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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명과 창의력의 향상
필자가 어렸을 때, TV도 없고, 라디오도 없었던 시절에는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삼촌과 고모의 옛날이야기가 유일한 즐거움이었다.
그래서 틈만 나면 사랑방에 모여, 이야기를 해달라고 졸랐다.
할아버지나 할머니들은 그래도 언제나 얼굴에 미소를 띄어가며 ‘혹부리 영감’ ‘도깨비 방망이’ ‘콩쥐 팥쥐’ ‘호랑이와 어머니’ ‘흥부와 놀부’ 그리고 무서운 ‘달걀귀신’ 이야기를 해주셨다.
그런데 꾀 많은 삼촌이나 고모들은 어떠했는가?
“옛날에 쥐들이 살았어요.”
첫 서두에, 우리들은 사촌들까지 함께 화로 가에 빙 둘러앉아 군침을 흘려가며 다음 이야기를 기대한다.
“그런데 어느 날, 쥐들이 이사를 가기로 했어요.”
“그래서요?”
“응, 그래서 쥐들은 집을 떠나, 산길을 지나, 언덕을 넘고, 한 마리 한 마리 모두들 달려갔어요.”
“그래서 어떻게 되었는데요?”
느려터지기만 한 삼촌의 입술을 원망스럽게 바라보며 아이들은 다음 말을 재촉하고, 그러면 영락없이 삼촌과 고모의 입 언저리에는 음흉한 미소가 피어난다.
“그런데 갑자기 눈앞에 커다란 강이 나타났어요.”
“우와!”
소리를 지르는 우리들을 향해 한 눈을 찡긋 감아 보이며 들려주는 이야기는.
“쥐 한 마리가 강에 퐁당 빠졌어요. 앞에 가던 쥐가 강물에 빠지니까, 뒤를 쫓던 쥐 한 마리도 강에 빠졌어요. 그 다음 쥐도 강에 빠졌습니다.”
“그 다음에는 요?”
기다리다 지친 우리들이 참다못해 물어 보면 무어라고 말했던가?
“응, 아직 다 건너려면 멀었다.”
그 쥐들은 아직도 강을 건너고 있을 것이다.
발명에는 많은 아이디어를 낼수록 좋다고 하니까 교활한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다.
예를 들어, ‘벽돌의 용도가 무엇인가?’하는 문제를 내면 ‘응, 이것은 무엇인가의 받침으로 쓰이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는 주전자 받침, 찾잔 받침, 도자기 받침…… 등등 무한히 나열한다.
마치 아직도 강물에 빠지고 있는 쥐들처럼.
그러나 이런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이것은 수는 많지만 생각하는 각도는 하나이기 때문이다.
또 ‘재떨이의 용도는 무엇일까?’라는 문제에서 ‘무엇을 담는다.’는 식으로 말하면 수많은 답을 낼 수 있다. 그러나 이것 역시 의미가 없다.
즉,「받침대」라든가 「용기」로서 밖에는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은 금물이다. 발명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다각도에서 생각해야 한다.
한 가지 각도에서만 생각하는 사람은 발명가가 될 수 없다.
창의력이 어느 정도인가를 알기 위해서는 수량과 동시에 그 문제를 얼마만큼의 각도와 위치, 높낮이에서 보고 있는가를 평가해 보아야 한다.
붉은 벽돌을 놓고 다시 생각해 보자.
무게, 길이, 거친 정도, 색의 농도, 성질, 특성, 크기, 부피, 높낮이 등의 체크를 해보면 다양한 용도를 생각해 낼 수 있다.
발명은 없는 것을 새로 만들어 낸다.
발명은 불편한 것을 개선한다.
발명은 색체, 모양, 용도 등에 따라 각각 다르게 태어난다.
발명은 크고 작게 변할 수 있다.
발명은 더하고, 빼고, 늘리거나 줄일 수 있다.
발명은 형체도 되고, 향기도 된다.
발명은 자연발생적인 것, 인위적인 것, 그리고 조합에서도 새롭게 태어날 수 있다.
발명이 무엇인지 생각하다보면 창의력은 저절로 향상될 수 있는 것이다.
글 : 왕 연 중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 소장, 영동대학교 발명특허공무원학과 겸임교수)
(이메일 : wangyj39@dreamwiz.com 전화 : 011-890-857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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