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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출법(2)
아이디어 창출 법은 대개 착상이 연쇄반응에 의존하고 있다. 착상의 연쇄반응이란 집단 중에 일어나는 연상 작용을 의미하는 것으로, 브레인스토밍도 이 방법에서 연유하고 있다.
연상 작용은 크게 ‘자유 연상’과 ‘강제 연상’으로 나눌 수 있는데, 브레인스토밍은 이중 전자를 주로 이용한 것이다. 따라서 브레인스토밍은 집단의 효과를 살려 자유분방하게 아이디어를 내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이런 특성 때문에 브레인스토밍은 광고 관계의 아이디어나, 신상품 개발 등에 적절히 이용되어 왔다. 그러나 이것은 기술설계 등의 제한된 조건 범위 안에서 전개되는 주제를 다루기엔 약간 부적절하다. 이런 특수한 경우에는 오히려 강제 연상에서 비롯된 ‘입출 법’이 더욱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제 연상이란 말 그대로 연상에 강제성을 부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브레인스토밍의 자유 연상이 제한 없이 이루어지는 것이라면, 강제 연상은 목적을 향해 끊임없이 컨트롤하여 연상 작용을 몰아간다는 것이다.
입출 법은 미국의 제너럴 일렉트릭에 의해 시작되었다. 당시 제너럴 일렉트릭은 오토매틱, 즉 자동장치를 설계하는 과정에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이 입출 법을 적용한 것이다.
입출법의 진행방식은 간단하다. 주어진 조건 하에서 입( 하여, 연상 작용을 몰아가다가 해결책으로 출( )하는 것이다. 시작점과 끝나는 점이 있다는 것이 이 방법의 가장 독특한 점이다.
입출 법을 보다 알기 쉽게 설명하기 위해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일본에는 ‘바람이 불면 통장수가 돈을 번다.’라는 말이 있다. 인과 관계가 분명치 않은, 무슨 뜻인지 통 이해가 안가는 말이다.
바람이 부는데 난데없이 통장수가 돈을 번다니. 우리의 상식으론 쉽게 연관되지 않은 부분이다. 상식대로라면 ‘바람이 불면 외투장수가 돈을 번다.’라든가, ‘바람이 불명 군밤장수가 돈을 번다.’라고 하는 편이 더 자연스러울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 강제 연상 법을 적용하면 ‘바람이 분다.’와 ‘통장수가 돈을 번다.’라는 사실에 일정한 관계를 지을 수 있다.
보통 대부분의 일은 원인이 있고 그에 따라 결과가 생기는 것이다. 우리는 대개 이러한 사고방식에 젖어 있으므로, ‘바람이 분다.’라는 원인에 의해 그에 따른 자연스런 결과 ‘군밤장수가 돈을 번다.’라는 결론을 끌어내는 것이다. 그러나 앞서 말한 가정은 약간 다른 추정 방법이 적용된다. 결과가 있어 원인이 추측되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바람이 불면’으로 들어가 ‘통장수가 돈을 번다.’라는 출구로 나오도록 강제로 이유를 붙이고 과정을 만든다는 것이다.
먼저 ‘바람이 분다.’라는 전제를 입( )으로 하여 출발하자.
‘바람이 불면.’
‘먼지가 인다.’
‘먼지가 일면 맹인들이 늘어난다.’
‘맹인들은 거지가 된다.’
‘거지가 되면 삼미선(일본의 현악기)을 켜며 구걸을 한다.’
‘삼미선을 만들기 위해 고양이 가죽을 구한다.’
‘고양이의 수가 줄면, 쥐가 갑자기 늘어난다.’
‘늘어난 쥐들은 통을 갉는다.’
여기까지 연상을 이어가면 당연히 ‘통장수가 돈을 번다.’라는 출구로 나오게 된다.
이것이 바로 입출법의 연상 방법이다. 입출 법은 입구와 출구가 정해진 미로와 같다고 생각하면 쉽다. 단 출구로 갈 수 있는 길이 하나로 정해진 미로와 달리 참가자의 상상에 따라 길이 여러 갈래로 조정될 수 있다는 특성이 있을 뿐이다.
앞의 ‘바람이 불면 통장수가 돈을 번다.’라는 가정에도 얼마든지 새로운 길을 만들 수 있다.
‘바람이 불면.’
‘도토리가 떨어진다.’
‘아낙들이 도토리를 주어다가 묵을 쑨다.’
‘묵을 쑤려면 나무통이 많이 필요하다.’
‘통장수가 돈을 번다.’
다소 억지스럽기도 하지만 재미있는 추론이 가능하다. 이렇게 입출 법은 추론의 과정이 자유로우면서도, 원하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어 광고문 작성이나 사람을 설득하는 작업 등에 유용하다.
사람을 설득하고자 하면, 설득 당하는 대상은 자연적으로 방어 자세를 취하게 마련이다. 이런 상태에서 내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에 바로 접근하면, 상대의 반감만 살뿐 뜻한 바를 이룰 수 없다. 이럴 땐, 입출 법을 이용하면 문제가 간단히 해결된다.
주제에서 동떨어진 곳에서부터 대화가 시작되므로, 상대자는 긴장을 풀고 자연스런 상태로 돌아간다. 그 후 진행되는 연상 작용으로 조금씩 결론에 다다르므로, 상대자는 자신도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설득 당하게 된다.
광고문 작성도 마찬가지이다. 연상 작용에서 나오는 갖가지 기발한 아이디어들이 모두 활용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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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연중의 발명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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