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허제도의 뿌리
세계의 특허제도
21세기에 들어서면서 핵무기에 버금가는 위력을 과시하고 있는 특허제도. 그 뿌리는 어디인가? 인류의 신기술 개발 역사가 짧은 관계로 많은 사람들이 특허제도의 역사 또한 짧을 것으로 지레 짐작하고 있다. 그러나 놀랍게도 그 뿌리는 147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가명은 베네치아공과국. 베네치아는 르네상스시대인 이때 벌써 10년간 특허권을 주었다. 실로 선각자들이라 할 수 있겠다. 이 제도는 1475년부터 1550년까지 약 75년간이나 존속되었고, 그 동안에 약 100건 정도의 발명이 나왔다.
이 기간 중인 1594년에는 천문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양수·관계용 장치’ 발명으로 특허를 받기도 하였다.
근대적 의미의 특허제도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실시된 것은 1624년 영국에서 제정 시행된 전매조례(專賣條例)이다. 영국에서도 15세기경부터 위와 유사한 제도가 있었으나 1560년경에 와서 처음으로 독점적 특허장 즉, 전매특허장을 부여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 무렵의 특허장은 영국 왕실의 재정수입을 꾀하는 수단으로 남용되어 발명특허라기보다 소금의 독점판매권과 같은 일용품의 영업특권으로 악용되었다.
따라서 시민의 항의와 이로 인한 소송사건들이 빈번하게 일어났다. 이에 따라 영국의회는 1624년 전매조례를 제정·공포하여 이전에 국왕이 부여한 모든 전매권을 무효화하였다.
전매조례의 주요내용은 “전매특허의 허여는 반드시 신규의 발명품이어야 하고, 특허의 내용에는 방법의 특허와 물건의 특허가 있으며, 특허장의 기한은 14년 또는 그 이하로 한다.” 등 이었다.
그 후 1790년에 미국, 1791년에 프랑스, 1877년에 독일이 각각 특허제도를 도입하였다.
아시아에서는 근대화에 먼저 눈을 뜬 일본이 1885년에 전매특허조례를 제정하여 처음으로 특허제도를 실시하였다.
우리나라의 특허제도
훈민정음, 고려청자, 금속활자, 측우기 등 세계적인 발명으로 명성을 떨친바 있는 우리나라의 특허제도 역사는 과연 어떠한가?
일본이 특허제도를 시행한 1885년보다 3년 앞선 1882년(고종19년), 당시의 선각자 지 석영 선생이 급변하는 세계정세와 우리보다 한발 앞선 일본의 근대화 등을 알고 과학기술의 장려와 특허제도의 필요성을 고종에게 상소한 것이 계기가 되어 비로소 특허제도에 눈을 뜨게 되었다. 그러나 이것은 상소에 그쳐버렸다.
이 때문에 1882년부터 1908년까지 특허제도에 관한 자료나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실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당시의 우리나라 산업과 기술의 일반적 수준이 아직 특허제도가 실시될 만한 수준에까지 미치지 못하였던 것 같다.
우리나라 최초의 특허법은 1908년 8월 12일 공포된 일본의 칙령 제196호 한국특허령, 제197호 한국의장령, 제198호 한국상표령 등이다. 그 후, 1910년 일제통치하에 들어가면서 위의 칙령마저 폐지되고, 1945년까지 일본의 특허법을 그대로 시행하는 시련을 감수해야 했다.
8·15해방 후, 과도기의 특허제도 운영을 위하여 1946년 10월 5일 미국정법령 제91호로 이른바 ‘1946년 특허법’이 제정, 시행되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는 1947년부터 실질적인 출원업무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 후, 특허제도가 전면 개정된 것은 1961년이다.
원래 임시법으로 제정된 ‘1946년 특허법’은 그 내용면에서 많은 모순점을 안고 있었다. 즉, 실용신안과 의장(지금의 디자인)을 함께 규정함으로써 발명, 실용신안, 의장의 개별적인 특성에 맞는 시행이 거의 불가능한 실정이었다.
이에 따라 특허법, 실용신안법, 의장법 등으로 각각 독립된 법을 제정하였고(상표법은 1949년 11월 28일에 별도로 제정 시행), 비로소 지금의 산업재산권제도의 근간을 마련하게 되었다.
글 : 왕 연 중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 소장, 영동대학교 발명특허공무원학과 겸임교수)
(이메일 : wangyj39@dreamwiz.com 전화 : 011- 890 - 8578)
|
왕연중의 발명칼럼
Designed by DOWO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