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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명의 달 특집 3=
발명의 5대 장벽을 제거하자
1) 감정의 장벽을 제거하자
인간의 감정이란 있어서 좋은 때가 있고, 없어야 좋은 때가 있다.
우월감, 동질감, 귀속감, 자신감, 기쁨 등은 사람의 마음에 활력소가 되어 살아가는 것 자체를 즐겁게 하고, 신바람 나는 인생으로 순풍처럼 밀어준다.
그러나 열등감, 부정적인 생각, 좌절감 등은 잘 나가던 사람이라도 사정없이 잡아당겨 제자리에 주저앉힌다.
‘사람의 행복과 불행이 마음 가운데 있고’, ‘심령이 상하면 일으킬 자가 없다’고 했다.
열등감, 패배의식, 부정적인 생각이 많으면 아이디어는 나오지 않는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라 즐거움과 슬픔을 다 누릴 수 있고, 인간의 마음속에서는 모든 감정이 다 교차되고 있으니 이것을 어떻게 조절하며 극복해야 할까?
우리가 길을 가다 보면, 흔히 돌 맹이나 벽돌 같은 장애물이 길을 막을 때가 있다.
어떤 사람은 발로 차버리고 당당히 제 길을 가는 사람이 있고, 어떤 사람은 그 장애물에 걸려 넘어지는 사람이 있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선택은 바로 당신 자신에게 달려있다.
세상에는 여러 종류의 사람들이 있는데 어떤 사람은 불행한 환경 속에서 오히려 성공하는 사람이 있고, 어떤 자는 좋은 환경 속에서도 실패하는 사람이 있다. 여기서 성공과 실패의 개념에 더 부언해야 하겠지만, 일반적으로 환경이 나쁘다고 다 실패하는 것은 아니고, 환경이 좋아도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그 차이는 무엇일까?
인간에게 어떤 환경이 주어지던, 어떤 성격과 감정을 지니고 태어났던 그 자체만으로는 미래의 결과를 점칠 수 없다는 뜻이다.
문제는 어떻게 극복하고, 조절하는가에 따라 성공도 하고 실패도 한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이런 통계가 있다.
자신의 건강과 간이 특별히 좋아서 술을 잘 마신 사람과, 병약하고 간이 나빠서 술을 안 마신 사람을 후에 비교해 보았더니 건강하고 좋았던 사람이 먼저 간을 망치더란다.
자신감이 넘쳐서 자만해도 문제가 있고, 그렇다고 열등감에 사로잡혀 뒷걸음질만 하는 것도 문제다.
‘나를 알고, 적을 알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듯이 자신이 남보다 열등하다고 생각될 때, 그것을 발판으로 남보다 더 훌륭한 아이디어를 내서 도약의 기회로 삼는다면 약점이 오히려 축복일 수도 있다.
이런 비교가 있다.
아주 부잣집 마님으로서 손가락에 물 한 방울 튕기지 않고 곱게 사는 여인과, 환경이 어려워 늘 바쁘고 부지런하게 사는 여인이 있었다. 그런데 어느 정도 나이가 들어서 비교해 보니, 편히 사는 여인이 훨씬 더 빨리 늙더란다. 좀 비약적인 비유인지는 모르나, 늘 열심히 일해야 먹고사는 여인은 바빠서 늙을 틈이 없었다고 한다.
매사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주어진 환경이야 어떻든 자신감을 갖고 도전한다면 항상 길은 열려 있다.
열등감을 느낀다는 것은 그 만큼 자존심이 높고, 감정이 풍부하며 섬세하다는 뜻도 된다.
그런 사람이야말로 사물을 더욱 예리하고 주의 깊게 바라볼 수 있는 현미경의 눈을 가진 사람이다.
무엇을 망설이는가?
긴장과 두려움은 평상시에 할 수 없는 것까지 가능하게 한다.
감정도 없이, 흑인지 백인지도 모르고 돈키호테처럼 덤벙대며 덤비는 사람이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무엇이건 지나치면 문제가 되겠지만 적당한 긴장감, 조심성 정도의 두려움이라면 오히려 약이 될 수도 있다.
감정의 장벽 중 하나는 ‘보수 본능’이다. 새로운 것에 저항하고 낡은 것을 지키려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온고지신’이라는 말이 있듯이 옛것을 익히는 것은 그것을 통하여 새로운 것을 찾고자함이 아닐 런지.
2) 인식의 장벽을 제거하자
인간을 ‘만물의 영장’이라고 했지만 사실 어느 때는 너무 많이 아는 것이 문제다.
지금까지 배우고 경험하여 굳게 자리 잡고 있는 관념, 예전의 모습, 습관, 혹은 예절 따위를 그대로 좇는 인습 등 알게 모르게 틀에 박혀버린 인식을 고수하고자 하는 장벽 때문에 어느 한계를 뛰어넘지 못하는 것이다.
‘이것만이 옳다.’
‘그 것은 꼭 그렇게 해야 한다.’
‘이것은 해서는 절대 안 된다.’
굳이 규칙을 정해놓지 않아도 스스로를 고정된 틀 속에 가두어 놓고, 벗어날 기미가 보이면 큰일이라도 날 것처럼 굳게 지키려는 무의식적인 발로가 바로 인식의 장벽이다.
예를 들어 맞벌이 부부 중에는 상당수의 여성들이 밖에 나와 일하는 것을 비관적으로 생각하며 신세한탄, 혹은 팔자타령을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남자는 밖에 나가 돈을 벌고, 여자는 집 안에서 살림해야 하는 건데.”
머리 속에 잘못 인식되어있는 생각 때문에 몸은 일터에 나와 있으면서도, 마음은 집안에 얌전히 있지 못하는 것을 불행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그런데 우리 인간은 이렇듯 규칙 아닌 규칙을 머리 속에 입력시켜 놓고, 그 틀을 잘 벗어나지 못한다.
특히 기성세대들일수록 인식의 장벽이 더욱 견고하다. 과거의 편벽된 사고방식이 그대로 자리를 잡아버린 탓이다.
‘남자는 남자답고 씩씩해야 해.’
‘여자는 여자답고 싹싹해야 해.’
어려서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고 자란 잘못된 교육이 머리 속에 그대로 인식되어져서, ‘세 살 버릇 여든까지’라는 속담처럼 평생을 그렇게 생각하며 산다.
그래서 과거에는 손곱장난을 하더라도 남자아이는 꼭 아빠였고, 여자아이는 항상 엄마였다. 그 때문에 서로 상대방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여성은 억압된 분위기에서 온갖 제약과 절제만으로 한 맺힌 삶을 살았다.
요즈음 어린이들의 역할놀이란 중요한 교육의 한 부분이다.
예를 들면, 남자어린이는 엄마가 되어 살림도 해보고 여자 어린이는 아빠가 되어 밖에 나가 돈을 벌어 본다. 그러는 동안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새로운 교감이 얽히며 갈등도 풀어지게 되는 것처럼 인식의 차이란 사람의 가슴을 멍들게도 하고, 방해가 되는 경우가 더 많다.
미국의 한 산업시찰단이 메사추세츠 공과대학을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안내자가 한 장의 널빤지와 몇 개의 막대를 내보이며 말했다.
“여러분, 몇 사람만 이 조그만 막대를 판자의 구멍에 꽃은 즉시 꺼내 보십시오.”
단장이 먼저 했는데 75초 걸렸다. 두 번째 사람이 했는데 60초, 세 번째 사람은 50초가 걸렸다. 마지막으로 발명가인 C씨가 막대를 꽂은 다음 판자를 들어 올려 한꺼번에 빠지게 했기 때문에 25초밖에 안 걸렸다.
그러자 단원들은 ‘규칙위반’이라고 했다. 그런데 사실은 처음부터 아무런 규칙도 주어지지 않았던 것이다.
속담에 ‘자기 꾀에 자기가 넘어간다.’는 말이 있듯이 이처럼 주어지지도 않은 규칙에 자기를 가두어 두는 예가 많다.
흔히 ‘착각’이라고 하는 용어를 쓰게 되는 경우를 생각한다면, 얼마나 오류를 범하고 사는 것이 인간인지 짐작이 갈 것이다.
특히 발명에 있어서는 이 인식의 장벽을 넘어야 한다.
문제해결에 수많은 걸림돌이 되고 있는 장벽들을 하나하나 제거하는 것이 바로 발명가로서의 지름길이다.
하늘은 파랗다고 생각하지만 노란 안경을 쓰고 보면 노랗고, 검은 안경을 쓰면 검게 보일 수 있다.
사람은 앞을 보고 똑바로 걸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뒷걸음을 칠 수도 있고 옆으로도 걸을 수 있다. 그것이 인간의 잠재능력이다.
인식의 장벽을 헤치기만 하면 다른 세계가 보일 것이다.
3) 태도의 장벽을 제거하자
태도란 어떤 대상에 대한 자기의 감정을 나타내는 외적 표현이라고 설명한다.
‘태도를 분명히 해.’
가끔 우리는 이런 이야기를 하거나, 들을 때가 있었을 것이다.
발명에는 어떤 태도가 바람직한가?
그리고 태도의 장벽은 무엇일까?
‘할 수 있다’고 말하는 긍정적인 사람과, ‘할 수 없다’고 말하는 부정적인 사람의 시각의 차이를 살펴보자.
유리컵에 먹다 남은 우유 절반이 들어 있었다. 이것을 보고, 부정적인 사람은 “ 겨우 절반밖에 남지 않았네.”라고 말하고, 긍정적인 사람은 “야호, 아직도 절반이나 남았어!”하고 말했다.
이 두 사람들 비교해 보면, 무슨 일을 하고 못하고는 자기가 처한 상황에 따른 것이 아니라, 관념의 차이인 것이다.
시각, 태도, 감정, 사고 등의 작용을 어느 쪽으로 쏠리게 하느냐에 따라 할 수도 있고 못할 수도 있다.
부정적인 태도는 자신에게서 의욕을 빼앗아 갈 뿐만 아니라, 남의 의욕까지도 파괴시키는 힘이 있다.
“그건 이래서 안 될 것 같은데.”하고 말하면, 지금까지 자신감에 차서 무언가를 시도하려던 사람의 기세가 은연중에 한풀 꺾이게 된다.
“그럴까? 그럼 다시 생각해 봐야 하겠는데…”
발명에서 만이 아니라 매사에도 그렇다.
어떤 문제를 앞에 두고,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느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느냐는 문제해결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는 것이다.
미국에서의 어떤 실험 연구에 의하면 반대가 있는 경우, 반대가 없는 경우에 비하여 10분의 1이하의 성과밖에 기대할 수 없다고 한다.
브레인스토밍에서도 반대에 부딪치면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이 입증된 바 있다.
부정적인 태도는 아이디어가 나오는 지혜의 샘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것과 같은 역할을 한다.
반면에 긍정적인 태도는 불가능을 가능하게 한다.
알프스를 넘던 나폴레옹을 생각하면 금방 답이 나올 것이다. 병사들 모두 지치고, 병들고, 먹을 것이 모자라 굶주려서, 한 발짝을 옮기기도 힘든 터에 눈 덮인 알프스를 넘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런데 초인적인 힘을 일으켜 장애물을 넘게 했던 원인이 무엇인가?
상황이 좋아진 것도 하나도 없었다.
병사들은 여전히 춥고, 배고프고, 전쟁으로 지쳐있었다. 눈 덮인 알프스 산이 갑자기 평지가 된 것도 아니다.
다만 병사들의 생각과 태도에 약간의 변화가 일어난 것뿐이다.
‘저 알프스 너머에 있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빵과, 거품이 있는 맥주와, 예쁜 여자들은 나의 것이다. 기다려라.’
병사들의 마음속에, 눈과 귀에는 오직 따뜻한 고향이 있었고, 그것만 바라보며 전진하자, 난공불락의 요새 같은 부정적인 태도에 장벽이 무너졌던 것이다.
문제는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내부에 있다.
이와 비슷한 예가 성경에서도 나온다.
캄캄한 밤중에 물결이 이는 바다 위를 예수님이 걸어오고 계셨다. 그러자 제자 베드로도 예수님만 바라보며 앞으로 나아가니, 물 위를 걷게 되는 기적이 일어났다. 그런데 다음 순간 물결이 거세게 일고 있는 바다를 바라보자, 자신도 모르게 두려움과 의심이 생겨 물 속으로 휩쓸리게 되었다.
인간에게는 알 수 없는 힘이 있다.
각자가 생각나는 대로 토론할 수 있는 자유로운 상태에서,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
참으로 무서운 것은, 의미도 없이 부정하는 사람들이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도 반대가 있으면 연기처럼 사라져 버린다.
나폴레옹의 군대처럼 질풍노도 같은 아이디어를 창출할 것인가? 물살을 내려다 보다 물 속으로 빠져 들어간 베드로처럼 아이디어를 바다 속에 빠뜨려버릴 것인가?
결정은 당신의 태도 여하에 달려 있음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4) 교육의 장벽을 제거하자
교육이란 무엇인가?
인간의 신체적, 정신적 모든 성능을 발육시켜 인간으로서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가르치고, 지도하는 일을 말한다.
모르는 것을 가르쳐 주고, 잘 하라고 지도하는 교육이 장벽이 된다니 도대체 어찌된 일인가?
사실은 바로 그 가르쳐 주고, 지도하는 것 때문에 문제가 된다.
어린이는 백지와 똑 같은 상태로 세상에 나왔다. 그들의 눈에는 모든 것이 ‘호기심 천국’이다.
아이들의 눈으로는 인형과도 눈인사를 할 수 있고, 꽃을 꺾으면 아파하는 장미의 고통도 읽을 수 있다. 모든 것은 살아 움직이는 물활론적인 사고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눈 덮인 나무는 춥다고 느끼며, 텅 빈 자동차는 쓸쓸하다고 느낀다. 그래서 나무와 말을 하고, 자동차도 눈이 있어 스스로 달려갈 수 있다는 전제하에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다.
“자동차야, 나를 집에 데려가 줘.”
그렇게 말할 수 있고, 자동차와 함께 어디든 갈 수 있다. 엄마가 계신 집이나, 물고기가 사는 용궁이나, 천사가 살고 있는 별나라, 달나라, 그리고 엄지공주나 백설 공주의 나라에도…
상상은 발명의 전초전으로서, 상상의 세계에서 있었던 일이 현실화되면 그것이 곧 발명인 것이다.
그래서 유치원 시절에는 그런대로 ‘창의력 교육’이라는 명제하여 창의성을 길러준다.
그런데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다양한 사고력은 아예 접어 한쪽에 가둬놓고, 무조건 따라 외우고, ‘이것은 이렇다’는 획일적인 교육 속에 맞춰야 한다.
무한한 상상력, 창의력이 깨어지는 순간이다.
요즘 ‘열린 교육’이라고 하여, 획일적인 교육에서 탈피하려고 노력하지만, 덮어놓고 받아쓰기, 문제풀이로 어린이의 손가락은 여전히 아프다.
선생님을 따라 똑같이 그려야 잘 그리는 그림, 단조롭고 사실적이면 무조건 잘했다고 칭찬하는 엄마…
만일 아이가 바다 속에 비행기를 그렸다고 치자. 그 그림을 그대로 엄마에게 보여준다면 당장에 학교로 쫓아갈 엄마들도 꽤 있다.
‘왜 비행기는 하늘로만 다녀야 할까? 바다 속으로 가면 물고기도 보고, 거북이도 볼 텐데’
어린이는 어른들의 꾸중을 이해하지 못하고 의아해 한다.
‘왜 시계는 하루 종일 왔다 갔다 하지? 정말 피곤하겠다. 그치?’
아이들의 이런 질문에 어른들은 어떻게 대답하는가? 그리고 학교에서는 무어라고 가르치는가?
질문하는 아이를 보고, 면박을 주거나 웃지 않으면 다행인 것이 현실이다.
그럭저럭 초등학교를 마치고, 중․고등학교에 가면 입시지옥이니, 명문학교니 하는 상투적인 댓바람에 밀려 좋은 문학 서적 한 권, 순정 소설 하나 읽을 겨를이 없다.
호기심 천국이던 ‘관찰의 눈’은 그 더듬이를 아예 감추고, 논리에 묶이거나 규칙에 가둬진다. 그리고 동시에 불가능이라는 것, 전통, 체면, 형식 등에 얽매어 넥타이만 매면 다 되는 줄 알고, 창작이란 ‘모자라는 사람들의 몫’으로 묶어 아예 팽개친다. 이것이 교육현실이다.
미국 뉴욕 주에서 대학 출신 사원들과 고교 출신 사원을 무작위로 선정하여 조사해본 결과, 오히려 고교출신 사원이 발명능력이 높다는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어쩌면 놀랄 일이 아니라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발명가가 되고 싶다면, 어린이에게서 배우자.
때로는 너무 많은 지식과 교훈이 앞을 막아서 몸을 사리는 젊은이에게 교육의 원래 목적이 무엇인지 묻고 싶다.
모험심이 없다면 세상은 훨씬 어둡고, 재미없는 곳이 될 것이다.
교육의 때를 벗겨야 발명이 있다.
5) 문화의 장벽을 제거하자
문화란 쉬운 말로 문명이 발달되어 생활이 편리하게 되는 것을 말한다. 또한 진리를 구하고, 끊임없이 진보와 향상을 꾀하는 물질적․정신적 소산을 총체적으로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한마디로 지금 우리는 문화의 은택 속에서 살고 있다.
하늘에는 비행기와 우주선이 있어 기상의 이변이나 우주에 관한 정보를 신속하게 전해주고, 육지에는 자동차․기차․전차 들이 있어 어디든 갈 수 있다. 바다에는 선박이 있어 금강산도 가고, 싱싱한 생선을 먹을 수 있다.
밤을 낮과 같이 비춰주고, 재미있는 코메디로 웃겨주는 조명시설과 텔레비전, 한 여름에도 가을처럼 시원하게, 한 겨울에는 봄처럼 따뜻하게 해주는 냉․난방기구… 세상을 둘러보면 그야말로 신기하고, 고마운 것들 투성이다.
소년원에서 갓 나온 어느 십대 청소년에게 먹을 것, 잘못을 마련해 주고 열심히 공부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라고 했더니, 양부모의 지갑에서 돈을 훔쳐 달아났다.
카드를 빼다가 붙잡힌 아이를 찾아가 보았더니, 훔친 돈으로 제일 먼저 핸드폰을 사고, 머리에 무스를 바르고, 멋진 양복을 쫙 빼입고 있었다 한다.
“잘 돌봐주겠다는 데도 왜 나쁜 짓을 했지? 바르게 사는 것이 좋지 않겠니?”
그렇게 묻자, 그 소년의 말이 이랬다.
“나쁜 짓을 하지 말고 착하게 살고 싶은 마음은 있는데, 세상에는 재미있는 것들이 너무 많아요. 그래서 그만…”
그렇다. 문화의 유산은 인간에게 편리함과 재미를 더해주고, 세상을 천국처럼 호화찬란하게 꾸며 놓았다.
그런데 그 위대한 문화가 장벽이라니 대체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문화가 발달된 나라일수록 정해진 규칙과 약속이 많이 깔려 있다.
법률, 규칙, 습관, 전통, 미풍양속, 질서, 예절 등 그 범위 안에서 문화의 유산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그 범위라는 것이 사람들의 사고를 일정한 틀에 집어넣고 말았다.
‘나이프는 오른쪽, 포크는 왼 손에’
‘자동차는 차도로, 사람은 인도로’
물론 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사람이 기계처럼 똑 같은 생각, 같은 행동을 되풀이 하다보면 일정한 사고의 틀에 구속될 수밖에 없다.
사고의 틀에 일단 구속되어 버리면 색다르고, 쓸모 있는 아이디어가 나와도 무시해 버리거나, 아예 다른 생각은 하지도 않으려고 한다. 발명의 첫 번째 지름길은 바로 일정한 틀을 깨는 것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모두 집단에서 배제되는 것을 두려워하고, 그렇기 때문에 일정한 틀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된다.
왜 그럴까? 이유는 없다. 단순히 학습된 습관에 의해서다.
예를 들어, 미신타파를 부르짖는 사람이 막상 자신의 결혼식 날은 택일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빠르고, 급하고, 복잡하고, 그리고 형식에 얽매일수록 문화적이라고 생각하는 그릇된 인식이 아이디어를 가로막는다.
어쩌다 아이디어가 나오면 우선 좋고 나쁨을 논리적으로 판단하려 하고, 호기심이나 문제의식을 가지면 오히려 이상한 눈으로 바라본다.
그저 수학적, 논리적, 합리적, 과학적인 방법으로 접근해야 문화인 같고, 그것만이 옳은 것처럼 여겨진다.
상상력을 동원하거나, 창의성이 있는 일은 돈키호테로 취급당한다.
그러나 세상에는 논리와 형식으로 풀 수 없는 일이 너무나 많다.
문화가 발달될수록 사회현상이나 또는 자연현상의 정리 분석 통계를 과신한다.
그래서 이의를 제기하기 전에, 믿고 보는 성급한 자세를 갖게 되고, 이러한 태도가 문제의식을 갖지 못하게 막고 있으며, 지식과 재료가 너무 많아 아이디어를 낼 수 없게 하는 것이다.
문화의 홍수가 신선하고, 기상천외하며 획기적인 아이디어에로의 접근을 오히려 막아 버리고 있다. 이것이 문화의 장벽이다.
옛 말에 ‘소문난 잔칫집에 먹을 것이 없다’고 했던가.
밥상을 앞에 두고 굶은 격이다.
문화의 장벽을 꿰뚫어 보자.
글 : 왕 연 중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 소장 겸임 영동대학교 발명특허학과 교수)
(이메일 : wangyj39@dreamwiz.com 전화 : 011-890-857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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