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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코너에 소개된 모든 글의 저작권은 저자인 왕연중 선생님(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 소장, 영동대학교 발명특허공무원학과 겸임교수, wangyj39@dreamwiz.com)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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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끝없이 나누고 빼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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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이 나누고 빼보라
크고 복잡한 것만이 미덕은 아니다. 오히려 작고 가볍고 단순한 것이 더욱 사랑스럽고 가치를 인정받을 때가 있는 것이다.
뜨거운 여름, 미녀들의 각선미를 뽐내는 미니스커트도 이 뺄셈 미학의 산물이다.
무명의 디자이너였던 K씨는 디자인계를 충격에 빠트릴 파격적인 의상을 꿈꾸고 있었다. 자신의 끼와 감각, 디자이너로써의 능력을 뽐낼 수 있는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면서… 그런 그녀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더운 여름, 이브닝드레스의 디자인을 구상하던 그녀는 아주 근사한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전통 중국 의상을 입은 한 여성이 종종 걸음으로 거리 한 복판을 걷고 있었던 것. 직업의식이 발동한 그녀가 그 의상의 윤곽을 스케치북에 열심히 옮기고 있는 사이, 또 다시 재미난 장면이 연출됐다.
카페에 앉아 노닥거리던 남성들의 시선이 일제히 그 중국인 아가씨에게 쏠려 버린 것이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남자들은 그녀의 일 거수 일 투족을 마치 씹듯이 바라보고 있었다. 심지어는 담뱃불을 붙이는 것도 잊은 채 그녀의 뒷모습만 하염없이 바라보는 이도 있었다.
이유는 여성의 곡선을 유감없이 드러내 보이는 드레스의 모양 때문이었다. 목에서부터 허리까지 여성의 몸에 착 달라붙은 드레스는 자그마한 동양인 처녀를 그 무엇보다 아름답게 보이게 했다. 게다가 살짝 트인 치마 틈새로 간간히 보이는 얇은 종아리. 남자들이 넋을 잃을 만도 했다.
당시만 해도 여성의 스커트는 발목까지 치렁치렁 내려오는 것이 미덕이었다. 유행에 민감한 젊은 여성들은 종아리를 드러낸 스커트를 입기도 했으나, 무릎 위를 내놓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치마 틈새로 보이는 다리에도 저렇게 열광하는데, 만약 치마가 아예 짧으면 어떨까? 아름다운 다리 곡선을 굳이 천 조각 뒤에 감출 필요가 있을까?’
골목으로 사라지는 중국인 처녀의 뒷모습을 보면서 K씨는 막 새로운 디자인을 완성했다.
그녀가 고안한 디자인은 그동안 당연시 여겨왔던 길고 폭넓은 치마를 숭덩 잘라버리는 것. 종아리는 물론이고 허벅지까지 아슬아슬하게 드러내는 새로운 스커트의 출현이었다. 이른바 미니스커트.
처음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였을 때, 그녀에게 비난이 쏟아졌다. 보수적인 사람들은 그녀가 속옷을 디자인했다며 정신병자 취급을 하기도 했다. 겉으로 드러난 분위기로는 도저히 새로운 스커트가 패션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없어 보였다.
그러나 결국 그녀의 예상은 적중했다. 몸매를 뽐내고 싶은 젊은 여성들이 앞 다퉈 그녀의 스커트를 구입했고, 결국 미니스커트는 그 시대의 상징물로 등극했다.
불필요한 것은 없애버린다는 과감한 도전의식이 그녀를 세계적인 디자이너의 반열에 올려놓은 것이다.
불필요하다고 느껴지면, 왠지 거추장스럽다면 과감히 없애보자. 미니스커트가 그랬던 것처럼 빼기의 법칙을 이용하면, 가볍고 단순하고 실용적인 발명품이 나올 수 있다.
몇 해 전 인테리어용으로 많이 쓰이는 적갈색 벽돌 중에도 빼기의 법칙이 숨어있다.
벽돌이 인간의 건축용 자재로 사용된 것은 기원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때나 지금이나 벽돌의 모양은 변함없다. 때로 거대한 암석을 쪼아 만들어 모양이 불규칙한 것도 있긴 하지만, 직육면체의 단단한 모양은 아주 오랫동안 벽돌의 대명사로 굳어져 버린 것. 새로운 아이디어나 모양이 적용될 것 같지 않다. 그런데 이 벽돌에도 놀라운 빼기 기술이 적용되어 새로운 제품이 만들어졌다.
이른바 ‘구멍 벽돌’. 시멘트로 쌓아 올리는 벽돌의 한 면에 구멍이 뻥 뚫린 제품이 바로 그것이다.
외장용 벽돌의 한 가운데를 뚫어 그만큼의 재료를 절약했다. 게다가 가벼워서 옮기기도 그만. 구멍을 이용해서 아기자기한 모양의 담을 쌓을 수도 있다.
벽돌의 한 면은 쌓아 올려서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에 착안한 아이디어다. 가격도 그만큼 저렴해 건축업계에서 인기 있는 아이템이 됐다. 빼기 기술로 1석3조의 효과를 만들어낸 것이다.
이 벽돌도 빼기 법칙이 활용된 발명품. 쓸모없는 부분을 없애서 성공했다.
이밖에도 빼기 제품은 수없이 많다. 문자판의 숫자를 과감하게 없앤 디자인 시계, 연통을 없앤 난로, 카페인을 제거한 커피 등등.
빼기와 비슷한 기법으로는 나누기를 들 수 있다.
크고 무겁고 비싼 것을 나눠서, 싸고 작고 가볍게 만드는 것이다.
나누기 기법이 적용된 매력적인 아이템은 조각 피자.
출출할 때 근처에 피자 가게라도 있으면, 그 황홀한 냄새는…. 피자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 유혹에 견디지 못하고 주저 없이 가게 안으로 들어서게 된다. 이때 일행이 있다면 만사형통. 작은 크기의 피자를 시켜서 음료수와 맛나게 먹을 수 있다.
문제는 혼자일 때다. 한 판에 많게는 여섯 조각이나 되는 피자를 혼자서 모두 먹기는 참으로 곤란하다. 게다가 피자 한 판의 가격은 만원이 훌쩍 넘지 않나.
큰 맘 먹고 피자 한 판을 시켜서 먹을 만큼 먹고, 나머지는 포장을 할 수도 있지만 정말 성가신 일이 아닐 수 없다. 포장된 피자를 덜렁덜렁 들고 다녀야할 뿐 아니라, 나중에는 식은 피자를 먹는 고생(?)까지 감수해야 한다.
피자를 싸들고 버스라도 탄다면… 아마도 강렬한 피자 냄새 때문에 모든 승객의 시선을 한 몸에 받을지도 모른다. 이런 복잡한 문제를 단숨에 해결하는 것이 바로 조각 피자.
커다란 피자를 작게 나누어 파는 이 아이디어는 바쁜 직장인과 인스턴트식품을 좋아하는 젊은이들에게 그야말로 ‘적중’했다. 조각으로 나누어진 피자는 부담도 없고, 가격도 싸서 젊은이의 발길을 잡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종류별로 한 조각씩 맛볼 수도 있어, 피자를 좋아하는 이에겐 그야말로 축복과 같은 아이디어다.
또 몇 해 전 여성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있는 B업체도 ‘작게 하라’는 기본 아이디어로 선풍을 일으키고 있다.
다시마 식품이 숙변 제거에 효과가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 N업체는 이점에 착안해 약처럼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다시마 정제 식품을 내놨다.
다시마 정제를 물과 함께 살짝 씹어 먹으면, 마치 많은 다시마를 먹은 것 같은 효과를 가진 아이디어 상품이었다. 처음 이 상품이 시장에 선보였을 때에는 날개달린 듯 팔렸다. 젊은 여성들과 변비에 시달리던 사람들이 다시마의 효능을 믿고 제품을 구입했다.
그러나 인기는 잠시뿐, 점차 매상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한 번 사용한 사람들은 먹기 힘들다는 이유로 이 제품에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던 것이다.
다시마 정제의 크기가 보통의 알약만큼 커서 한번에 3～4알씩 넘기기가 힘든데다, 씹으면 다시마 특유의 웬만한 비위로는 먹기 힘들었다.
이렇게 N사가 고전을 하는 무렵, 경쟁사인 B사와 H사가 새로운 제품을 내놓으면서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나섰다. N사 제품의 결정적인 단점을 보완해서 먹기 좋도록 작은 제품을 내놓은 것이다. 특히 B사의 경우, 다시마를 과립 형태로 만들어 출시했다. 씹을 필요도 없고, 목에 걸릴 걱정도 없었다. 입소문을 통해서 두 제품은 빠르게 퍼져 나갔다. N사 제품을 앞질렀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는 일이었다. 급기야는 인터넷 판매에서 최고 인기상품으로 떠올랐을 정도.
같은 제품을 그저 ‘작게’ 했을 뿐인데, 성공의 기회를 잡은 것이다.
주저 없이 나누고 빼보자. 큰 것을 줄이고, 많은 것을 빼는 사이에 신선한 아이디어가 싹 틀 것이다.
작은 고추가 맵다고 하지 않던가. 아이디어의 매운 맛으로 승부하자. 승리가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왕연중의 강의원고 ‘누구나 할 수 있고 큰돈도 벌 수 있는 발명’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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