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왕의 발명
발명가이자 과학자
위대한 지배자 알렉산더 대왕. 후세사람은 그를 일컬어 정복자라 일컫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그는 타고난 용맹함과 지략으로 이집트·그리스·서남아시아를 아우르는 거대한 왕국을 건설, 부흥시켰다. 또한 죽는 그 순간까지 세계제국을 꿈꾼 야심가이기도 하다. 그의 일생은 칼과 말 그리고 피비린내로 점철된 듯한 인상마저 풍긴다.
그러나 그의 숨겨진 일면에는 진리를 갈망하고, 새로운 것에 도전 흡수하는 발명가이자 과학자적인 면모가 숨어있다.
언제나 탐구하는 그의 진취적 정신이야말로, 그를 역사 속에 깊이 새기게 한 원동력일 것이다.
대왕의 낙서
대왕의 낙서는 언제나 궁의 화제 거리였다. 대신들은 로비에 모여, 혹은 연회장에서도 틈만 나면 왕이 그리는 불가사의한 그림에 대해 토론하곤 했다.
“이번에는 뭘 그리시는 걸까?”
“글쎄 통 알아볼 수 있어야지. 몽둥이인줄 알았던 그림이 후에 길 다란 저수지가 되지 않았소.”
“허허... 그때 난 왕께서 새로운 무기를 구상하시는 줄 알았지 뭐요. 길 다란 몽둥이 같은 것에 가시가 달려서 휘두르면 사람이 다치는...”
“나도 같은 생각을 했었는데, 하여간 왕의 뜻을 안다는 건 정말 힘이 드는구려.”
전쟁에서 돌아온 왕을 맞아 한 자리에 모인 대신들은 또다시 왕의 오래된 취미를 두고 이야기꽃을 피웠다.
왕은 언제나, 신하들로부터 의견을 들을 때나, 심지어 밥을 먹을 때에는 늘 무엇인가를 그리고 있었는데, 그 그림의 내용이 모두를 궁금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왕의 거대한 산과 상자로 보이는 그림을 그려 왕실의 화가에게 내리면, 며칠 후에는 산 밑에 지을 작은 요새의 설계도면이 되어 나타났다. 또 길 다란 막대기와 아무렇게나 구부러진 나선, 또 어지러울 정도로 마구 그어진 난잡한 선들은 마케도니아의 제2의 수도를 세우는 기본그림이 되기도 했다.
왕의 낙서는 그림뿐만이 아니라 깨알같이 적힌 설명서가 함께 따라 다니곤 했는데, 그림의 비밀이 이 설명서에 자세히 적힌 듯 했다. 왕실의 화가도 이 설명을 바탕으로 설계도면을 만들어 내곤했다.
아무튼 왕의 낙서는 단순한 쓰레기가 아니라, 나라의 모습을 바꿀 중요한 단서가 되는 셈이었으므로 대신들이 크게 신경을 쓰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물론 개중에는 단순한 호기심으로 왕의 그림과 그 뜻을 알아내려 하는 이도 섞여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은 왕의 낙서를 통해, 그의 뜻과 계획을 미리 읽어 왕의 신임을 얻고자 하였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들은 번번이 실패하기 일쑤였다.
이렇듯 알렉산더 대왕의 낙서는 아주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었다. 어쩌면 그것은 대왕이 품은 웅대한 야망을 표현하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었다.
알렉산더의 야망은 보통 사람이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웅대했다.
스무 살의 어린 나이로 아버지의 뒤를 이어 마케도니아의 왕이 된 뒤로 그는 한시도 쉬지 않았다. 3만 명의 대군을 이끌고 그리스 전역을 정복하는가 하면 페니키아, 페르시아, 소아시아, 시리아,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등 인근 영토는 모두 자신의 발아래 굴복시켰다. 그의 야심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그의 가슴에는 항상 불덩어리 같은 것이 들어있어 그를 앞으로 앞으로 돌진하게 했다. 그의 야망은 땅이 이어지는 한은 계속 될 것만 같았다.
그의 들끓는 야망은 또 여러 가지 생각으로 되살아나곤 했다.
‘좀더 빠르고 견고한 배를 만들 수 없을까?’
‘적의 침공에 대비하려면 높은 망루가 필요하겠군.’
‘가뭄에 대비해서 수로를 만드는 것은 어떨까?’
궁금증이 생길 때마다, 그는 깨알 같은 글씨로 메모를 하고, 좋은 아이디어가 생기면 그림으로 남기기도 했다.
물론 생각이 떠오르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 늘 쓸 것을 가지고 다니며, 생각을 옮겼다.
그림으로 그리면 복잡했던 생각들도 간단하게 정리되고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떠올라, 왕은 이 방법을 가장 즐겨 썼다. 덕분에 알렉산더의 통치하에 있는 왕국에는 늘 새로움이 넘쳤다.
그러나 날로 번성하는 그의 거대한 왕국이 늘 평안한 것만은 아니었다. 크고 작은 사건이 늘 일어나 알렉산더를 괴롭히곤 했다. 해안가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선박사고 들이 그 대표적인 것이었다.
달을 만들겠다는 왕의 계획
“뭐라고, 마케도니아호가?”
웬만한 일에는 눈도 꿈쩍하지 않는 알렉산더도 이번에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마케도니아 호는 그의 왕국에서 가장 호화롭고 큰 범선으로 마케도니아의 자랑이었다. 이 침몰 사고는 그의 자존심을 손상시킨 것이나 마찬가지의 일이었다.
알렉산더의 안색이 변하자 대신들도 안절부절 어찌할 바를 몰랐다. 잦은 침몰사고로 여러 가지 피해를 입었는데, 마케도니아호 마저 그 지경이 되니 그만 낙담하고만 것이다.
“어쩌다 그 지경에 이르게 된 거요. 경이 한번 설명해 보시오.”
왕은 의자에서 몸을 일으켜 주위를 둘러보았다. 모두들 사태의 심각성을 잘 알고 있는 듯 고개를 깊이 숙이고 있었다.
“제가 설명 드리겠습니다.”
대신들이 늘어서있는 줄밖으로 한 신하가 성큼 앞으로 나오며 목소리를 높였다.
“왕께서는 마케도니아호의 사고로 몹시 상심하신 듯 하오나, 이는 오래전부터 예견되 온 일이기도 하옵니다.”
“불과 달포 전에도 신은 왕께 작은 선박 두 척이 해안에 좌초하여 피해를 입었다고 보고를 올린 일이 있지 않사옵니까?”
“그래 바위에 부딪혀서 뱃머리가 크게 상했다고 했지...”
왕은 고개를 끄덕였다.
“해안가에서 크고 작은 사고로 배가 가라앉는 사고가 잦다는 것은 나도 익히 알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한두 번 일어난 일도 아니고 경들이 그에 대한 대책을 세웠어야 옳은 것이 아닌가?”
“그러나 왕이시여. 저희 힘으로는 너무 버거운 일입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사고가 일어나는지에 대해서는 조사를 하였는가?”
왕의 목소리는 점점 더 높아졌다.
“그것에 대해서는 소신이 아뢰옵지요.”
또 다른 대신이 앞으로 나섰다.
“왕께서도 아시는 바대로 마케도니아호를 비롯한 선박들이 침몰하는 구역은 안개가 잦은 곳입니다.”
“더구나 밤이 되면 앞도 분간이 되지 않는 터라 어지간히 노련한 선원이 아닌 다음에야 별 방도가 없는 줄 압니다.”
“특히 이번 사고는 비바람이 몰아쳐서 그리스 제일의 선장이 지휘했음에도 불구하고 피해를 모면치 못한 것으로 사려 됩니다.”
대신들의 보고에 알렉산더는 지그시 눈을 감았다.
사실 마케도니아 해변에서 사고가 잦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 자신도 잘 알고 있는 터였다. 마케도니아 해변은 암초가 많고, 안개가 잦아 선원들도 꺼려하는 지역이었다. 스스로도 전장에서 비바람 때문에 위험을 겪었던 적이 수없이 많았다.
“그렇다면 방도가 전혀 없겠는가? 좋은 의견들을 모아보게.”
알렉산더의 주문에 대신들은 한결같이 고개를 저었다.
“정녕 해답이 없겠는가?”
왕의 주문에 신하들은 모두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왕이시여. 저희는 많은 방법을 동원하였습니다. 배가 들어올 때 많은 사람이 횃불을 들어 비추기도 하고...”
“하지만 횃불은 멀리 가지 못하기 때문에 그다 큰 도움이 못되는 듯 했습니다.”
“그나마 비바람이라도 불면 횃불은 단숨에 꺼져 아무런 소용이 없지요.”
“그저 달이 훤하게 비추기를 신께 기원하는 수밖에...”
대신들은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고개를 떨구었다. 수많은 전투에서 혁혁한 전과를 올린 용감한 장군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략가로 널리 알려진 재도대신도 마찬가지였다. 자연의 위대한 힘 앞에서는 별다른 방법이 없어 보였다. 그러나 단 한 사람 알렉산더만은 위축되지 않은 채 오히려 자신감에 넘치고 있었다.
“달이라... 밝은 달이 있다면 문제가 해결된다는 말이지?”
“그럼, 거친 바다를 항시 밝게 비추는 달을 만들면 될 것 아닌가? 아주 좋은 생각이야.”
대신들은 너무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 어떤 방법도 마련할 수 없다는 뜻에서 달만이 해결책이라 했던 것인데, 왕은 오히려 이를 훌륭한 대책이라 치켜세우니 어안이 벙벙한 노릇이 아닐 수 없었다.
“왕이시여. 인간이 달을 만들다니요. 정녕 진심에서 하신 말씀이신지요?”
불에 데인 사람처럼 화들짝 놀라며 장군이 앞으로 뛰어 나왔다.
“왜? 그대는 내가 달을 만드는 것이 불가능하다 생각하는가?”
“왕은 위대하십니다. 인간의 세계가 몇 천 년이 이어져도, 왕과 같으신 분은 다시없을 것이옵니다.”
“하지만 달은 인간이 관계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아니.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네.”
알렉산더의 자신감 넘치는 말에 모두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모두들 왕의 명령이 얼마나 절대적인지 잘 알고 있었다.
왕의 한 마디 명령에 마을이 생겼고, 한 나라가 사라졌으며, 산이 깎이고 강이 메워졌다. 어느 누구도 왕의 명령을 거역할 수는 없었다. 달을 따오라고 하면 따는 시늉이라도 해야 되는 것이었다.
“왕이시여 그것은...”
“아니, 다른 말은 더 듣고 싶지 않네. 경들은 암초의 위치와 안개 끼는 지역과 날씨궂은 날의 횟수를 상세히 관찰하여 보고하도록 하게?”
“또 배를 관리하는 모든 이들에게 명하여 흐린 날은 출항을 삼가 토록 하고, 사고가 잦은 지역에선 각별히 주의하도록 당부하게?”
왕은 바르게 말을 마치고는 놀라 안절부절하는 대신들을 남겨둔 채 황급히 자리를 떴다.
왕의 지시가 있은 뒤, 궁 안은 벌집을 쑤셔 놓은 듯 술렁이기 시작했다. 언제 내려질지 모를 왕의 명령을 기다리며 모두 초긴장 상태가 되어 있었다. 어떤 이는 왕의 판단력이 흐려진 모양이라며 탄식을 하기도 했다. 그들 중에는 왕의 숨겨진 깊은 뜻에 대해 아는 이는 없었다. 모두 왕이 내뱉은 한마디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 걱정하는 이들 뿐이었다.
왕은 이들의 걱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사색과 낙서를 즐기면서 평소와 다름없는 일과를 보내고 있었다. 너무 느긋하게 움직여서 사정을 모르는 사람이 보면 아무 걱정도 없는 듯 했다. 그러나 그의 머리 속에서는 치열한 생각의 전쟁이 끊임없이 일고 있었다.
‘배가 해안가에서 자꾸 침몰하는 것은 해안에 삐죽이 나와 있는 바위들에 부딪히기 때문이군.’
‘거센 바람이라도 불면 엄청난 힘이 배로 전해져서 전속력으로 바위에 부딪히니, 마케도니아호 같은 큰 배도 맥없이 부서지는 것이고...’
왕은 신하들이 올린 보고서를 들여다보며 생각을 거듭했다.
‘그렇다면 밝아서 앞을 분간할 수 있으면 암초를 피할 수 있다는 이야기로군.’
“좋았어. 그렇게 하면 문제가 해결되겠다.”
왕은 생각이 정리된 듯 무릎을 쳤다. 달을 만들겠다는 그의 계획이 완성된 것이다.
최초의 등대를 짓기 위한 설계
갑작스런 왕의 부름에 대신들은 당황하고 놀라 어찌할 바를 몰랐다. 다만 마케도니아호 침몰 사고이후 계속되온 불안감이 현실이 되는 것 같아 초조하기만 하였다.
“내가 경들은 부른 것은 배의 침몰을 막을 달을 만들기 위함이오.”
왕의 엄숙한 목소리에 아무도 입을 열지 못했다. 도대체 왕의 진정한 뜻을 알아낼 수 없어 그저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경들의 말대로 인간이 달을 만들 수는 없는 노릇이고... 그래서 짐은 밝은 달을 대신할 거대한 횃불을 만들고자 하오.”
“크고 높은 탑을 세워 꺼지지 않는 횃불을 피울 작정이오. 비와 바람을 막을 수 있는 지붕을 씌우면 언제든지 밝은 빛을 멀리 멀리까지 보낼 수 있을 것이오.”
뜻밖의 말에 모두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아, 그랬구나. 역시 위대한 왕이시다.’
‘멀리 비추는 횃불이라니... 누구도 상상치 못한 일인데.’
대신들은 마음속으로 감탄하고 또 감탄했다. 높은 곳에서 커다란 횃불을 비추면 멀리 바다에서도 그 빛을 목표로 삼아 안전하게 육지로 올라올 수 있을 것이었다. 게다가 지붕이 있어 비바람으로부터 횃불을 보호할 것이니 웬만한 악천후에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었다.
“모두 내 뜻을 이해했으리라 믿소. 자 여기 이 그림을 왕실 화가에게 주어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도록 하오.”
대신들은 왕의 낙서를 받아 들었다. 언덕 위에 높다란 탑이 있고, 그 탑에서는 밝은 빛이 나와 바다로 이어지고 있는 그림이었다. 그림 주위에는 쉽게 알아볼 수 없는 글자들이 빽빽하게 들어차있어, 왕이 얼마나 고심했는지 짐작하고도 남았다.
“명하신대로 시행하겠습니다.”
왕의 명령이 있은 뒤 꼭 보름이 지난 후 최초의 등대를 짓기 위한 설계도면이 완성되었다. 재료는 강풍에도 흔들리지 않도록 돌과 바위가 선택되었고, 높이는 먼 바다까지 빛을 보낼 수 있도록, 사람 키의 10배가 넘도록 설계 되었다. 언뜻 보기에도 너무 훌륭했다. 왕의 흡족한 미소를 띠웠다.
“좋아. 내생각대로군. 훌륭해.”
“이 등대는 어디에 세우는 것이 좋겠는지요. 신들은 알렉산드리아항 밖에 위치한 파로스 섬이 적당하겠다고 의견을 모았습니다만.”
파로스 섬은 알렉산드리아 항구 밖에 있는 외딴 섬이었다. 당시 알렉산드리아는 이집트에서 가장 번성한 항구였으며, 카이로에서도 약 1백80킬로 정도 떨어진 번화한 곳이었다. 상업과 교통의 요지였을 뿐 아니라, 배들이 가장 많이 드나드는 곳이기도 했다. 또 나일강이 삼각지를 이루는 부분으로 비옥한 영토로 곡식이 많이 나고 물산이 풍부하였다.
“짐의 생각도 같소. 경들이 조사해서 올린 보고에 의하면 알렉산드리아에서 가장 사고가 빈번한 곳으로 표기되있더군.”
“게다가 그곳으로 드나드는 배들은 물품을 가득 싣고 있어, 사고가 나면 손해도 막심하지.”
“그러니 두말 할 것도 없이 파로스 섬에 횃불 탑을 세우도록 하시오.”
알렉산드리아 항을 드나드는 배들은 모두 안전
왕의 결정이후 작은 섬이었던 파로스에도 새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육지로부터 커다란 바위가 매일 끊임없이 옮겨졌다. 이와 함께 전국에서 특별한 심사를 거쳐 뽑힌 건장한 남자들이 커다란 연장을 들고, 속속 섬으로 들어 왔다. 파로스는 순식간에 활기로 가득 찼다.
횃불 탑은 바다가 잘 보이는 언덕위에 세우기로 결정되었다. 먼저 커다란 바위로 초석을 세우고, 그 위로 큰 돌을 차근차근 쌓아갔다.
큰 돌의 틈새는 작은 돌로 꼼꼼히 메워졌다. 불을 붙이는 꼭대기에 쉽게 올라갈 수 있도록 나선형의 계단도 만들었다. 돌을 쌓을 때는 탑의 주변을 흙으로 빙 둘러 쌓아 작은 언덕을 만들었다. 이 언덕으로 큰 돌들도 탑의 꼭대기까지 쉽사리 옮길 수 있었다.
날이 가는 만큼 탑의 높이도 점점 커져갔다. 마치 커다란 나무가 쑥쑥 자라고 있는 것 같았다.
그로부터 몇 개월이 지난 뒤, 파로스 섬에는 희고도 아름다운 큰 탑이 그 자태를 드러내었다. 돌을 옮기기 위해 쌓았던 흙무더기를 치우자, 탑은 곧게 뻗은 흰 자작나무처럼 위풍도 당당하게 바다를 향하고 있었다.
겉보기에도 무척이나 견고하고, 튼튼한 탑이었다. 구름처럼 많은 사람들이 흰 횃불 탑을 구경하기 위해 알렉산드리아 항에 모여 들었다.
“저 탑 위에 불을 놓는다지?”
“멀리서도 불빛을 보고 배가 잘 찾아들게 하려는 거라네.”
“참 희한하군. 대왕의 생각이라지?”
“그렇다더군. 항구에 세워진 창고도 그렇고 정말 대왕이 하시는 일은 모두 놀라운 것 뿐이야.”
새로 만들어진 횃불 탑 덕분에 알렉산드리아 항을 드나드는 배들은 모두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었다. 알렉산더 대왕의 말대로 횃불 탑의 밝은 불빛은 오랜 배 여행에 지친 이들에게 밝은 달의 구실을 해주었다. 때문에 알렉산드리아 항은 전보다 훨씬 활기에 넘치게 되었고, 그의 왕국 또한 더욱 부강해졌다.
문헌에 의하면 인류 최초의 등대인 마케도니아의 횃불 탑이 완성된 것은 기원전 3백년경이라 한다.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약 2천년 전에 벌써 뱃길을 인도하는 수단이 완성된 것이다. 또 기록은 이 등대가 수십 킬로미터 밖에 까지 빛을 낼 수 있었으며, 6백여 년 동안 등대로서의 구실을 훌륭히 했다고 전한다.
|
왕연중의 발명소설
Designed by DOWO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