거실에 무슨 문제가 있다는 것일까. 백마는 이곳저곳 살펴보았습니다. 바로 그때 고모가 거실 중앙에 놓인 탁자를 만지면서 긴 한숨을 내 쉬었습니다.
“거실에도 문제투성이지만 가장 큰 문제는 이 탁자란다.”
고모네 집 거실의 탁자는 투명한 유리로 만든 어항 겸용이었습니다. 물을 반쯤 채운 어항 안에는 이름 모를 부유식물과 물고기들이 자라고 있었습니다. 장식 겸용 수분 조절용으로 선택한 탁자라고 했습니다.
“고모! 아주 고급 탁자네요. 그런데 어디 고장이라도 났나요?”
오늘따라 백마의 눈에는 문제점이 쉽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백마 머릿속에는 선물을 안고 집으로 돌아가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거 보렴. 물 안에 이물질이 많이 생겼지? 이물질을 제거하려면 물을 갈아주어야하는데 무척 힘든 일이란다. 또 탁자 바닥에 깔린 카펫을 보렴. 습기가 차있어 갈아주어야 하는데 무척 힘든 일이란다. 이뿐만이 아니란다. 어항 안에는 조명을 위해 불을 켜 두는데 전기료도 만만치 않단다.”
문제점을 설명하는 고모의 눈에는 눈물이 맺히고, 목소리도 울먹이고 있었습니다. 탁자를 판 가계에 어려움을 호소했으나 뾰쪽한 방법을 찾을 수 없었다고 합니다. 방법을 알아야 공사를 할 수 있는데 방법을 아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었지요.
“이번에는 너도 어렵겠지? 어른인 고모가 어린이인 너에게 고생을 시키는구나.”
“고모! 이것이 문제였어요?”
“그래! 이번에는 어렵겠지?”
“아니요. 너무 간단한 문제예요.”
“그래!?”
순간 고모의 얼굴은 아침 이슬을 머금은 나팔꽃보다도 밝고, 떠오르는 태양보다도 환하게 웃고 있었습니다.
“고모! 발명특강에서 유명한 선생님한테 들은 이야기인데 ‘세상에서 발명처럼 쉬운 것도 없다.’고 하셨어요. 또 발명은 ‘세상에 없는 물건을 만들거나 그 방법을 찾는 것이 아니고 있는 물건을 좀 더 아름답게 또는 좀 더 편리하게’ 라고 강조하셨어요. 더 중요한 말씀은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는 ‘발명의 10계명’을 응용해보라고 하셨어요. 이 탁자의 문제들은 ‘발명의 10계명’을 응용하면 해결할 수 있겠네요.”
고모는 백마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없다는 듯 백마의 입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백마의 자세한 설명을 듣고 나서는 자신도 ‘발명의 10계명’을 공부하고 싶다고 하며, 서둘러 해답을 말해보라고 다그쳤습니다.
“고모! 해답은 너무 간단합니다. 그런데 목이 마르네요. 제 목이 고급 음료가 필요하다네요.”
“알았다. 네가 원하는 어떤 음료든 사다 줄 테니 어서 해답을 말해봐.”
“약속했습니다. 물을 가는 방법은 어항 밑 부분에 수도꼭지를 달아 고무호스를 연결하면 해결되지요. 바닥에 깐 깔판은 카펫 대신 두꺼운 유리로 바꾸되 바닥에 롤러스케이트처럼 바퀴를 달면 되고요. 전기료 절약은 전구를 0.5W짜리 LED전구로 교체하면 되잖아요.”
고모는 무척 기뻐하며 한마디 내뱉으셨습니다.
“그 정도는 나도 할 수 있겠다.”
“그래서 제가 ‘발명은 누구나 할 수 있다’고 말씀드렸잖아요.”
“그래 지금부터는 문제가 발생하면 나도 스스로 해결하여 너처럼 발명가가 되어야겠구나.”
그날 늦은 오후, 외출에서 돌아오신 고모부도 크게 기뻐하며 약속대로 용돈을 주었고, 백마는 고모와 함께 집으로 향하는 택시에 올랐습니다.
=다음 회에도 ‘택시 안’에서의 발명이야기가 이어집니다.=
(글 왕 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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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연중의 발명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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