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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 의 보 감
동양의학의 진수
동양의학의 진수라고 불리는 의학 백과사전 동의보감. 그 책은 쓰여 진지 벌써 사백여년이라는 긴 시간이 지난 고전중의 고전이다. 그런데 이 책에 담긴 의학적 사상은 지금 이 현대에 이르러서도 크게 찬사를 받고 있다.
“아니! 이렇게 신비한 의술이 있었다니!”
파란 눈의 서양인조차도 동의보감의 깊은 철학과 의학적 지식에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고 한다. 그만큼 동의보감은 인간과 자연의 심오한 관계를 다루며 현대 의학이 접근하지 못하는 깊은 세계에까지 이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세계의 찬탄을 받고 있는 동의보감도 정작 그 지은이 허 준의 사상과 삶에 비하면 너무나 하찮은 것에 불과하다.
의학의 개념조차 제대로 성립되어 있지 않았던 그 불모의 시대에 한줄기 선명한 획을 그은 허준, 그는 진정 인류 의학에 혁명을 일으킨 위대한 의학자였다.
첩의 자식
달빛에 어슴푸레하게 산등성이의 우아한 모습이 드러나고 있었다. 멀리서는 부엉이의 울음 소리가 들려오고, 가끔 바람이 불어와 갈잎을 흔들어댔다.
“휴우!”
길게 이어진 담장 아래서 한 소년이 길게 숨을 내쉬고 있었다. 푸른 달빛에 드러나는 그의 얼굴은 왠지 깊은 수심에 잠겨 있는 듯 했다.
“하아! 논어를 읽고 맹자를 읽으면 무슨 소용인가? 서자의 몸, 과거장의 근처에도 가지 못하는데...”
소년의 깊은 한숨에는 애달픈 곡조가 숨어 있었다.
소년의 이름은 준. 응천부사 허 대감의 둘째 아들이었다. 그러나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슬픈 아들이었다. 바로 첩의 아들이었던 것이다.
당시 조선시대에는 신분제도가 아주 엄격하게 지켜지고 있었다. 똑같은 사람인데도 양반과 상놈으로 나뉘어져 있었고, 양반이라도 첩의 자식은 대접을 받지 못하였다. 기껏해야 의학이나 천문학 등의 낮은 관직에 오를 수 있을 뿐이었다.
소년이 달빛아래서 깊은 상념에 빠져있을 무렵에, 그의 뒤로 검은 그림자가 살짝 비쳤다. 그 그림자는 조심스럽게 걸음을 옮기며 소년의 곁으로 다가서고 있었다. 소년이 인기척을 깨닫고 몸을 움직였을 때 그 그림자는 이미 그의 곁에 바짝 붙어 서있었다.
“아버... 아니, 나리! 여기는 어인 일로 납시셨습니까?”
소년은 무심결에 튀어나오는 아버지란 말을 황급히 거두며 고개를 조아렸다.
“네기 밤마다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것을 내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 준아! 마음에 걸리는 일이라도 있는 게냐?”
허 대감은 수척해진 아들을 근심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서자니 서자이기는 해도 그에겐 둘도 없이 대견스런 아들이었다.
“아니옵니다.”
소년은 눈에 가득 눈물을 글썽이며 입술을 깨물었다. 아들의 물기어린 눈을 보자, 대감의 마음은 천 갈래 만 갈래로 갈라지는 것 같았다. 아들의 피맺힌 심정을 그도 잘 아는 터였다.
“허허! 적실로만 태어났으면 정승을 하고도 남을 터인데...”
허 대감은 공허한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여럿 있는 자식 중에서 가장 총명하고 성품이 올바른 준이가 아니던가. 그의 마음도 준이의 슬픔에 못지않게 답답하기만 했다.
“그래. 내 네 어미에게 말을 들었다만... 의원이 되고 싶어 한다고?”
대감의 물음에 소년은 아무 대답 없이 고개만 조아렸다.
“그래. 내 너의 심정을 잘 알지... 어린 경이의 죽음에 많이 마음이 상한 것이겠지...”
준이의 눈에서 마침내 눈물이 또르르 흘러내렸다. 경이는 준이가 가장 아끼던 머슴이었다. 경이는 비록 머슴이기는 했지만 준이의 마음을 가장 잘 이해 해주는 진실한 친구였다.
“됐다. 내일 아침 일찍 행장을 차리 거라. 이미 의학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으니, 스승을 맞아야 할 것이 아니냐? 유 의태라는 명의를 주선해 두었으니 떠나도록 해라!”
허 대감은 말을 마치고는 총총히 그 자리를 떴다. 아들 앞에서 차마 슬픈 내색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유 의태와의 만남
다음날, 해가 채 뜨기도 전에 준은 괴나리봇짐을 지고 집을 나섰다. 아버지가 계시는 쪽으로 긴 절을 드리고, 그는 입술을 꼭 깨물었다.
‘나리... 아니 아버님! 소자는 이제 아버님의 곁을 떠나 세상으로 나가옵니다. 저를 꼭 지켜봐 주십시오!’
산길은 멀고도 험하였다. 그러나 준은 조금도 걸음을 늦추지 않고 열심히 걸었다. 나뭇가지에 옷이 걸려 찢기고 짚신이 다 헤어져도 아랑곳 하지 않고 계속 걷기만 했다. 그가 겨우 유의태의 거처로 찾아든 것은 일주일이 지난 후였다.
“네가 허 대감의 아들 준이냐?”
“네.”
“그래, 그럼 하늘 천과 땅 지자가 무엇을 뜻하는지는 알고 있느냐?”
유의태의 갑작스러운 물음에도 준이는 전혀 당황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차분하고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대답하였다.
“하늘과 땅은 본디 서로 상반되는 것이나 이 둘이 조화를 이루어야만 세상만사가 모두 조화로운 것으로 되는 줄 아옵니다.”
준이의 대답에 유 의태는 흠칫 놀랐다.
세상의 깊은 이치를 아직 나이 어린 소년이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는 짐짓 냉정한척 하고 준엄하게 말했다.
“그래! 네가 세상의 이치를 터럭만큼을 알고 있는 듯 하구나! 그러나 그것은 간난 쟁이 아기까지 모두 깨닫고 있는 것, 참된 의술을 깨치려면 너는 더욱 마음을 갈고 닦아야 할 것이야!”
유 의태의 말은 그 하나하나 서릿발처럼 차갑고 매서웠다. 허 준은 그의 앞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렸다.
“스승님 큰 배움을 내려 주십시오.”
허 준의 목소리엔 간절한 애원과 높은 기상이 함께 담겨 있었다.
유 의태는 과연 명의였다. 하찮은 침술에서부터 그의 높은 인품과 학식이 드러났다. 그의 손에서 낫지 않는 사람이 없었고, 그의 덕망에 감화되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허 준은 그런 스승의 옆에 그림자처럼 붙어 모든 것을 차근차근 배워 나갔다.
“의술은 인술이고 또 천술 이야. 한갓 손재주에 의존하는 의술은 의술이 아닌 게야. 그저 서당 패 놀음에 불과한 것이야!”
유 의태는 항상 마음으로부터 환자를 돌볼 것을 강조했다. 그는 그것만이 병을 다스리는 진정한 길이라 믿었다. 허 준도 스승의 영향을 받아 항상 마음을 올바르게 갖는데 주력하였다.
이렇게 스승을 따라 전국방방곡곡을 헤매면서 의술을 배우는 동안 세월은 물과 같이 흘러갔다. 정정하고 기세가 하늘을 찌를 것 같던 유 의태는 백발의 노인이 되었고, 허 준은 장성하여 늠름한 어른이 되었다.
“자, 이제 나는 네게 더 가르칠 것이 없다. 너는 이제 나보다 더 용한 의원이 되었다. 이제 네 길을 떠나 뜻을 마음대로 떨치도록 하여라.”
유 의태는 약초와 의서가 들은 꾸러미를 허 준의 앞으로 던져 주었다. 그의 눈은 늠름한 제자에 대한 자부심으로 부드럽게 빛나고 있었다.
허 준은 감사의 마음과 존경을 담뿍 담아 스승에게 하직인사를 올렸다. 이십여 년 전 집을 떠나올 때 대문 밖에서 아버지에게 몰래 올리던 인사와는 또 다른 감회가 밀려왔다.
어의가 되다
유 의태의 품을 떠난 허 준은 곧바로 한양으로 올라가 의과시험에 응시했다. 그즈음 허 준은 나라 안에 제일가는 명의로 세간에 소문이 자자하였다.
“호오 저렇게 젊은 의원이 조선 제일의 명의란 말이지?”
각료대신이 주 욱 늘어선 어전에서, 허 준은 머리를 조아리고 어쩔 줄을 몰라 하고 있었다. 감히 임금님의 얼굴을 올려다 볼 용기도 내지 못하고 그저 바닥에 고개를 들이 박고 있었다. 그로써는 난생처음 발을 들여놓은 대궐이었다.
‘대궐에는 은 기둥 금 기둥이 높이 솟아있다더니 다 헛말이었구나. 하지만 넓기는 정말 넓구나.’
허 준은 새삼 감탄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그대가 허 준인가? 내 그대가 소문난 명의라는 것을 익히 들어 알고 있지!”
근엄한 임금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래서 내 그대를 궁중의 내의원 의관으로 명할까 하네!”
내의원 의관이라 하면 임금님의 곁에서 보필하는 최고의 관직이었다. 즉 조선 최고의 명의만이 앉을 수 있는 자리였던 것이다.
“성은이 망극하옵나이다.”
허 준은 너무나 기뻐서 머리를 조아리고 또 조아렸다.
선조의 명에 의해 내의원 의관이 된 허 준은 더욱 그의 의학적 경륜을 쌓는데 주력했다. 남들은 그가 최고의 자리에 올랐으니 거만해지고 태만해질 것이라 우려했지만, 그는 결코 나태해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겸손해지고, 더 많은 공부를 했다. 그리하여 그는 선조의 총애를 한 몸에 받게 되었고, 어의로 주 욱 궁중에 머무르게 되었다.
백성을 위한 의서
그러나 그의 인생에 항로를 완전히 뒤바뀌는 일이 곧 일어나게 되었다. 바로 1592년의 임진왜란이었다.
‘아아! 잔악한 왜놈들이 우리 선량한 백성들을 모두 죽이는 구나!’
허 준은 멀리 치솟는 불길을 보며 눈물을 흘리고 또 흘렸다.
오랜 전쟁으로 인해 우리나라의 꼴은 말이 아니었다. 매일 밤 굶어죽어 나가는 시체가 동구 밖에 쌓였고, 농촌에는 심한 전염병까지 돌아 한마을이 싹 몰살하기도 하였다. 마을마다 신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게다가 이들을 도와줄 의원까지 턱없이 부족했다.
“아아! 식량까지 모두 빼앗아 간 터에 약초가 남아있을 리가 없지! 게다가 의서들까지 남김없이 태워버렸으니 이제 우리 백성들은 무엇에 의존하여 병을 다스린다는 말인가?”
허 준은 한사람의 의원으로써 자신의 힘이 너무나 미약함을 깨닫고 땅을 치며 통곡 하였다.
“백성을 구하지 못하는 의원이 무슨 쓸모가 있단 말인가?”
그는 매일 밤 힘없이 쓰러져가는 많은 백성들을 생각하며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자 그의 몸은 점점 쇠약해져만 갔다.
“짐의 덕이 부족해서, 이 나라가 이와 같은 혼란에 빠진 것 같소...”
선조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오랜 전란에 시달려 그의 얼굴에도 깊은 주름이 패어 있었다.
“내 경의 높은 경륜과 학식을 잘 알고 있소. 그래서 부탁인데... 나와 이 나라의 백성을 위해서 의서를 저술해주지 않겠소?”
선조는 어의에서 내려와 허 준의 손을 잡고 간절하게 말했다. 그의 목소리에는 백성에 대한 애틋한 정이 베어 있었다. 순간 허 준의 눈이 밝게 번득였다.
“아아 마마!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허 준은 어깨를 들썩이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그로부터 허 준이 머물고 있는 곳에서는 밤늦게까지 불이 환하게 밝혀 있었다.
그는 우선 중국의 의학서적을 모두 모아 한데 정리했다. 그가 본 책만 해도 열 수레가 넘을 정도였다.
‘아아, 아직 미흡해! 중국과 우리는 기후가 다르고 토양이 틀리니, 그곳에서 나는 약재도 각각 효능이 틀리다.’
그때까지 우리나라에 있는 의서는 거의 중국의 것을 그대로 베낀 것이었다. 허 준은 이것이 너무나 못마땅하였다.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지. 갈잎을 먹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우리 조선 사람은 우리에게 맞는 약재가 따로 있는 것이야. 무리하게 중국의 의술에 맞추려다 화를 당하기 쉽 상이지!’
그는 중국의 것과는 다른 우리에게 맞는 의술을 정립하기 위해 고심하였다. 약재도 우리주위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것들을 많이 연구하여 백성들이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동의보감의 탄생
허 준의 저술활동은 그다지 순탄한 것만은 아니었다. 그가 한참 저술에 온 정력을 쏟을 무렵, 난데없이 선조가 승하하시고 만 것이다.
그는 이일로 비길 수 없는 슬픔을 맛보았다. 그런데 이 틈을 계기로 평소에 그를 시기하던 무리들이 들먹이기 시작했다.
“이것은 전적으로 어의 허 준의 잘못인줄 아뢰오.”
“그러하옵니다. 제 본분을 망각하고, 책 따위나 쓰다가 전하의 옥체를 보살피는데 소홀히 한 것이옵니다.”
“저런 중죄인에게는 사약을 내림이 마땅한 줄 아뢰오!”
여기저기서 허 준의 죄를 논해야한다는 상소가 잇달았다. 허 준에게 닥친 일대절명의 위기가 아닐 수 없었다. 그러나 허 준은 태연하기 짝이 없었다. 선조의 죽음에 깊이깊이 자책하고 죽음을 각오하였다.
다행이도 허 준은 죽음을 겨우 면하게 된 대신에 그는 절해고도의 섬으로 유배 되었다.
‘이제 내가 할 일은 한가지 밖에 남지 않았다. 선왕과 약속한 의서의 저술... 이것이 내 인생을 쏟아 정리할 마지막 남은 보물이다.’
그는 섬으로 들어가는 초라한 나룻배에서도 책을 놓지 않았다. 가슴에 서적을 꼭 품고, 입술을 앙다물었다. 그의 눈에는 결연한 의지가 보였다.
섬의 생활은 적막하기 짝이 없었다. 죄인의 신분으로 귀양을 온 것이라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도 없었다. 그저 바닷가의 갈매기와 성난 파도만이 그의 친구가 되줄 뿐이었다. 생활도 아주 궁핍하기 짝이 없었다. 깨진 보시기와 간장종지, 작은 호롱불이 그가 가진 전부였다. 그러나 그에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물이 있었다. 바로 집필중인 동의보감이었다.
“콜록, 콜록.”
섬의 험악한 기후에 허 준의 건강은 날로 악화되어 갔다.
“콜록, 콜록”
그는 계속 가슴을 움켜잡으며 마른기침을 해댔다. 한 달 전부터 시작된 기침이 이즈음에는 더욱 심해져서 붓을 잡기도 힘들게 되었다.
‘휴우... 제발, 죽기 전에 이 것들을 모두 마무리 할 수 있어야 할 텐데...’
그는 기침을 억지로 삼키며 붓을 열심히 놀렸다. 그의 손이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아아! 드디어 완성이야...”
그는 목소리를 심하게 떨고 있었다. 1610년 드디어 그는 25권의 동의보감을 모두 완성한 것이었다. 무려 14년 만에 이룬 쾌거였다. 그는 흔들리는 호롱불아래에서 어깨를 들먹였다. 뜨거운 감격의 눈물이 쭈글쭈글한 손위로 떨어졌다.
중국도 놀란 동의보감
“아니! 조선에 이런 훌륭한 의서가 있었단 말이요?”
한방의 대국이라고 늘 자랑하던 중국도 허 준의 동의보감 앞에서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허 준의 동의보감 안에는 각종 의술에 관한 내용뿐 아니라 약초재배법등이 실려 있다. 특히 중국에서만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던 감초, 마황, 영릉 향, 안식 향 등의 재배법을 자세히 기록하고 있어 그의 식물학자로서의 면모를 보이고 있기도 하다. 또한 그는 의서들은 한글로 옮기는 작업도 함께 하여 ‘두창집요’나 ‘언해 태산집요’, ‘연해 구급방’과 같이 평민들이 쉽게 볼 수 있는 저서도 서술했다. 바로 여기에서 그의 끝없는 박애정신을 찾아볼 수 있다.
눈물을 삼키며 주먹을 불끈 쥐었던, 소년 허준. 그는 그 밤의 맹세처럼 마침내 인류역사에 길이 남을 명의가 되고 말았다.
쇠는 뜨거운 불속에서 더욱 강하게 단련된다는 말처럼, 허 준은 그의 인생에서의 험난한 역경을 오히려 도가니로 삼아 더욱 강하게 재탄생한 것이다.
침 하나로 만병을 다스렸다는 허준. 우리는 그의 인생역정을 보며, 그의 숭고했던 박애정신과 자기 희생정신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글 : 왕 연 중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 소장, 영동대학교 발명특허공무원학과 겸임교수)
(이메일 : wangyj39@dreamwiz.com 전화 : 011-890-8578 )
그림 : 김 민 재(만화가, http : //www.coolmorning.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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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연중의 발명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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