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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사가시의 행운
왜? 무엇 떄문에?
세계적인 발명인 중에서 가장 나이가 어리고, 하나의 발명품으로 가장 많은 돈과 명예를 얻은 발명인을 꼽는다면 다연 조셉이 될 것입니다.
당시 불과 13세로 초등학교를 갓 졸업한 조셉은 철조망을 발명하여 미국은 물론 세계의 화제가 되었으며, 그가 철조망 특허권의 존속 기간이 끝날 때까지 벌어들인 돈은 이름난 계리사 11명이 1년 동안 달라붙어서도 다 계산하지 못한 천문학적인 숫자의 거액이었다고 합니다.
그는 미국의 가난한 대장장이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다른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장난감과 과자를 좋아하는 평범한 소녀이었으나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 제대로 공부를 할 수가 없었던 조셉은 성적이 그리 좋지 못해 우등생과는 늘 거리가 멀었습니다. 그러나 사물에 대한 관찰력만은 뛰어났던 조셉은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그냥 지나쳐 보는 일이 없었습니다.
<왜?>
<무엇 때문에?>
조셉의 생활은 온통 의문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매일같이 담임선생님에게 학과에 전혀 관계가 없는 질문을 하여 심한 꾸중을 듣기도 했습니다.
어린 조셉은 학교 수업이 끝나면 언제나 즉시 집으로 돌아와 아버지가 일하는 대장간의 잔심부름 모두 맡아 해야 했습니다. 특히 집안이 가난하여 중학교에 진학할 수 없음을 스스로 깨닫고 초등학교를 졸업하면 목장에 취직하여 목축업으로 성공해야겠다는 결심까지 한 기특하고 총명한 소년이었습니다.
조셉이 초등학교를 졸업하던 날, 조셉의 아버지는 아들 조셉을 중학교에 진학시키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하다가 그만 몸져눕고 말았습니다. 그것을 모를 조셉이 아니었습니다.
“아버지, 저는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해도 얼마든지 훌륭한 사람이 될 자신이 있습니다.”
“....”
“아버지, 발명왕 에디슨은 초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했지만 세계적인 발명들을 해냈잖아요? 저는 마을 뒷산에 있는 목장에 취직을 해서 목축업을 배우겠어요. 그래서 미국에서 제일가는 목장 주인이 될 거에요. 그러니 아무런 걱정 마시고 어서 일어나세요.”
조셉 부자는 서로 힘껏 몸을 껴안고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이렇게 하여 조셉은 초등학교 졸업과 함께 목동이 되었습니다.
무슨 좋은 방법이 있을까?
조셉이 목장 안에서 하는 일은 양떼를 몰고 다니며 풀을 뜯어 먹이고 양들이 울타리 너머로 도망가지 못하도록 지키는 것이었습니다.
낮 동안 양들이 풀을 뜯어먹고 있을 때는 무척 한가로웠습니다. 그럴 때면 초원에 누워 책도 일고, 파란 하늘을 바라보며 앞으로의 꿈을 설계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그날도 조셉은 양들이 풀을 뜯어 먹는 틈을 이용하여 초원에 누워 책을 읽고 있었습니다.
“조셉 ! 뭣하고 있는 거야? 어서 일어나지 못해? 저기 좀 봐 !”
목장 주인은 화를 이기지 못하고 조셉의 뺨을 내리쳤습니다.
순간 조셉은 정신이 아찔했습니다. 맞은 뺨이 아픈 것보다는 주인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쪽을 바라보니 어느새 빠져 나갔는지 몇 마리의 양이 목자우 울타리를 넘어가 농장의 농작물을 닥치는 대로 뜯어 먹어 농장 일부가 엉망이 되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조셉은 그동안 목장 주변의 울타리를 믿고 한가로이 책을 읽은 자신이 원망스러웠습니다. 사고가 난 뒤에야 깨달았지만 울타리라는 것이 믿을 수 없이 허술했던 것입니다. 말뚝 몇 개를 듬성듬성 세워 놓고 그 사이를 막대기로 연결했거나 철사를 빨랫줄 모양으로 연결한 것이 고작이었습니다. 그나마 그것도 없는 곳은 장미 덩굴이 우거진 것이 전부였습니다.
이때부터 조셉은 하루 종일 울타리를 따라 돌며 양들을 철저히 감시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책 읽을 시간이란 엄두도 못 내게 되었고, 그렇다고 양떼를 감시하는 일이 쉬운 일도 아니었습니다.
어느 틈엔지 울타리를 빠져나간 양들은 이웃 농장의 농작물을 망쳐 놓기가 일쑤였습니다. 그때마다 조셉은 목장주인에게 뺨을 얻어맞기도 하고 심한 꾸중을 듣기고 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양들이 울타리를 넘지 못하게 할 수 있을까?)
조셉은 머릿속에 온통 이 생각으로 가득차 있던 햇볕이 따갑던 어느 여름, 조셉은 실로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양들이 넘어가는 울타리는 장미 덩굴의 울타리가 아니라 막대나 철사만 연결한 울타리라는 사실을 알아낸 것입니다.
(옳지 ! 장미 덩굴에는 가시가 있어 찔리면 아프니까 넘어가지 못하는구나.)
조셉은 뛸 듯이 기뻤습니다. 그의 예리한 관찰력이 빛을 보게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조셉은 그날부터 틈만 나면 목장 주변의 장미 덩굴을 2미터 정도씩 잘라서 그것들을 양들이 잘 넘어가는 막대 및 철사 울타리에다 얽어매었습니다. 이 일이 어린 조셉에게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일을 마친 뒤부터는 안심하고 초원에 누워 일고 싶은 책을 얼마든지 읽을 수가 있었습니다. 목장 밖으로 빠져나가려던 양들은 울타리에 머리를 들이대는 순간 장미 덩굴 가시에 찔려 무척 괴로워하며 체념하는 듯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며칠뿐이었습니다. 양들도 꾀가 생겨 철사 울타리에다 머리를 비벼대어 장미 덩굴 토막이 떨어지거나 철사 사이가 넓으면 그 사이로 빠져나가곤 했습니다. 그때마다 조셉은 장미 덩굴을 잘라 다시 막았지만 한두 마리의 양도 아니고 그 넓은 목장의 울타리를 빈틈없이 장미덩굴로 둘러쌀 수도 없는 노릇이라 다시 또 좋은 생각을 짜내기 위해 궁리를 거듭했습니다.
(그렇다 ! 울타리 주변에 장미를 심어 모두 장미 덩굴로 둘러싸자. 그러면 이 목장은 온통 장미 덩굴로 둘러싸일 것이다.)
신바람이 나서 콧노래까지 부르던 조셉은 그것도 잠시 곧 고개를 갸우뚱거렸습니다.
(...그러나 목장 울타리에 장미를 심어 장미 덩굴로 둘러싸려면 많은 돈이 들 뿐만 아니라 오랜 세월이 걸릴 첸데....)
조셉은 갑자기 목동 생활이 싫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이것이다 !
조셉이 이렇게 목동 생활을 시작한 지도 그럭저럭 반 년이 지났습니다. 힘에 겨워 그만둘까 생각도 해보았지만, 그는 마땅한 다른 할 일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바로 그날, 조셉은 마침내 또 다른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울타리를 묶을 때 사용된 철사의 이음매가 눈에 띄는 순간 기발한 아이디어가 떠오른 것이었습니다, 조셉은 철사를 다 가닥으로 꼬아 연결하고 잘나낸 곳에 생긴 5센터미터 정도의 ‘철사가시’에 눈이 멈췄던 것입니다.
(바로, 이거다 ! 이 철사가시를 철사에 붙인다면 장미 덩굴 가시보다 예리하고 오래 갈 수 있을 것이다.)
양들의 습성과 철사가시의 이치를 알아낸 조셉은 그 즉시 아버지가 일하는 대장간으로 달려갔습니다.
“아버지! 양들이 장미 덩굴 울타리는 가시 때문에 넘어 가지 못해요. 제 생각에는 철사 울타리에도 장미 덩굴처럼 철사가시를 붙이면 양들이 넘어가지 못할 것 같아요. 뻰찌와 철사를 사 주셔요.”
조셉의 아버지는 그의 말이 그럴 듯도 하지만 그보다는 매일 시무룩해 하던 조셉이 그날따라 활기에 찬 것이 기뻐 자신이 쓰던 뻰찌와 철사를 선뜻 넘겨주었습니다.
단숨에 목장까지 달려간 조셉은 두 가닥의 철사 사이사이에 10센티미터 정도의 철사 토막을 넣어가면서 새끼처럼 꼬아 울타리를 둘렀습니다.
(이 작업을 반년만 계속한다면 철사가시 울타리(지금의 철조망)가 완성될 것이다. 특히 철사가시 울타리는 수명이 길어 한여름만 지나면 썩어버리는 장미 덩굴 울타리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이 좋을 거야. 어디 그뿐인가? 철사가시는 장미 덩굴 가시보다 몇 배나 끝이 예리하기 때문에 이것만 완성되면 읽고 싶은 책도 얼마든지 읽을 수 있겠지.)
조셉은 신이 나서 어쩔 줄을 몰랐습니다.
그러나 조셉은 자신이 만든 철사가시가 세계 최초의 발명품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더구나 철사가시를 만들어 돈을 벌겠다는 생각은 꿈에도 해 본 적이 없는 조셉이었습니다. 단지 철사가시를 만든 목적은 양들이 울타리를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 주인으로부터 뺨을 맞지 않고, 또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을 얻어 보자는 단순한 생각뿐이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이었습니다. 조셉이 만든 철사가시는 목장을 살피러 나온 주인의 눈에 띄었습니다.
순간 목장 주인은 깜짝 놀랐습니다.
“조셉 ! 조셉, 일 좀 오너라.”
“예 ! ”
목장 주인이 큰 소리로 부르자 조셉은 또 뺨을 맞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어 걱정이 앞섰습니다.
그러나 주인은 뜻밖에도 활짝 웃고 있었습니다.
“조셉 ! 이 철사가시를 네가 만든 거냐?”
목장 주인은 신기한 듯 철사가시를 들여다보고 있었습니다.
“예, 아저씨 !”
“조셉 ! 이건 대단한 발명이다, 대단한 발명이야 ! 어서 서둘러 특허출원을 해야겠구나.”
“특허출원이라뇨? 그게 뭔데요?”
“조셉 ! 넌 아직 특허출원이 뭔지 모를 것이다, 지금은 그 특허출원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할 시간이 없으니 어서 대장간으로 가서 아버지를 모시고 오너라. 어서 ! ”
목장 주인은 신기하다는 듯 계속 철사가시를 어루만지면 입에 침이 마르도록 야단법석을 떨었습니다.
조셉은 주인이 갑자기 왜 그러는지 영문을 알 수가 없었습니다.
(무엇 때문에 아버지를 모셔 오라는 것일까?)
조셉은 갑자기 겁이 났습니다.
“저, 아버지는 왜요?”
“아니, 빨리 아버지를 모셔 오라니까 아직까지 거기 서있으면 어떻게 하니, 조셉 ! 너는 이제부터 큰 부자가 되는 거야. 참으로 훌륭한 생각을 한 거라구. 앞으로 모든 목장에서 이 철사가시를 사가게 될거야. 어디 목장뿐이겠느냐. 모든 울타리의 재료 중에서 이 철사가시를 능가하는 것은 없을거야. 시간이 없으니까 너의 아버지와 빨리 이 문제에 대해 의논을 해야 한다구. 너는 아직 어리기 때문에 아버지가 후견이이 돼야 해...”
영문을 몰라 겁에 질려 있던 조셉은 그때서야 겨우 잘못된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안심할 수 있었습니다.
조셉은 목장 주인이 시키는 대로 대장간으로 달려가서 아버지를 모셔왔습니다. 아버지도 영문을 몰라 그저 어리둥절할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곧 주인의 말을 듣고는, “조셉 ! 장하다. 드디어 네 꿈을 이루게 되었구나.”
아버지는 조셉을 덥석 껴안았습니다.
순간의 아이디어가 가져다 준 엄청난 돈과 명성
목장 주인은 당일로 특허출원을 할 수 있도록 아버지에게 승용차를 내어주고, 그 비용까지 자신이 부담할 것을 약속했습니다. 또한 조셉은 그 순간부터 목동에서 목장 관리인의 대우를 받게 되었습니다.
특허출원이 끝나자 13세의 목장 관리인이 된 조셉은 수많은 인부를 지휘하며 철사가시를 만들어 목장 울타리에 둘러쳤습니다. 이 소문이 퍼지자 철사가시 울타리를 구경하려는 사람들이 벌떼처럼 목장으로 몰려왔습니다.
구경 온 사람들은 조셉의 철사가시 울타리를 보자 모두들 감탄했습니다, 그리고 곧 엄청난 양의 주문이 쇄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조셉의 어려운 집안 형편으로는 그 많은 주문량을 생산할 능력이 없었습니다.
며칠 후에는 지방신문 기자가 찾아와 취재를 해갔습니다. 다음 날 아침 조셉의 철사가시 기사는 특집으로 사진과 함께 상세하게 보도되었습니다. 지방신문에 보도가 되자 이번에는 중앙신문은 물론 전 미국의 신문, 방송, 잡지들까지 특집으로 보도하였습니다. 조셉은 이틀 사이에 전국에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에서는
“공장을 동업으로 세우자.”
“대리점을 설치하자.”
“특허권을 팔아라.”
고 하며 사람들이 마구 몰려왔습니다. 조셉은 그때서야 자기가 만든 철사가시가 대단히 값진 물건인 줄 알게 되었고, 발명과 특허가 어떤 것인가도 어렴풋이 알게 되었습니다.
그로부터 2년 후, 조셉의 철사가시는 드디어 미국 특허청을 비롯한 세계 각국 특허청에서 특허를 허락하는 등록증이 발급되었습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세계 각국의 신문, 방송, 잡지들은 또 크게 보도했습니다.
아들의 발명을 헛되게 하고 싶지 않았던 조셉의 아버지는 목장 주인의 협조로 은행에서 사업자금을 대출받아 철사가시 공장을 세웠습니다. 엄청난 주문량을 감당해 내기 위해 공장은 밤낮없이 가동되었으며, 날마다 확장공사가 계속되었습니다.
그런데 일이 더욱 더 잘 되려고 그랬는지 1914년 제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자, 이번에는 세계 각국에서 국경선 설치에 사용하기 위해 철사가시를 다투어 구입해 갔습니다. 그 물량은 목장이나 농장에서 구입해 가는 양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많은 엄청난 양이여서, 조셉 개인의 수입은 물론 그의 조국 미국도 엄청난 외화를 벌어들이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리를 비롯한 거리가 먼 나라에서는 조셉에게 특허권 사용료를 주고 철사가시를 생산했습니다.
1918년까지 계속된 제1차 세계대전 중에 조셉의 철사가시는 이 전쟁에 사용된 포탄보다 많은 양이었다고 하니 그 엄청난 양은 짐작하기도 어려울 정도입니다,
당시 미국의 특허권 존속 기간은 15년이었습니다. 따라서 조셉의 철사가시는 15년 동안이나 독점 생산과 판매는 물론 특허권 사용료 수입으로 천문학적 숫자의 돈을 벌었으며, 그의 이름은 전 세계의 발명인 대열에 끼이게 되었습니다. 결국 순간의 아이디어가 조셉에게 엄청난 돈과 명성을 가져단 준 것입니다.
=출처 : 발명박사(왕연중 엮음, 글수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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