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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절이면 생각나는 발명과학 대중화 운동가들
35년 일제 강점기 동안에도 발명과학 대중화 운동을 독립운동처럼 최선을 다한 발명과학 대중화 운동가들도 많았다.
그 인맥은 1908년 특허제도가 도입된 이후 우리나라 발명가 최초로 특허권을 획득한 정인호 님과 발명과학 대중화 운동가 김용관 님 그리고 발명과학 풍토조성의 토대를 쌓아 올린 심승택 님과 그 주변 뜻을 함께한 분들이었다.
정인호 님의 사례는 앞서 소개되었으므로 이 칼럼에서는 생략한다.
발명과학 대중화 운동의 선구자 김용관 님
김용관 님은 1897년 서울에서 태어나 1918년 경성공업전문학교 화학공업과를 졸업하고 조선총독부 장학생에 선발되어 동경 구라마에고등공업학교 요업과를 졸업한 요업전문가였다. 일본 유학 중 일본의 근대화가 발명과학의 대중화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한 김용관 님은 1919년 귀국하여 총독부 산하 중앙공업시험소 등에서 직장생활을 하기도 했으나 적성에 맞지 않아 그만두고 1922년 조선공예학원을 설립하여 후진 양성에 나섰다.
그러나 자금난으로 7개월 만에 그만두었다. 그런 와중에도 김용관 님의 가슴 속에는 조선의 발명과학 대중화가 시급하고 서둘러 실시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가득 차 있었다.
1924년 김용관 님은 드디어 경성공업전문학교 동기인 현득영 님과 박길용 님 등 뜻을 같이하는 분들과 함께 발명학회를 설립하고 발명과학 대중화 운동에 나섰으나 역시 자금난으로 6개월 만에 문을 닫고 말았다. 그러나 김용관 님은 결코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았고 1931년 또다시 발명학회 재기에 나섰다.
김용관 님은 동아일보 등 각종 신문과 잡지에 발명과학 대중화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글을 연재하며 발명과학 대중화 운동에 앞장섰다. 1933년 6월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발명과학 전문지인 과학조선을 창간하기도 했다. 이 전문지는 1934년 창립된 과학지식보급회에 인계되어 1935년 2월부터 1944년까지 발간되었다.
김용관 님과 뜻을 같이한 분들과 관련 모임을 중심으로 제정된 제1회 과학데이 기념식은 1934년 4월 19일 밤 중앙기독교청년회관에서 개최되었다. 이 기념식은 우리나라 과학지식 보급 운동의 발판을 마련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조선총독부는 1937년부터 과학데이 행사를 제지했고 1938년에는 급기야 과학데이 행사를 추진하던 김용관 님을 체포했다.
김용관 님의 투옥과 함께 과학지식보급회는 해체되고 과학데이 행사도 중단되었다. 옥고를 치른 김용관 님은 1940년 과학조선이 복간되었을 때 황해도 재령에 있는 명신중학교에 재직하면서 ‘독가스에 대하여’등 많은 글을 발표하기도 했다. 1930년대 발명과학 대중화 운동의 선구자였던 김용관 님은 해방 후 서울공업고등학교 교사, 특허국 심사관, 발명협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11건의 특허를 획득하기도 했다.
발명과학풍토조성의 토대를 쌓아 올린 심승택 님
심승택 님은 과학 기자를 역임한 언론계 출신 발명가로 또한 아이디어 박사로 널리 알려진 분이다. 심승택 님은 자신이 많은 발명을 하는 한편 발명장려사업과 과학진흥사업에도 혁혁한 공헌을 남기고 있다. 의학박사도 농학박사도 아닌 아이디어 박사였던 심승택 님은 그의 나이 18세 때 전기적 신호 장치를 고안하여 특허를 받았고 연이은 발명으로 과학기술계에 이바지하기도 했다.
심승택 님은 많은 특허권을 획득했지만 이를 기업으로 발전시켜 돈벌이를 하지 않고 발명과학기술진흥에 이를 활용케 한 순수한 발명가이자 공로자로 존경을 받았다.
40여 년의 젊음을 과학 기자로 몸 받쳐온 심승택 님은 언론계에 재직 중에도 끊임없이 예리한 필봉으로 끈질기게 발명과학 풍토조성의 토대를 쌓아 올리는 데 기여했다.
심승택 님이 과학 기자로서 데뷔한 것은 1936년 과학조선이었고, 발명가로 부각된 것은 1939년 일본으로 건너가 주로 전기기계의 설계와 제작연구에 몰두한 노력의 결과였다. 말 그대로 심승택 님의 일거수일투족 그 하나하나가 오로지 발명과학진흥과 장려를 위한 과업에 동분서주한 역경의 연속이라 하여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심승택 님은 과학전람회 심사위원에서부터 상공부 산업부문 위원, 국립공업연구소 공업연구 심의위원, 상공회의소 공업소유권 보호 위원, 발명상 심사위원, 과학기술 총연합회 특별 분과 심사위원, 과학기술처 생활과 아이디어 심사위원, 서울특별시 수도 행정 자문위원(공해분과), 교육자료 전시회 심사위원, 발명협회 발명상 심사위원 등 수많은 공직을 가져 다망한 일과로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온갖 심혈을 기울이고 종횡무진 활약을 계속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그의 특허권 획득 건수가 무려 70건이나 된다는 사실에 또 한 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심승택 님은 한국일보 편집국장 겸 과학부장의 자리를 떠난 뒤에도 한국과학기술진흥재단 전무이사의 자리에서 과학기술진흥사업에 정지할 줄 모르는 활약을 계속하였다. 또한 많은 저서를 남기고 있으며 세미나 등의 강사로 수없이 출연하는 등 그 활동무대는 자못 넓기만 했다.
다가오는 4월은 과학의 달이고 5월은 발명의 달이다. 더 늦기 전에 일제 강점기에 과학과 발명대중화 운동에 헌신했던 분들도 정인호 님에 버금가는 예우가 이루어졌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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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연중의 발명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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