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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명의 5대 장애 - 3.잘못 된 인식
인간을 ‘만물의 영장’이라고 했지만 사실 어느 때는 너무 많이 아는 것이 문제다.
지금까지 배우고 경험하여 굳게 자리 잡고 있는 관념, 예전의 풍습, 습관, 혹은 예절 따위를 그대로 좇는 인습 등 알게 모르게 틀에 박혀버린 인식을 고수하고자 하는 장애 때문에 어느 한계를 뛰어넘지 못하는 것이다.
‘이것만이 옳다.’
‘그 것은 꼭 그렇게 해야 한다.’
‘이것은 해서는 절대 안 된다.’
굳이 규칙을 정해놓지 않아도 스스로를 고정된 틀 속에 가두어 놓고, 벗어날 기미가 보이면 큰일이라도 날 것처럼 굳게 지키려는 무의식적인 발로가 바로 인식의 장애다.
예를 들어, 맞벌이 부부 중에는 상당수의 여성들이 밖에 나와 일하는 것을 비관적으로 생각하며 신세한탄, 혹은 팔자타령을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남자는 밖에 나가 돈을 벌고, 여자는 집 안에서 살림해야 하는 건데.”
머리 속에 잘못 인식되어있는 생각 때문에 몸은 일터에 나와 있으면서도, 마음은 집 안에 얌전히 있지 못하는 것을 불행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그런데 우리 인간은 이렇듯 규칙 아닌 규칙을 머리 속에 입력시켜 놓고, 그 틀을 잘 벗어나지 못한다. 특히 기성세대들일수록 인식의 장애가 더욱 견고하다. 과거의 편벽된 사고방식이 그대로 자리를 잡아버린 탓이다.
‘남자는 남자답고 씩씩해야 해.’
‘여자는 여자답고 싹싹해야 해.’
어려서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고 자란 잘못된 교육이 머리 속에 그대로 인식되어져서, ‘세 살 버릇 여든까지’라는 속담처럼 평생을 그렇게 생각하며 산다.
그래서 과거에는 손곱장난을 하더라도 남자아이는 꼭 아빠였고, 여자아이는 항상 엄마였다. 그 때문에 서로 상대방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여성은 억압된 분위기에서 온갖 제약과 절제만으로 한 맺힌 삶을 살았다.
요즈음 어린이들의 역할놀이란 중요한 교육의 한 부분이다. 예를 들면, 남자어린이는 엄마가 되어 살림도 해보고 여자 어린이는 아빠가 되어 밖에 나가 돈을 벌어 본다. 그러는 동안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새로운 교감이 얽히며 갈등도 풀어지게 되는 것처럼 인식의 차이란 사람의 가슴을 멍들게도 하고, 서로에게 활력소를 주기도 한다.
발명에 있어서 인식의 장애란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기보다, 방해가 되는 경우가 더 많다.
미국의 한 산업시찰단이 매사추세츠 공과대학을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안내자가 한 장의 널 판지와 몇 개의 막대를 내보이며 말했다.
“여러분, 몇 사람만 이 조그만 막대를 판자의 구멍에 꽂은 즉시 꺼내 보십시오.”
단장이 먼저 했는데 75초 걸렸다. 두 번째 사람이 했는데 60초, 세 번째 사람은 50초가 결렸다. 마지막으로 발명가인 ㄱ씨가 막대를 꽂은 다음 판자를 들어올려 한꺼번에 빠지게 했기 때문에 25초 밖에 안 걸렸다.
그러자 단원들은 ‘규칙위반’이라고 했다. 그런데 사실은 처음부터 아무런 규칙도 주어지지 않았던 것이다.
속담에 ‘자기 꾀에 자기가 넘어간다.’는 말이 있듯이 이처럼 주어지지도 않은 규칙에 자기를 가두어 두는 예가 많다. 흔히 ‘착각’이라고 하는 용어를 쓰게 되는 경우를 생각한다면, 얼마나 오류를 범하고 사는 것이 인간인지 짐작이 갈 것이다.
특히 발명에 있어서는 이 인식의 장애를 넘어야 한다. 문제해결에 수많은 걸림돌이 되고 있는 장애들을 하나하나 제거하는 것이 발명가로서의 지름길이다.
하늘은 파랗다고 생각하지만 노란 안경을 쓰고 보면 노랗고, 검은 안경을 쓰면 검게 보일 수 있다.
사람은 앞을 보고 똑바로 걸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뒷걸음을 칠 수도 있고 옆으로도 걸을 수 있다. 그것이 인간의 잠재능력이다.
잘못된 인식의 장애를 걷어내기만 해도 발명의 세계가 보일 것이다.
글 : 왕 연 중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 소장, 영동대학교 발명특허공무원학과 겸임교수)
(이메일 : wangyj39@dreamwiz.com 전화 : 011-890-857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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