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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코너에 소개된 모든 글의 저작권은 저자인 왕연중 선생님(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 소장, 영동대학교 발명특허공무원학과 겸임교수, wangyj39@dreamwiz.com)에게 있습니다.
저자의 허락없이 무단전재나 재배포를 금지합니다.

제목 : 최초로 하늘을 난 글라이더      

최초로 하늘을 난 글라이더


 “와우, 저 갈매기는 날개를 지치지 않고도 저렇게 멀리 날고 있구나! 신기한데?”
   한때 움직이는 기구에 대한 연구로 정신없던 케일레는 기구에 장착한 프로펠러를 돌릴 수 있는 가볍고 성능 좋은 엔진을 만드는데 실패한 후, 새에 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파도가 일렁이는 바닷가의 언덕위에서 릴리엔탈은 하루의 대부분을 새를 관찰하는 일로 다 보내버리곤 했다.
  거의 매일을 빠짐없이 새를 관찰하던 케일레는 새의 신기한 점을 발견하게 된다.
   그것은 바로 새가 날개를 지치지 않고 땅을 치며 달리지 않아도 바람만 있으면 충분히 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곧은 막대위에 날개를 달고, 앞부분에 추를 단 모형이었다. 바로 지금의 글라이더의 모형과도 같은 형태의 비행체였다.
   ‘그래, 날개를 지치지 않더라도 충분히 바람을 가르며 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비행기 일거야!’
   그러나, 이런 케일레의 끊임없는 연구도 사람이 탈 수 있는 비행체의 결실로 나타나지는 못했다.
   지금에 와서 본다면 케일레의 글라이더는 훌륭했고, 그가 만든 최초의 글라이더 소형 역시 하늘을 날기에 충분히 가성이 있는 것이었는데 말이다. 비록 케일레가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케일레가 피나는 노력으로 이룬 연구의 금자탑은 독일인 발명가 릴리엔탈로 이어지고 케일레의 글라이더 모형 이론아래 비행기가 탄생하는 계기가 되었다.



 “호외요! 호외.”
 사람들은 1896년 8월 9일의 일을 잊을 수 없었다. 신문사 마다 8월 9일의 엄청난 사건을 특집 기사로 다루었고, 거리마다 호외의 신문용지를 뿌리며 사람들에게 소식을 전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날의 신문 첫 면은 다음과 같은 굵직한 활자로 시작되고 있었다.
   ‘독일인 발명가 릴리엔탈 사망. 글라이더 시험 비행도중 돌풍에 휘말려 사망하다.’
   순간 도시는 이 인물의 죽음을 애도하듯 굵은 빗방울이 떨어져 내리기 시작했다. 점점 어두운 먹구름이 층층이 하늘을 에워 쌓고, 빗줄기는 더욱더 거세졌다.
   하늘을 날고자 했던 인간의 욕망을 실현 시킬 수 있다고 믿었고, 그에 관한 연구에 온몸을 바쳤던 릴리엔탈의 죽음은 분명 인류에게 있어서 비행의 꿈을 퇴보시킨 슬픈 사건이었다. 또, 죽은 릴리엔탈 자신에게 있어서 자신의 어릴적 꿈을 이루지 못하고 죽은 한이기도 했다.


  1853년 6월의 어느 날.
  유독 비쩍 마르고 광대뼈가 툭 불거져 나온 우스꽝스럽게 생긴 소년이 흙탕물을 뒤집어 쓴 채 가느다란 오솔길을 터벅거리며 걸어오고 있었다.
   방금 전, 소년은 하늘을 난다며 마을뒷산의 언덕위에서 땅을 박차고 뛰어 올랐다. 순간, 소년의 몸이 공중으로 솟구쳐 올랐다.
   “와아? 난다.”
   그리고는 바로 바닥으로 곤두박질치며, 빗물이 고여 있던 흙탕물속에 떨어진 것이었다.
   소년은 그 일이 못내 아쉬운 듯 연신 한숨을 내쉬며 하늘을 멍하니 올려다  보았다. 소년의 머리 위에선 한 쌍의 오솔개가 한가롭게 하늘가를 선회하고 있었다.
   ‘아! 멋있다. 하늘을 날 수 만 있다면?’
   어느새 붉은 노을이 소년의 등 뒤로 부서져 내렸고, 어둠이 짙어오기 시작했다.
   “이 녀석! 양을 치다말고 대체 어딜 다녀온 거냐?”
   지친 소년을 기다리는 것은 아버지의 호된 꾸지람 이었다.
   사실 소년은 오늘 낮에 양을 치기로 되어 있었다.
   “도대체 요즘 어디다 정신을 두고 다니는 거냐! 이것들은 다 뭐고?”
   묵직한 물건들이 소년의 발 앞으로 쏟아져 나왔다. 아버지가 쏟아내는 물건들은 모두 비행기에 관해 쓴 책자와 글라이더의 모형들 이었다.
   소년이 그동안 모아온 보물들 이었다.
   “오늘 저녁은 굶어! 일하지 않는 녀석은 밥 먹을 자격도 없어!”
   소년의 아버지는 세차게 문을 닫은 후 소년의 방문을 잠가 버렸다.
   “철컥?”
   자물쇠의 둔탁한 소리가 그치자, 소년의 눈에는 눈물방울이 맺히기 시작했다.
   ‘흑? 하늘을 날수만 있다면 몇 백번도 굶을 수 있다고요.’
   소년은 흐르는 눈물을 내버려 둔 채, 흙이 묻은 책과 망가진 비행기 모형을 하나 둘 챙겨들기 시작했다.
   이 소년이 바로 ‘글라이더의 아버지’ 릴리엔탈 이었다.
   릴리엔탈의 어린 시절은 가난과 굶주림의 연속이었고, 교육조차 제대로 받기 어려운 힘든 생활이었다.
   소년 릴리엔탈에게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가족들이 굶지 않고, 따뜻한 스프를 먹도록 자신이 열심히 일해야 하는 것이었다.
   그런 속에서 자신의 꿈인 비행기를 만든다는 것은 분명 힘든 일이었다. 하지만, 릴리엔탈은 그런 힘들고 고된 생활 속에서도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작지만 소중하게 키워 나갔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어느새 릴리엔탈은 43세의 중년의 아저씨가 되었다.
  세월 흐름 속에서 그의 어려웠던 생활도 어느덧 안정을 찾아가고 있었다.
   “후후?”
   릴리엔탈은 새어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계획 없이 무모했던 어린 시절을 생각하자 웃음이 나온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의 어린 시절과 조건, 상황이 모두 달라져 있었다. 자신은 충분한 경제적 안정을 누리고 있었고, 비행체에 관한 정보도 그 옛날보다 훨씬 체계적이고 폭넓게 정리되어 있었다. 이러한 상황들은 릴리엔탈을 다시 무궁무진한 하늘에 도전하게 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아! 하늘을 날수만 있다면?’


  8월의 뜨거운 햇살이 릴리엔탈의 집 베란다에 내리 쏟아지고, 여기저기 붉은 꼬리를 지닌 고추잠자리가 하늘거리며 춤을 추고 있었다.
   1891년의 여름은 유독 긴 장마로 습한 오후가 이어졌고, 사람들은 저마다 짜증스러운 한숨들을 내뱉는 계절 이었다. 그런 가운데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햇살을 쬐기위해 사람들은 저마다 창문을 열어젖히고, 들판이며 정원, 베란다로 나와 일광욕을 즐기고 있었다.
   ‘저 잠자리도 나는구나!’
   릴리엔탈은 보던 책을 덮어둔 채 열심히 비행에 열중해있는 잠자리를 바라  보았다.
   “이보게! 도대체 어디다가 정신을 두고 있는 거야!”
   한여름의 평화로움을 깬 것은 오랜 친구 비바로체였다. 어릴 적부터 힘든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동료였다.
   “어? 어서 오게. 깜박 잠이 들었던 모양이야.”
   “잠은 무슨? 자네 날 속이려고 그래. 난 자네의 숨소리만 들어도 알아.”
   “이사람? 무슨??”
   “자, 내가 맞춰볼까? 자네 비행기를 만들고 싶은 거야. 그렇지?”
   “??”
   “제대로 맞췄군.”
   “사실은? 비바로체. 그동안 책도 많이 읽었고 정보도 많이 모아 두었어.”
   “그래? 그렇다면 해봐!”
   친구 비바로체의 격려는 이제 나이 45세를 바라보는 릴리엔탈에게 큰 용기와 힘이 되었다.
   “그래! 해보는 거야.”
   그날이후 릴리엔탈은 최근의 비행 정보를 수집하고 연구하느라 정신없었다.
 연구를 시작한 릴리엔탈의 머리 속은 하늘을 힘차게 지치며 날고 있는 비행기의 모습으로 가득 차 있었다.
   ‘새처럼 어디든지 날아가려면 바람을 타고 나는 글라이더의 날개 보다는 새처럼 힘차게 지치는 날개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러한 릴리엔탈의 초기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수없이 반복된 실험 속에서 비행기의 날개를 지치며 나는 것이 굉장히 비효율적 이라는 것이 증명되었다.
   무엇보다도 인간의 힘은 끊임없이 비행기의 날개를 새처럼 지치는 데는 역부족이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방향을 바꾸어야 겠군.’
   그 무렵 릴리엔탈은 케일레의 ‘글라이더의 연구’라는 책을 읽고 있었다.
   그리고 그 책의 첫 부분에 쓰여 있던 구절을 영영 잊을 수가 없었다. 그것은 새의 나는 모습을 유심히 관찰한 후 적어 놓은 구절이었다.
   “새가 하늘을 나는 데는 가슴과 배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더군다나 새는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으로 날땐 지치지 않고도 충분히 높이 날 수 있다.”
   “날개를 지치지 않고도 난다? 역시 하늘을 나는 데는 글라이더가 더 유리하단 말인가?”
   릴리엔탈의 관심은 케일레가 만들었던 글라이더에 쏠리게 되었다.
   ‘일단은 쉬운 일이 아니니 신중을 기해서 처리해야 되겠다. 그리고 케일레씨 말대로 새의 날개에 관해 좀 더 깊이 있는 연구를 해야겠어?’
   릴리엔탈이 시작한 새의 날개에 관한 연구는 굉장히 세심한 작업 이었다.
   ‘아무래도 새의 날개와 비슷한 날개가 유리하겠어.’
   수없이 실험을 거듭하고 내린 릴리엔탈의 연구결과 였다.
   ‘음? 새의 날개는 보는 방향에 따라서 그 모양이나 휘는 정도, 굴절된 모습이 다 다르구나!’
   곧이어, 릴리엔탈은 서둘러 사람이 탈 수 있는 글라이더 제작에 착수했다.
   ‘사람이 탈 수 없는 글라이더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
   릴리엔탈의 글라이더는 사람이 타도록 설계한 것도 특이 했지만, 무엇보다 새와 같은 모양의 날개를 가진다는 것도 중요했다. 하지만, 재료를 구하는 일부터 어려움이 닥쳐왔다.
   ‘날개의 뼈대를 만들기 위해선 가볍고 튼튼한 나무 가지가 필요해. 물론, 탄력성도 무시할 수 없고?’
   어느새 세월이 흘러 릴리엔탈이 연구를 시작한지 5년여의 시간이 지났다. 하지만, 연구에 투자한 시간에 비해 진전이 없어 보였다.
   곰곰이 생각해 빠져 언덕길을 오르던 릴리엔탈은 막 새잎이 돋기 시작한 버드나무 가지가 마음에 걸렸다. 세상은 온통 연녹색의 빛으로 수놓아지고 있었다. 하늘하늘한 3월의 봄바람이 릴리엔탈의 볼가로 스치는가 싶더니, 곧이어 버드나무 가지가 출렁거리며 춤을 추기 시작했다.
  ‘아! 그래, 바로 이거다!’
  어린 시절 버드나무의 얇은 가지들을 꺾어 엮은 후 긴 줄기를 만들어 언덕에 설치해 놓고, 타고 다니던 생각이 났다.
   릴리엔탈은 버드나무 가지를 꺾어내어 서둘러 집으로 돌아왔다.
   우선, 버드나무의 껍질을 벗겨낸 후 이틀가량 물에 담궜다가 햇빛에 말리는 작업을 두어 차례 반복했다.
   버드나무는 누가보아도 단단해 보였다.
   “쌔앵? 휘이잉 휙?”
   릴리엔탈이 공중을 향해 버드나무 가지를 세차게 흔들자, 버드나무는 멋지게 휘어지며 아름다운 휘파람 소리를 내고는 제 위치로 돌아갔다.
   “됐다. 이 정도면 충분해.”
   릴리엔탈은 곧 버드나무 가지를 휘고 구부리면서 글라이더의 뼈대 모양과 날개를 만들기 시작했다. 일주일 정도의 시간이 지나자 대충 글라이더의 겉모습이 완성되었다.
   이젠 글라이더의 뼈대 위에 천을 덧붙이는 일이 남아 있었다.
   ‘이 천이 공중에서 바람을 받으면 바람의 저항으로 공중으로 뜨게 된다. 후? 생각만 해도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아.’
   하지만 뼈대 위에 천을 덧붙이는 작업은 생각보다 오랜 시간과 세심한 기술을 필요로 했다. 조금이라도 천에 흠이 생기면 그 사이로 바람이 빠져 나가고 하늘을 나는 꿈은 무산되고 마는 것이다.
  그렇게 글라이더 제작에 들어간 지 4개월여가 지난 7월의 여름, 드디어 릴리엔탈은 글라이더의 모형을 성공적으로 만들어 냈다.
   “드디어 만들었군? 후우.”
   릴리엔탈은 피곤함을 느끼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완성된 글라이더는 마치 비행을 위해 날개를 펼친 박쥐같았다.
  ‘자, 어디 하늘을 날아볼까?’
   완성된 글라이더를 매고는 뒷산 언덕으로 올라갔다. 그리고는 글라이더 안쪽에 들어가서는 자리를 잡고 두 팔로 글라이더의 양 날개를 힘차게 붙잡고 일어섰다.
   “후우? 후우?”
   릴리엔탈은 깊은 숨을 두어 번 내쉰 후 언덕의 앞을 조용히 노려보았다. 잔잔한 바람이 드러누운 들판의 풀잎들을 일으켜 세우고 있었다.
 “지금이다. 자! 간다. 와아?”
 릴리엔탈은 소리쳐 함성을 내지르고는 힘찬 뜀박질로 언덕길을 달려 내려갔다. 그리고는 가볍게 다리를 들어 올렸다.
  순간, 글라이더가 미끄러지듯 지면위로 떠올랐다. 그리고 잠시 후 땅으로 내려앉았다.
  ‘이런? 이렇게 낮게 떠서는 난다고 할 수 없잖아. 실패작인가?’
 겨우 30㎝정도 지면을 날은 글라이더를 보자, 릴리엔탈은 아쉬웠다.
 ‘아니야! 분명 최상의 조건이라고 믿고 만든 거다. 혹시? 연습 부족일수도 있지?’
   릴리엔탈은 다시 자세를 고친 후, 언덕으로 글라이더를 매고 올라갔다. 그리고 다시 한번 땅을 박차고 날아올랐다. 그렇게 수없이 반복될수록 글라이더는 조금 씩 조금 씩 높이 날아올랐다.
   ‘자, 그럼?’
   이번에는 바람이 없는 곳, 또는 평지에서 날아 보았다. 확실히 바람이 불적보다 낮게 날고 있었다. 바람이 강할 때, 선선한 바람이 불 때 등? 비행을 몇 번 씩 되풀이 했고, 연습 비행을 시작한지 일주일이 지나자 어느 정도 비행에 자신감이 붙었다.
  이틀 전 부터 내렸던 소나기로 들판은 촉촉이 젖어 있었고, 제법 여름답지 않은 선선한 바람이 불어왔다.
   ‘음? 날씨 좋군. 이정도 바람이면 연습하기에도 충분하고?’
   릴리엔탈은 마지막 시험 비행을 하기위해 마을의 작은 언덕위로 올라갔다.
   언덕배기의 등줄기를 타고 바람이 거슬러 올라오고 있었다.
   릴리엔탈은 자세를 가다듬고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향해 힘차게 달리다가 가볍게 지면에서 다리를 떼었다.
   “와아아? 야호?!”
   지금까지의 시험 비행 가운데 가장 높이 난 것 이었다.
   글라이더가 멋지게 지면위로 내려앉자 릴리엔탈은 이 글라이더가 어떻게 그렇게 높이 날 수 있었는가가 궁금했다.
   “어떻게 된 일이지? 갑자기 글라이더가 그렇게 높이 날게 되다니?”
   릴리엔탈은 언덕위에 서서 자신이 미끄러져 내려간 곳을 한참동안 바라보았다.
   그때, 언덕을 거슬러 올라오며 세찬 바람이 불어왔다.
   ‘그래! 바로 이거야! 이 바람이 범인 이었어.’
   이 실험으로 바람이 언덕위로 향해 불어올 때 글라이더가 보통 때보다 훨씬 높이 떠오르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젠 사람들에게 선보여야지.’
   그리고, 1896년 8월 9일.
   골렌베크 언덕 위는 릴리엔탈의 글라이더를 보기위해 모인 사람들로 가득했다.
   “정말 날 수 있을까?”
   “글쎄? 지켜봐야지?”
   “저 사람 말대로 날 수 있다면?”
   사람들은 저마다 한마디씩 거들며 글라이더가 날것인가에 온 신경을 곤두 세웠다.
   잠시 후 릴리엔탈의 글라이더가 릴리엔탈과 나타났고, 수많은 관중들은 입을 다문 채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주의 깊게 바라보고 있었다.
   골렌베크 언덕의 아래쪽으로 부터 강한 바람이 불어 올라왔다.
   ‘이때다!’
   릴리엔탈은 마음을 가다듬고 바람을 향해 들소처럼 뛰어들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있는 힘을 다해 지면을 박차고 뛰어 올랐다.
   “우? 이런?”
   “와아? 날았어. 사람이 하늘을 난다!”
   사람들은 일제히 공중으로 날아오른 글라이더를 향해 환호성을 질렀다.
 그 순간, 릴리엔탈이 타고 있던 글라이더가 뒤뚱이며 심하게 흔들리더니 바닥을 향해 곤두박질치며 떨어졌다.
   “쉬이익? 쾅? 콰.”
   “사고다! 큰일이다.”
    이렇게 해서 릴리엔탈은 첫 선을 보인 8월 9일 어처구니없는 사고를 당했고, 다음날 10일 세상을 떠났다.
   뒤늦게 들어선 발명에의 길.
   그가 죽기까지의 5년 동안의 연구는 라이트 형제에게로 이어졌고, 인간은 육지의 지배자에서 하늘을 지배하기에 이른다.
   “어떤 일에도 실패와 희생은 있는 법이다.”
   짧은 생애 속에서 그가 우리에게 남긴 이 말이 지금도 귓가에 울리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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