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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분수를 알아야 한다
발의 크기가 260㎜인 사람이 있다. 그는 몇 ㎜의 구두를 신어야 할까?
250㎜의 구두를 신을 수 있을까? 아마도 뒤꿈치에 상처를 입고 제대로 걷지도 못할 것이다. 그럼 270㎜의 구두를 신어볼까? 신을 수는 있겠지만 걸을 때마다 헐떡거려 불편할 것이다.
발의 크기가 260㎜인 사람은 크기가 260㎜인, 꼭 맞는 구두를 신어야 한다. 그래야 편안하게 걸을 수 있다.
자신에게 알 맞는 구두를 신는 것….
이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발명에 있어서는 이런 당연한 이치를 망각한 채 발명을 한다고 떠드는 사람을 가끔 만날 수 있다.
“이번에 새로운 발명 목표를 정했어요. 화학조미료를 근본적으로 개선해보려고 작정했죠.”
풋내기 발명가가 제법 심각하게 말을 꺼낸다. 그의 얼굴 표정은 자못 진지하기까지 하다.
“아하! 그렇습니까? 그럼 화학조미료의 화학식에 대해서는 훤하시겠습니다.”
당연한 질문에 그는 갑자기 얼굴을 붉힌다. 아마도 질문이 꽤 거북스러웠던 모양이다.
이런 경우는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기계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자동차를 만들겠다고 덤비고, 알코올의 화학식도 모르면서 취하지 않는 술을 만들겠다고 큰소리를 친다. 참으로 한심스러운 일이다.
공연히 분수에 맞지도 않은 일에 시간과 돈, 노력을 낭비하고 있는 것이다. 차라리 작은 우유병이나 톱을 개량하는 일에 관심을 쏟았다면 벌써 그 결과를 보았을 텐데 말이다.
덩치가 큰 발명만이 위대한 발명이 아니다. 오히려 작은 소발명이 인류에게 더 큰 이익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너무 무리하게 욕심을 내지 말고 자기에게 알맞은 목표를 세우자.
그러면 발명의 성공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왕 연중의 ‘이제 I이론도 만들 때다’(1990년 발표)에서 발췌=
글 : 왕 연 중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 소장, 영동대학교 발명특허공무원학과 교수)
(이메일 : wangyj39@dreamwiz.com 전화 : 011-890-857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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