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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남편의 사랑가
절름발이 소년
요즈음은 가정에서 바느질하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재봉틀은 우리 생활의 필수품이었다.
일일이 손으로 해야 하는 바느질을 기계로 대신함으로써, 시간과 노동력을 절감시킨 재봉틀은 언제 어떻게 해서 만들어진 것일까?
1819년, 미국 매사추세츠에 어린 아기가 태어났다.
“여보! 출산하느라 고생했소.”
방앗간을 운영하며 늘 가난에 허덕이는 아이의 엄마는 아이를 낳고도 몸조리조차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젖이 모자라서 아이가 잘 자랄 수 있을지 걱정이에요.”
“무슨 말이요, 산모가 잘 먹고 건강하면 별 일 없을 거요.”
그러나, 사실은 산모라고 해도 잘 먹을 수 있는 형편이 아니라는 것을 그들 부부는 잘 알고 있었다.
그렇게 날이 가고, 몇 달이 흘렀다.
어느 날, 방앗간 일을 마치고 집에 들어선 아기 아빠는 아내의 비명을 들었다.
“아니! 이럴 수가??”
“여보! 무슨 일이요?”
“우리 하우가, 하우가??”
“왜? 우리 아들 하우가 뭘 어쨌다는 거요?”
놀라서 묻는 남편의 물음에 아내는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다.
“우리 하우가 걷지를 못해요. 다리가 이상하단 말이에요. 한 쪽 다리가 이상해요??”
“뭐라고?”
그렇게 태어날 때부터 절름발이에, 허약한 몸으로 늘 병치레를 하던 하우는 학교에도 가지 못하고 그의 나이 7살인 1826년 직물공장에 나가게 되었다.
하우는 소년 시절을 직물공장의 기계소음 속에서 보내고, 조금 자라자 케임브리지로 가서 기계공장에 취직했다.
“하우야, 가난해도 착한 마음을 가져야 하고, 올바르게 살아야 한다.”
“엄마, 걱정 마세요. 기계공장에서 열심히 일할게요.”
“그래!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고생만 하는 네가 마음에 걸리는구나. 가난이 죄다.”
발을 절룩거리며 멀어져 가는 아들의 등 뒤에서 하우 엄마는 소리없이 눈물을 흘렸다.
바느질하는 아내의 손
나이가 들자 하우는 마음 착하고, 부지런한 여인을 만나 결혼을 했다.
그러나 그의 약한 몸은 고된 공장 일을 견디기가 어려웠다.
“여보! 나 돌아왔소.”
절름거리며 들어서는 하우를 맞아들이는 아내의 손은 늘 따뜻했다.
“어서 오세요. 추운 데서 고생 하셨지요?”
“아니요, 괜찮소.”
대답은 그렇게 하면서도, 하우는 하루 일을 마치고 집에 들어서면 곧바로 침대에 드러누워야 했다.
이윽고, 밤이 깊어지면 하우의 아내는 삯바느질을 했다.
“여보! 당신까지 고생을 시켜서 미안하오.”
“저야 건강한 몸인데 무엇인들 못하겠어요. 걱정 마시고 주무세요.”
오히려 하우의 성치 못한 몸을 걱정하는 그의 아내는, 불평 한 마디 없이 한 땀 한 땀 바느질을 할 뿐이었다.
하우는 밤마다 아내의 기계적인 작업을 지켜보며, 고생하는 아내가 측은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한땀 한땀 손으로 떠야 하는 저 작업을 기계로 한꺼번에 할 수 있다면 훨씬 수월할 텐데??’
하우는 쉴새 없이 움직이는 아내의 손을 바라볼 때마다 이런 생각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하우는 아내에게 불쑥 말을 던졌다.
“여보! 나, 재봉하는 기계를 만들고 말겠어.”
“재봉하는 기계요?”
“그래, 재봉틀을 꼭 만들겠소. 당신하고 약속할 수 있어.”
사실은 그동안 재봉틀의 발명을 꿈꾼 사람은 수없이 많았다. 그만큼 사회에서는 재봉하는 기계를 필요로 했다. 그러나 성공한 사람은 그때까지 아무도 없었다.
“그러세요. 사실 손바느질은 시간도 너무 많이 걸리고, 힘든 작업이에요.”
“당신 생각도 그렇지? 재봉하는 기계가 있다면 훨씬 편리하겠지?”
“그럼요. 그렇고말고요.”
“그래, 당신이 도와준다면 우리 할 수 있을 거요.”
하우는 다행스럽게도 기계공장에서 일하고 있었으므로 간단한 물건은 하우 자신이 직접 만들면서 연구에 들어갔다.
매일 밤 하우의 집에서는 침대 위의 남편과 바느질하는 아내 사이에 토론이 시작되었다.
“우선 바느질하는 손의 움직임을 잘 관찰해 보고 싶어.”
“잘 보시고 생각해 보세요. 이렇게 바늘을 앞에서 찌르고, 뒤에서 받고.”
재봉틀을 만들어보겠다는 희망에 그들 부부는 밤새 피곤한 줄도 몰랐다.
“여보, 이 기계를 봐요.”
오랜 궁리 끝에 하우는 손의 움직임을 흉내 낸 기계를 고안했다. 이 기계에서 사용하는 바늘은 양끝이 뾰족하고 그 중앙에 구멍이 있었다. 이 구멍에 실을 꿰면 기계는 손놀림처럼 운동을 하여 재봉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 기계에는 단점이 있었다. 천의 결이 거친 것은 바느질이 되지만, 결이 고운 것은 실이 닳아 자꾸 끊였다.
“그렇게 고생해가며 만들었는데. 여보! 어떻게 해요.”
“음, 그렇지만 여기서 물러설 수는 없지 않겠소. 다시 연구해 봐야지.”
하우는 용기를 내어 다시 도전했다.
1844년, 하우는 드디어 재봉틀 발명에 성공했다.
“여보, 해냈어! 드디어 성공이다. 얏호!”
“정말 잘 하셨어요. 당신이 자랑스러워요.”
하우 부부는 두 손을 마주잡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이 때, 그의 나이 25세가 되는 해였다.
전해오는 이야기에 의하면 이 기계는 구부러진 한 단에 바늘귀가 있는 바늘과 두 줄의 실을 사용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 밖의 자세한 것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외로운 발명가
하우는 재봉틀 판매를 위하여 자금을 대줄 사업가를 찾았다.
“하우 씨! 내가 당신의 판매사업을 돕겠소.”
마침내 하우의 발명이 유망하다고 생각한 사업가가 나타나 작업장을 제공하고 자본금을 대기에 이르렀다.
“여보! 이제 시작이구려.”
“이렇게 재봉틀 판매를 위한 작업이 순조롭게 이루어지다니 꿈만 같아요.”
그런데 그 기쁨도 잠깐, 뜻하지 않은 일이 벌어졌다.
“재봉틀 판매 반대!”
“재봉틀 판매를 중지하라!”
보스턴에서 재봉틀 판매를 반대하는 운동이 거세게 일어나기 시작했다.
“여보! 이 일을 어쩌면 좋아요.”
“글쎄, 큰 일 이구려.”
당시에는 바느질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이 많았으므로, 손쉽게 많은 일거리를 해치우는 재봉틀 같은 기계가 나온다고 하자, 실직의 두려움이 그들 사이에 있었던 것이다.
“반대! 재봉틀 생산 반대!”
“우리 생계를 보장하라!”
사람들은 매일같이 광장, 공원 등지에 모여 시위를 벌였고, 시위하는 사람들은 늘어만 갔다.
그렇게 되자 후원자는 자금을 대줄 엄두가 나지 않았는지, 손을 떼겠다고 했다.
“하우, 미안합니다. 더 이상 지원을 해줄 수가 없겠어요.”
하우는 눈앞이 캄캄해지고, 땅이 꺼지는 것 같았다. 그러나 힘을 내어 다른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여보! 미국에서는 안 되겠어. 내가 영국으로 가 볼까 하는데. 거기라면 우리 미국과는 사정이 다를 수도 있을 거야.”
“그렇게 하세요. 몸조심 하세요.”
그러나 사정은 영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하우는 영국에서도 마땅한 후원자를 찾을 수가 없었다.
‘큰일이네. 미국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여비는 떨어져 가고?’
하우는 하는 수 없이 특허권을 저당잡혀 여비를 마련해야 했다.
‘그렇게 죽을 고생을 해서 만든 재봉틀 특허권을 겨우 여비로 쓰다니.’
하우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 했지만, 그렇게 하여 간신이 미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오늘날의 재봉틀은 하우의 기계를 싱거라는 사람이 개량한 것으로, 싱거는 하우보다 7년 뒤인 1851년에 특허를 얻었다.
싱거의 재봉틀은 그의 꿈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한다.
싱거가 재봉틀 개량에 힘을 쏟던 어느 날 밤.
“이얏! 이얏! 내 창을 받아라.”
그는 기사가 되어 창을 휘두르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이야 얏! 어 그런데 이게 뭐야? 내 창의 중간쪽에 구멍이 나있네.”
그는 중간 쪽에 구멍이 있는 창을 휘두르며 싸우는 기사의 꿈을 꾸고 일어났다.
“바로 그거다! 재봉틀 바늘!”
그것이 중요한 힌트가 되어 싱거는 재봉틀을 개량하게 되었고, 오늘날의 재봉틀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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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연중의 발명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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