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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에도 수명이 있다
보통 신제품이 탄생하는 데는 수많은 인력과 자금 등이 필요하다. 그래서 한 제품을 10년 혹은 20년씩 계속 유행시킬 수만 있다면 기업으로서는 엄청난 이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한 상품이 10년을 간다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고, 5년만 유통된다고 해도 장수상품에 속하게 된다. 그리고 보통상품의 라이프 사이클은 대략 3년 정도로 잡고 있으나 요즈음은 그나마 단축되고 있는 실정이다.
신제품을 개발하는 데는 라이프 사이클을 고려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만약 수명이 거의 끝난 것으로 여겨지는 상품을 계속 생산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재고품만 늘리게 될 뿐이다. 항상 소비자의 취향을 알아내고 제때에 신제품을 만드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예를 들면 '바퀴벌레 잡기'에서도 그런 사정이 통하고 있다.
까맣고 반지르르한 등껍질을 가진 바퀴벌레, 큰 바퀴벌레가 날아다니기라도 한다면 온 식구는 자지러지게 비명을 지른다. 바퀴벌레는 그만큼 혐오의 대상이다. 따라서 '바퀴벌레 퇴치'라는 슬로건 아래 여러 상품들이 등장하여 선보였다.
우선 10여 년 전쯤에는 바퀴벌레를 잡는 수단으로 살충약이 섞여 있는 먹이를 살포하는 방법을 섰다. 또는 바퀴벌레가 지나다니는 곳에 살충약을 뿌려두기도 했다.
그러나 이 방법은 얼마가지 않아 실용성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집안 곳곳에 뿌린 살충약 덕분에 바퀴벌레 퇴치는커녕 애매하게 애완용 동물이나 어린이들이 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개발된 상품이 바퀴벌레 잡이 집이라는 것이다. 그것은 종이나 알루미늄 판지 등으로 만든 삼각형의 작은 상자로 상자의 밑 부분에는 끈끈이가 칠해져 있어 일단 바퀴벌레가 그곳에 지나가면 발이 엉겨 붙어 꼼짝달싹 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이것은 상자 안에 바퀴벌레가 가득 붙어 있는 것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게 되어 있다. 그래서 사용자가 퇴치 효과를 확실히 느낄 수 있어 크게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이것 역시 구매자들의 욕구가 변함에 따라 점차 사라지게 됐다. 그리고 에어졸식의 분무기나 가스 등을 사용하는 것이 나타나 한동안 사용됐다. 그리고 현재 미끼를 먹은 바퀴벌레들이 사람의 눈에 띄지 않게 죽고, 이것이 다시 연쇄적으로 살충효과를 내는 상품으로 발전되어 시판되고 있다.
약 10년 사이에 무려 다섯 번의 변화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각 상품에는 각각의 수명을 가지고 있다. 바퀴벌레 잡이는 그나마도 수명이 긴 축에 들어간다. 컴퓨터 같은 최신 제품은 물건을 사기가 두려울 만큼 빠르게 변화하고 또 가격도 저렴해 지고 있다.
기업이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신제품의 개발에 주력해야 한다. 그리고 이것은 상품의 수명에도 긴밀한 연관을 지닌다.
이와 함께 수명이 끝난 상품의 뒤처리까지 책임질 수 있다면 그보다 더 효율적인 경영책은 없을 것이다.
=왕 연중의 ‘이제 I이론도 만들 때다’(1990년 발표)에서 발췌=
글 : 왕 연 중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 소장, 영동대학교 발명특허공무원학과 교수)
(이메일 : wangyj39@dreamwiz.com 전화 : 011-890-857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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