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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이여 나의 조국이여
고아원의 조센징
7월의 햇빛이 좁은 고아원의 뜰을 가득 메운 오후였다. 아이들은 제각기 어울려 놀이에 열중하고 있었다. 고아원에서 제일 큰 오리나무 위엔 아이들의 평온한 모습을 구경나온 참새 떼들로 가득했다.
“이봐! 조센징.”
가래가 섞인 카랑한 목소리에 아이들은 일제히 놀던 손을 멈추었다. 아이들의 시선이 소리 나는 곳을 향하고 있었다. 원생 가운데 힘이 제일 센 요시무라였다. 그는 같은 또래의 아이들에 비해 유난히 키가 컸고 덩치도 제일 좋았다. 또 주먹이 굉장히 컸고, 그 주먹에 맞아보지 않은 원생이 없을 정도였다. 그렇게 고아원 내에서 요시무라의 힘은 막강했다.
“이 자식이 어르신네가 부르는데 고개도 안 들어!”
요시무라의 굵직한 발이 흙 놀이 하던 소년에게로 날아들었다.
“아 윽.”
발길질에 채인 소년이 앞으로 꼬꾸라지며 외마디의 비명을 질렀다.
아이들은 모두가 겁에 질려 뒷걸음질을 치기 시작했다.
“모두 거기서! 너희들이 증인이 되어 줘야겠어. 조센징이 얼마나 무례하고 난폭한지.”
“그럼, 요시무라. 네 말처럼 조센징은 상종도 못할 짐승이라고.”
어느 샌가 요시무라 등에 숨어있던 깡마른 히데오가 동그란 안경을 얍삽하게 치켜 올리며 요시무라 앞으로 걸어 나왔다.
“쳇 요시무라 패들이군.”
아이들의 수군거림이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이 새끼들, 조용히 못해! 난 지금 대 일본제국의 국민으로써 이 조센징을 벌주려는 거야!”
요시무라는 고아원생들 앞에서 펄럭이는 일장기를 향해 거수경례를 했다.
아이들은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언제부터인지 하늘에는 검은 먹구름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그리고 잠시 후 보슬비가 부슬거리며 내리기 시작했다.
“이봐 조센징, 내 가랑이 사이로 짖으며 지나가라. 그럼 오늘의 네 행동을 용서해 주마. 너희 조센징은 살아남기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한다면서...”
요시무라는 자신의 다리를 벌리며 엎드려있는 소년을 향해 손가락질을 했다.
“킬 킬 킬.”
여기저기서 아이들의 조소 띤 웃음이 들리기 시작했다. 어린 소년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소년은 통증으로 흔들리는 몸을 간신히 일으키며 일어서려 했다. 보슬비에 몸이 젖어 왜소한 그의 몸은 더욱 초라해 보였다.
“요시무라! 난 조센징이 아니다. 난 일본인이야! 천황폐하의...”
“닥쳐 개자식, 네가 지금 천황폐하를 모욕하는 것이냐?”
요시무라의 주먹이 소년의 얼굴을 내리쳤고 소년은 고통스러워하며 쓰러졌다.
“넌 분명 조센징이야! 네 아버지는 조선에서 도망쳐 나온 도망자라고! 정말 피는 못 속이는군.”
요시무라의 침이 소년의 머리위로 떨어졌다.
“퉷, 더러워. 얘들아 들어가자.”
아이들은 덩치 큰 요시무라의 뒤를 따라 하나둘 사라졌다. 운동장에 쓰러져 있던 소년의 가냘픈 어깨가 떨렸다.
“흑흑 아니야! 난 분명 일본인이야! 우리 어머니도 일본인이고 나도 일본인이다.”
소년은 눈앞이 아득해 짐을 느꼈다. 더 이상 나아갈 수 없는 벼랑 끝에 서있는 느낌이었다. 소년은 정신이 점점 혼미해지며 깊은 수렁으로 떨어지는 듯 했다.
나는 조선인이다!
“아아악”
소년이 비명을 지르며 눈을 떴을 때 눈앞에 펼쳐진 것은 온통 하얀 벽뿐이었다. 소년의 머리 속은 악몽을 꾼 것처럼 복잡했다.
“깼구나. 그래 몸은 좀 어떠냐?”
낯익은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니 원장 선생님이 서 계셨다.
“어쩌자고 그렇게 심하게 싸웠냐? 도대체 무슨 잘못을 했기에 모두가 너의 잘못이라고 하는 거지?”
선생님의 눈빛은 매서웠다. 소년은 자신의 심장이 쿵쾅거리는 것을 느꼈다.
‘내가 잘못을 했다고?’
소년은 너무 기가 막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래도 원장 선생님은 믿었었는데... 정말 내가 무슨 큰 잘못을 한 것일까?’
소년은 기절하기 전의 일을 되짚으며 자신의 잘못을 찾아보았다. 하지만 뭔지 모를 슬픔이 소년의 마음속에 파도처럼 밀려왔다. 소년은 코끝이 찡해졌다.
“어찌됐건 우선은 어머님을 만나 뵙도록 해라. 지금 방에서 기다리신다.”
‘엄마가?’
소년은 굉장히 기운이 솟는 것 같았다.
“엄마가 왔다. 엄마가...”
소년은 벅차오는 기쁨으로 다친 곳의 통증도 느끼지 못했다.
“덜컹”
문이 열리면서 소년의 눈엔 다소곳이 앉아 다정스레 쳐다보는 선녀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엄마!”
소년은 정신없이 달려가 엄마의 품에 안기었다. 정말 오랜만에 맡는 엄마의 향기였다. 소년은 문득 아까의 일이 떠올랐다. 왠지 누명을 벗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 아이들이 나보고 조센징 이래. 정말....”
소년의 엄마는 말없이 아들의 말을 듣고 있다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아가 엄마 말 잘 들어야 한다. 넌 조선인이야. 하지만 그것은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네 곁에는 언제나 엄마가 있으니까... 참! 이제부터는 엄마와 같이 살수 있어. 집의 사정도 많이 나아졌고 히로시마에 작은 집을, 전세 집을 하나 얻었다.”
소년은 이젠 엄마와 함께 살 수 있다는 말에 환호성을 질렀다.
“야호! 정말 이젠 이 고아원에 있지 않아도 되는 거예요?”
어린소년의 웃는 모습을 보며 어머니의 눈가에 이슬이 맺혔다.
그러나 소년의 마음은 어딘가 모르게 허전함이 밀려왔다. 엄마의 말이 계속 귓전에 맴돌았다.
‘그래 넌 조선인이야!’
소년의 눈앞으로 고아원생들의 모습이 하나둘 스쳐지나갔다.
간신배 히데요, 요시무라, 그리고 절친했던 아끼꼬... 모두가 자신을 둘러싸며 “조센징 더러운 조센징.” 이라고 소리치는 것 같았다.
소년은 혼란스러운 머리를 세차게 흔들었다. 소년은 속이 미식 꺼림을 느꼈다. 유난히 작은 키에 바짝 말랐고 검게 그을린 피부를 지녔던 소년, 하지만 결코 빛을 잃지 않았던 소년. 이 소년이 바로 ‘육종학의 아버지’ 라고 불리 우는 우 장춘 박사였다.
타지에서 조선인이기에 받았던 멸시와 수모는 어린 장춘에게는 견디기 힘든 무거운 짐이었다. 너무도 오랜 시간이 흘러서야 어린 장춘은 자신의 조국을 알게 됐고 자신이 조선인임을 알게 된 것이었다.
6년 우등! 우 장춘!
고아원을 떠나 어린 장춘은 소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그에게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이었다. 그렇다고 조선인인 그의 생활이 나아진 것은 아니었다.
“나쁜 자식. 남의 나라에서 사는 것도 감지덕지일 텐데... 감히 이곳이 어디라고 여기서 공부하는 거야! 이건 나 미나모토의 수치다.”
쉬는 시간이면 장춘은 늘 일본학생에 둘러싸여 온갖 수모를 당해야 했다.
그럴 때면 장춘은 조용히 일어나 학교의 뒷산으로 올라갔다. 그는 잠시나마 일본학생들
의 눈을 피할 수 있는 이 시간이 편안했다. 이 시간만큼은 그도 자유를 맛볼 수 있었다. 그의 주위는 늘 쓸쓸했다. 그 어느 누구도 그와는 인사조차 나누려 들지 않았다. 그가 학교에 와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그저 책을 보는 것뿐이었다.
책만이 그의 유일한 벗이었다. 그래서 그는 늘 1등의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힘들게 지낸 소학교에서의 6년이 다가고 졸업식이 돌아왔다.
그날은 유난히 흰눈이 많이 내렸다. 졸업식장은 온통 흰색의 물결을 이루었다. 간간히 햇살을 받은 눈들이 영롱한 빛을 뿜어냈다.
“자 다음은 식순에 의해 6년 우등생에게 상패가 주어지겠습니다.”
사회자의 목소리가 마이크를 통해 운동장에 울렸다.
6년 동안 우등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상, 이상이야말로 학생들에겐 영예로운 것이었고 학부모들에겐 두고두고 자랑거리였다. 운동장에 열을 맞추어 모인 모든 학생들과 학부모
들의 시선이 강단으로 향했다.
“6년 우등! 우 장춘!”
사회자의 발표가 끝나자 운동장은 사람들의 웅성거림으로 가득했다.
“조센징 아냐? 우 장춘이 우리 학교의 6년 우등생이란 말이야?”
항상 야유와 조소의 대상이던 조선인 우 장춘이 일본인 학교에서 6년 우등을 탄다는 것은 그곳에 모인 졸업생들이나 일본인 학부모들에겐 굉장한 사건이었다.
호명된 우 장춘은 강단을 향해 올랐고 교장선생님으로부터 상장을 건네받았다.
뒤로 돌아선 그의 눈에는 자신을 향해 박수치는 일본인들이 보였다.
“짝짝짝”
진심은 아니었을지언정 자신에게 늘 욕설을 퍼붓던 미나모토, 또 늘 눈의 가시처럼 여기던 선생님들도 박수를 치는 것이었다.
‘이들이 나를 향해 박수를 친다. 조센징이라며 멸시하던 나에게...’
그는 벅차오르는 감격으로 말을 잇지 못했다. 눈물고인 눈가로 어머니의 모습이 비쳤다.
‘어머님, 이것이 늘 어머님께서 말씀하신 힘이라는 것입니까? 전 이제 서야 제가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알겠어요.’
어린이들의 마음을 아는 듯 어머니 사카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겨울의 햇살이 구름을 뚫고 장춘의 머리위로 내려앉았다.
소학교를 졸업한 장춘은 히로시마껭 구레현립 중학교에 입학한다. 소학교의 우등생이었던 그의 실력은 이곳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됐다.
“이봐, 장춘. 이 문제 좀 봐줘. 아무리 해봐도 풀리질 않는군.”
“그래? 음... 잘 봐 여긴 이렇게 해야 되는 거야.”
흰 노트위에 학생들의 질문을 일일이 적어가며 설명했다. 그는 학생들 사이에서 ‘작은 선생님’ 으로 통했다.
그의 주위는 늘 질문하는 아이들로 가득했다. 이젠 그 누구도 그를 조센징이라고 놀릴 수 없었다.
“장춘 너 정말 대단한데. 어떻게 이 어려운 문제를 풀었지?”
선생님들 또한 그의 천재적인 두뇌에 혀를 내둘렀다.
“그렇지 않아요. 그냥 열심히 한 것 밖에는 없어요.”
이렇듯 그는 결코 자신의 지식을 자랑하지 않았다. 늘 겸손한 마음으로 더 많은 지식을 얻으려 노력했다.
꺼지지 않는 학업의 불
노력과 겸손. 바로 이것이 인간 우 장춘의 신념이었다.
그런 그에게 그의 인생의 디딤돌이 되는 엄청난 행운이 찾아온다. 그것은 동경대학 농과실과에 우수한 성적으로 입학한 것이었다. 유전자학의 대부로써의 길을 걷기위한 첫걸음의 시작이었다.
동경대학은 일본제일의 대학으로 일본 학생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동경대학에 들어가길 열망하는 곳이었다.
그런 동경대학을 조선인인 우 장춘이 들어간 것은 그에게나 그의 어머니에게나 커다란 기쁨이었다.
“장춘아! 이 어미는 네가 정말 자랑스럽구나. 넌 나의 뜻은 물론이고 네 아버지의 뜻을 져버리지 않았구나!”
어머니 사카이는 장춘의 손을 잡고는 눈물을 흘렸다.
장춘에게 있어서 사카이는 삶의 의미였다. 일본 여성이면서 조선인 아버지와 혼인하여 남편의 조국 조선을 사랑했다. 또 아들의 뒷바라지를 위해 헌신한 여성이었다. 그런 어머니가 장춘은 자랑스러웠다. 어느 때부터 인가 몰라보게 늙은 어머니를 볼 때마다 장춘은 마음이 쓰라렸다.
“어머니 조금만 참으세요. 제가 곧 편안히 모실게요.”
“그런 소리 말고 학업에 열중해라.”
장춘은 어머니의 흰머리, 주름진 얼굴을 보며 세월보다는 자신의 탓이라 생각했다. 그런 장춘이 검소했던 것은 오히려 당연한 것일 수도 있었다.
“참, 돈이 모자라서 책을 살수 없군.”
장춘의 주머니엔 오늘의 저녁식사비와 예상한 책값이 들어 있었다. 그런데 책값이 예상 밖으로 비쌌다.
‘할 수없군. 오늘 저녁은 굶어야지.’ 지식에 대한 그의 갈증은 종종 단식으로 이어졌고 연구실에 들어간 날이면 며칠을 뜬눈으로 새우기도 했다.
“저 친구 또 연구실에 가는데.”
“아무튼 대단한 녀석이야. 귀신 쓰인 놈 같다니까.”
그는 늘 그렇게 자신의 학업에 불을 피웠다. 그가 들어간 방이나 연구실의 불은 꺼질 줄을 몰랐다.
오뚝이, 피튜니아의 마술사
우 장춘은 이와 같은 뼈를 깎는 노력 끝에 1919년 대학과정을 마친다. 그리고 그해 일본농림성에 직원으로 입사하게 된다. 그는 넓어진 연구실과 많은 자료들을 보며 감탄했다.
그리고 이곳에서 나팔꽃 유전에 관한 연구를 시작한다.
“거기 누군가? 누가 아직까지 연구실에 남아 있는 거지?”
창밖으로 비친 불빛에 흰 가운을 입은 노인이 들어왔다.
“아니, 이 늦은 시간에 뭐하나?”
“예 아직 연구를 끝내지 못해서....”
“자네 이름이 뭔가?”
노인은 우 장춘을 위 아래로 살펴보았다.
“예 우 장춘 입니다.”
이 노인은 시험소장 데라오 박사였다. 우 장춘의 생활을 눈여겨보던 데라오 박사는 우 장춘을 연구실 모임의 우두머리인 기수로 임명하게 된다.
“이젠 우 기수라 불러야겠는걸. 축하합니다.”
주위의 격려에 힘입어 그의 연구는 더욱 깊어지게 된다.
그러나 그의 노력만큼 결과가 좋진 않았다. 우 장춘은 실험이 실패하면 생기는 우울함을 잊기 위해 쉬지 않고 연구에만 몰두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바로 이거야!”
작은 화분을 손에 들고 우 장춘이 소리쳤다. 그의 손에는 작은 꽃이 예쁘게 피어 있었다.
“세상에 이거 피튜니아 아냐?”
“이거 보라고. 외꽃이 아니고 겹꽃이야!”
주위의 동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우 장춘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당시 피튜니아의 겹꽃잎은 보기 힘든 진귀한 것으로 그것을 발견한 사람은 행운이 온다는 전설이 있었다. 그런 행운의 꽃을 씨만 심으면 모두 겹꽃이 피도록 한 것은 세상을 시끄럽게 할 만한 발명인 것이다.
모두가 우 장춘의 능력에 탄복하며 부러워했다. 연구개발에 성공한 후 우 장춘이 처음 한일은 사까다를 찾아간 것이었다. 사까다는 그동안 우 장춘과 각별한 사이를 지낸 종묘상 주인이었다.
“안녕 하세요?”
“어이구 이게 누구신가? 우 기수 아닌가? 오랜 만일세.”
반갑게 맞이하는 사까이에게 우 장춘은 흰 종이를 내밀었다.
“이게 뭔데?”
하얀 봉지를 받으며 사까이가 봉지를 열어보았다.
“선물 이예요. 이거 꼭 심으세요.”
“종묘상 주인인 내게?”
사카이는 자신에게 꽃씨를 주는 것이 이상했다.
“특별한 거예요. 꽃이 피고나면 아마 놀라 까무러치실 거예요.”
그때까지도 사까이는 우 장춘이 겹 피튜니아 꽃을 개발한 것을 모르고 있었다.
우 장춘은 말이 끝나자 곧 바로 가게를 나왔다.
얼마 뒤 우 장춘을 찾는 급한 전화에 우 장춘이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날세. 자네 말대로 굉장한 일이 벌어졌어.”
종묘상 주인 사까이였다.
“고마우이. 구하기 힘든 것을 나에게 주고. 피어있는 꽃빛깔이 어찌나 곱던지 무지개를 보는 것 같았어. 이걸 팔면 엄청난 돈을 벌게 될 거야. 정말 이 은혜 잊지 않겠네.”
사까이는 감사의 말을 잊지 않았다.
당시 피튜니아 겹꽃의 가치는 대단했다. 1g의 꽃씨는 금 2.5 그램과 맞먹을 정도였다.
그의 겹꽃 피튜니아는 세계 최초의 발명 이었고, 우장춘의 갖은 노력의 결실이었다.
이 겹꽃 피튜니아는 우 장춘에게 자신감과 함께 세계적인 명성을 안겨준다.
사람들은 우 장춘을 가리켜 ‘오뚝이’ ‘피튜니아의 마술사’ 라고 불렀다.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세계 정상에 우뚝 솟은 우 장춘. 그야 말로 인간승리의 표본이다.
종의 합성 론
“여러분 생물의 진화 과정은 종의 합성이 중요한 과정입니다. 이것은 근래에 와서 일어난 것이 아닙니다. 이미 오래전 생물이 존재했던 그 시절부터 계속 되어 왔던 것입니다.”
하얀 레이스보로 둘러싸인 갈색 강단 위에 서른다섯 정도 되어 보이는 젊은 연사가 서 있었다.
그는 많은 청중들 앞에서 하나의 흐트러짐도 없이 당당하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많은 강연자들은 이 젊은 차돌처럼 보이는 연사의 이야기를 들으며 시선을 집중했다. 이 젊은 연사 우 장춘의 발표는 당시 생물학계에 엄청난 파문을 일으켰다.
다음 날 조간신문은 조선인 우 장춘의 ‘종의 합성 론’을 신문의 첫머리기사를 장식하게 된다.
‘조선인 육종학자 우 장춘, 종의 합성 론을 발표하다.’
방송국마다 앞 다투어 그의 종의 합성 론을 특집방송으로 엮고 있었다. 그 만큼 젊은 육종학자 우 장춘의 발표는 생물학계에 새로운 이론에 해당했다.
“자네 신문 보았나?”
“응. 며칠 전 심포지엄에서 우 장춘이란 사람이 종의 합성 론에 대해 말한 것 말이지?”
“종의 합성 론이라... 그렇다면 다윈의 진화론은?”
“그야 큰 줄기는 다윈의 진화론이지... 다윈의 자연도태 즉 인위도태설과는 성격을 달리하는 것이지...”
“그렇다면 그 친구 정말 대단하군.”
우 장춘의 발표는 늘 사람들의 화제의 대상이었고 놀랄만한 이론과 함께 사람들의 주목을 받게 된다.
계속되어온 유전학계의 침체는 단 한순간에 활기를 띠게 되고 그동안 사람들 속에서 눈에 띄지 않던 생물학이 커다란 관심의 초점이 되었다.
그가 발표한 종의 합성 론은 앞으로의 육종학 학문의 디딤돌 역할을 하는 기초가 된다.
“우 장춘 씨 당신에게 동경대학 농학박사 학위를 수여하겠습니다.”
“네? 아니 제가 그럴만한 능력이 있습니까? 저 말고도...”
“겸손하시군요. 당신의 종의 합성 론이 육종학계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주었는가는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입니다. 우 선생이 우리 동경 대 출신이라는 것이 자랑스럽소이다.”
장춘은 뜻밖의 기쁨으로 흥분되는 자신을 달랠 수가 없었다.
‘내가 동경대학에서 명예 박사학위를 받다니...’
순간 그의 머리 속에는 어머니의 모습이 떠올랐다. 늘 한결같던 어머니의 모습이...
그가 농학박사 학위를 받던 날 맑은 하늘엔 난데없이 쌍무지개가 떠올랐다.
마치 그의 박사학위 수여식을 축하라도 하는 것처럼.
녹색 혁명의 시작
그에겐 눈에 보이는 민첩성은 없었지만 침착성과 끈기가 있었다.
그는 자연의 위대함에 늘 나약하고 작은 자신의 존재를 발견하곤 인간이 자연 앞에서 얼마나 겸허해야 하는가를 중요시했다. 우 장춘은 무한한 우주의 신비로움과 웅장함, 그 속에서의 생명의 탄생 생명의 경이로움에 숙연해 짐을 느꼈다.
“무한한 자연의 진리로부터 우리가 얻는 것이 얼마나 많습니까! 우리는 결코 자연의 순리를 역행해서는 안 됩니다. 그것은 우리는 자연에서 태어났고 곧 자연으로 돌아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 장춘이 그의 제자와 후배들에게 늘 하던 말이다. 우 장춘은 말 그대로 자연인 이었다.
이것이 바로 우 장춘의 모습이요, 생활이었다.
박사학위를 받은 이후 우 장춘은 동경대학에서 강의를 했다.
“자, 여러분 육종학이란 것이 무엇입니까? 농작물이나 가축이 가진 유전자적 성질을 개량하여 농업상의 유익한 신종 또는 신품종을 만들어 내어 그것을 증식시키는 일을 육종이라 합니다.”
젊은 학도들을 통한 그의 열의에 찬 강의는 자리가 없어 서서 들어야할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
“인간의 수는 계속해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반면 지구상의 식량의 양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약한 나라를 침략해서 자원을 빼앗는 것은 극히 원시적인 형태의 생산방법중 하나입니다. 자! 그렇다면...”
그의 열정적인 모습을 보며 젊은 학도들은 제2의 우 장춘으로써의 길을 걷고 있었다.
“우 교수님은 정말 대단한 지식을 지닌 분 같아.”
“정말 난 우 교수님 강의 시간만 되면 마음이 설레 인다니까.”
“하하하...”
“참 조선...”
“이봐! 그런 소리 말아. 멍청한 일본교수 보다는 우리에겐 우 교수님 같은 분이 절실히 필요한거라고!”
우 장춘박사의 동경대학에서의 위치는 이처럼 매우 확고했고 그는 신망의 대상이었다.
“만약 무 · 배추 등의 자가 불화합성을 이용한다면...”
그 이후부터 우 장춘은 종자실험에 박차를 가한다. 가끔 주위의 걱정은 아랑곳 하지 않았다.
“보십시오. 발전 없는 제 자리 걸음을 계속 할 수는 없습니다. 이는 후세를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이 아닙니다. 내 한 몸으로 모든 이들이 풍족한 삶을 누릴 수 있다면 이보다 기쁜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당시의 채소는 그 신선도가 낮았을 뿐 아니라 지나친 섬유질로 인해 연하고 부드러운 맛을 느낄 수 없었다.
“이 종자를 저 배추와 무에 각각 수정하고...”
우 장춘의 연구는 지칠 줄 몰랐다. 물론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그의 끊임없이 계속된 연구의 결과는 대성공 이었다. 우 장춘은 곧 품종이 개량된 씨앗을 뿌렸고 그것들이 자라기를 기다렸다.
“이봐 우찌다. 이 싹들이 자라면 질감 좋고 잎이 풍성한 시금치가 나올 거라고.”
우 장춘은 연구실 원생인 우찌다를 토닥이며 두터운 땅을 비집고 나온 2장의 떡잎을 유심히 쳐다보았다. 우 장춘의 꿈이 자라고 있는 듯 했다.
씨앗을 심은 지 얼마 뒤 우장춘의 실험실은 온통 우 장춘이 뿌린 씨앗이 녹색의 선명한 빛을 내며 배추, 무, 시금치 등이 자라있었다.
“선생님 어쩌실 거예요? 이 많은 양의 채소들을...”
우 장춘은 걱정스런 눈빛의 우찌다를 보았다.
“우선은 홍보해야 하는데... 우찌다, 이건 어떨까? 시식회!”
우 장춘은 야채 시식회를 개최하자고 했다. 우 장춘의 채소를 맛본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입의 입을 통해 전달되어질 계산을 했던 것이다.
“어떤가?”
“좋은 생각인데요. 선생님 제가 곧 광고를 내고 준비를 서두르겠습니다.”
며칠 뒤 신문엔 조그만 광고 문구가 사람의 시선을 끌고 있었다.
‘새로운 채소의 맛을 선사합니다.’
이와 더불어 우 장춘은 실험결과 발표를 위한 논문준비에 들어간다.
시식회 당일 많은 인파가 몰려들었다. 우장춘의 채소를 먹은 사람들은 저마다 한마디씩 감탄의 탄성을 질렀다.
“세상에 이렇게 부드러울 수가!”
“예전 것 하고는 하늘과 땅차이군요.”
“나도 어디가면 미식가로 알아주는데 이런 촉촉하고 싱그러운 냄새는 처음 입니다.”
말 그대로 우 장춘에 의한 녹색혁명의 시작이었다.
우 장춘의 품종 개량된 씨앗이 각지에 보급되면서 식탁문화의 일대전환이 일어났다. 이렇게 해서 우 장춘은 또 한번의 주목을 받게 된다.
드디어 조국의 품으로
생물학계에서의 그의 위치는 점점 중요도를 더해갔다. 하지만 그에게는 또 다른 꿈이 있었다. 바로 아버지의 조국이자 자신의 조국 조선으로 돌아가길 원했다.
아니 이젠 더 이상 조선이 아니었다. 제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그의 조국은 이미 독립국으로 성장해 있었다.
‘참 오랜 시간을 조국을 잊고 지내지 않았나!’
조국으로 돌아갈 기회를 기다리던 우 장춘에게 뜻밖의 편지가 왔다. 몇 해 전 유전자 세미나에서 만난 조국동포의 편지였다.
“박사님 동경에서 박사님의 강의를 듣고 정말 놀랐습니다. 제가 고국에 돌아온 후 곰곰이 생각했습니다. 좀 외람된 부탁이나 선생님의 그 지식을 당신의 조국을 위해 써보는 것이 어떨지요. 지금 이곳의 농촌은 전쟁이전의 상황보다 더욱 상태가 악화되어 있습니다. 채소종자는 구할 수도 없고, 힘들게 구했다 해도 이미 영양상태가 좋지 않아 땅속에서 썩고 맙니다. 선생님! 조국으로 돌아오십시오.”
늘 조국에 대한 뜨거운 감정을 지니고 있던 우 장춘은 더 이상의 미련 없이 조국으로 돌아오기 위해 배편에 몸을 실었다. 조국에 도착하기 며칠의 배안 생활은 너무 지루했다.
‘드디어 조국으로 돌아가는구나!’
우 장춘은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흐르는 것을 느꼈다.
‘조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너무나 많은 시간을 보내야 했다. 나의 조국...’
침대에 누워 감회에 젖어있는 우 장춘은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는 안내방송 소리에 눈이 번쩍 뜨였다.
“지금 곧 도착지인 대한민국에 도착 합니다. 탑승자 여러분은 하선준비를 해주십시오.”
우 장춘은 몸을 벌떡 일으키어 창밖을 내다보았다. 멀리서 육지의 가느다란 모습이 보였다. 갈매기들이 저마다 자신의 소리로 끼룩거리며 우 장춘의 길을 안내하는 것 같았다. 하늘빛이 푸르러 눈이 부셨다.
“삐이익, 삑.”
귀 청이 찢어질 듯 한 뱃고동 소리도 음악처럼 들렸다. 육지에 도달한 후 우 장춘은 조심스럽게 배에서 내리기 시작했다.
“빰빠라 빰, 빠리리 빰빰.”
나팔소리와 북의 요란한 소리가 항구 안에 울려 퍼졌다. 우 장춘의 시선은 커다란 플랫카드로 쏠렸다.
“우 장춘 박사님의 귀국을 환영합니다.”
“제가 처음 이곳에 발을 내딛으면서 일본서 느끼지 못했던 공기를 맡을 수 있었습니다. 따뜻하고, 다정하며, 포근함... ‘아! 이런 것이 조국이구나!’ 눈물이 날 것 같습니다. 이제 제가 할일은 제 조국을 위해 평생을 바칠 일만이 남은 것 같습니다.”
우 장춘은 벅찬 가슴을 진정시키며 조국에온 소감을 간단히 밝혔다.
종자 대국을 위하여
“박사님, 거처로 모셔다 드리겠습니다. 금정산 밑에 위치했죠. 아담한 농장 입니다.”
운전사의 안내로 도착한 곳은 사방이 나무들로 가득 쌓여 있는 곳이었다.
“우와, 정말 그림에서나 볼 수 있는 곳이군.”
짐을 풀며 우 장춘은 우선 자신이 해야 할일을 계획해가고 있었다. 첫 직장으로 국립한국 농업기술 연구소의 초대 소장이 되었다.
“모든 연구원들은 저의 말에 귀를 기울여 주십시오. 지금 우리의 가장 중요한 업무는 채소의 씨앗을 개량해서 더 좋은 종자를 개발하는 것 입니다.”
우 장춘은 곧 연구에 들어갔고 연구실은 새 종자를 개발하기위한 노력으로 열기가 가득했다.
“선생님 이것보세요. 선생님께서 주신 종자에서 추출한 영양성분입니다.”
“그렇군!”
실험결과를 보고 있던 우 장춘은 영양상태가 좋은 채소를 개발할 수 있는 확신을 얻었다.
“이것은 일본에서의 것보다 더 우수한 것일세. 자넨 우선 실험삼아 이 씨앗을 근처 농가에 나누어 주도록 하게.”
얼마 뒤 실험실은 끊임없이 걸려오는 전화로 북새통을 이루었다.
“선생님, 소문 듣고 연락 드렸습니다. 제게 그 종자를 조금만 보내 보내주십시오.”
어느새 우 장춘이 개량한 종자의 우수성을 소문들은 농민들의 전화였다.
“우 박사님. 급한 대로 개량씨앗을 전국 농가에 보급합시다.”
우 장춘은 자신의 연구실에서 나오는 씨앗을 모두 농민에게 배포했다. 그리고 몇 해가 지나 농민들은 자신이 뿌린 씨에서 씨를 얻어내는 종자의 자급자족을 이룩했다.
우 장춘은 자신이 고국에 와서 해놓은 첫 번 일을 보며 또 다른 다짐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정부 측 관계자가 우 장춘을 찾아왔다.
“우 박사님! 기쁜 소식 입니다.”
조용히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듣던 우장춘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아니! 일본에서...”
“그렇습니다. 그것도 대량으로 매입 할 것이라고 합니다.”
이후 대한민국의 이름에는 재미난 별명을 얻게 된다.
‘종자대국 대한민국.’
하지만 전쟁으로 이미 초토화된 조국에서 그가 해야 할일은 너무도 많았다.
“우 박사님, 저희의 감자 농사는 실상 매우 낙후합니다.”
어느 한 젊은 연구원의 이야기였다.
“무슨 말입니까?”
“지금 저희의 감자종자는 모두가 일본에서 수입해서 쓰고 있습니다. 감자종자를 수입하는 것도 문제이긴 하지만요 더 큰일은 다른 곳에 있습니다.”
연구원의 이야기를 듣던 우 장춘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아니 운송으로 인한 피해보상도 없다니. 수입종자의 상당한 부분이 오랜 수송시간으로 썩어 가는데...’
“박사님 지금 저희에게 외화의 손실은 타격 적입니다.”
우 장춘은 지금 한국의 실상이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참혹한 것을 알게 되었다.
‘더 이상 일본에서 감자 종자를 수입해서는 아무런 도움이 되질 않는다. 그렇다면 우선 시급한 것은 종자를 개발하는 것인데...’
우 장춘은 곧 감자의 종자개량을 위한 연구에 들어갔다.
‘그 젊은 친구가 아니었다면 이 늙은이는 자만함속에서 헤매고 있었겠군.’
우선 씨를 받을 수 있는 장소를 찾아야했다.
“감자는 고산지대에서 자라는 식품이다. 조금이라도 온도가 높으면 병원균의 침입으로 다 썩을 텐데... 추운 곳으로 적당한곳이 없을까?”
지도를 펼쳐놓고 장소를 물색하던 우 장춘은 대관령이 적합하다는 결정을 내렸다. 그는 우선 씨앗을 뿌린 후 감자가 자라기를 기다렸다.
수확을 앞두고 얼마 안 있어 우 장춘은 가끔씩 몸의 고열과 현기증을 느꼈다.
‘피곤해서 그럴 거야.’
수확시기가 되서 인부들과 감자를 캐기 시작했다.
“아이 구, 우 박사님 이것 좀 보시 유. 세상에 이게 정말 감자 맞는 교?”
인부의 손에는 주먹만한 굵직한 감자가 들려있었다.
“만세! 만만세.”
그 광경을 지켜보던 마을사람들과 인부들이 소리쳤다. 바로 이 감자가 오늘날 우리의 밥상에 올라오는 그 감자이다.
만약 우 장춘 박사가 아니었다면 우리는 아직까지 조그만 감자를 씹어 먹고 있었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아직도 일본에서 종자를 수입하며 많은 액수의 외화를 낭비했을 일인지도 모른다.
위대한 육종학의 아버지
조선인으로써의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며 공부했고 그 지식을 조국을 위해 헌신했던 우 장춘.
하지만 그도 우리의 곁을 떠나게 된다. 그가 쓰러진 날도 우 장춘은 연구실에서 연구에 몰두했다.
우 장춘은 연구실 의자에 앉아 유심히 현미경을 들여다보았다. 순간 하늘이 노랗게 변했다.
“우당탕 우당 쿵.”
의자와 함께 힘없이 쓰러지는 우장춘의 귓가로 어렴풋이 귀에 익은 낯설지 않은 목소리가 들렸다.
“박사님! 우 박사님.”
자신의 부르는 간절한 목소리에 감은 눈을 뜬 우 장춘은 자신의 몸이 무거워 지는 것을 느꼈다.
“일어 나셔야 해요! 꼭 건강해 지실 거예요.”
모두의 기대와 희망을 끝내 뒤로한 채 ‘과학의 아버지’ 우 장춘은 그렇게 그리워했던 고국에서 눈을 감았다.
1959년 5월 20일의 일이었고 그의 나이 62세의 일이었다.
눈을 감은 그의 모습은 너무나 평온한 듯 입가에는 잔잔한 미소가 피어있었다. 낙후한 조국에 남긴 그의 업적은 실로 엄청났다.
식민지 국가의 국민으로써 부끄러움을 허락하지 않고 꿋꿋이 한국인으로써의 자부심으로 평생을 살았던 우 장춘.
그 많은 재산과 영예를 포기하고 조국을 택했던 그의 생애는 ‘조센징’ ‘작은 선생님’ ‘피튜니아의 마술사’ ‘육종학의 아버지’등 그를 따라다닌 무수한 칭호만큼 파란만장했다.
허나 평생을 두고 변함없었던 것은 과학자로서의 길을 걸은 것과 조국을 사랑했던 마음이 아니었을까?
흔들리지 않는 땅에 뿌리를 깊이 내리고 늘 푸르름을 변치 않는 소나무처럼 그의 정신이 우리를 지켜본다.
글 : 왕 연 중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 소장, 영동대학교 겸임교수, wangyj39@dreamwiz.com)
그림 : 김 민 재 (만 화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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