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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절이면 생각나는 발명가들(1)
기미년 3월 1일 정오/ 터지자 밀물같이 대한독립 만세/ 태극기 곳곳마다 삼천만이 하나로/ 이날은 우리의 의요 생명이요 교훈이다/ 한강은 다시 흐르고 백두산 높았다/ 선열 하 이 나라를 보소서/ 동포야 이날을 길이 빛내자/
삼일절로 시작하는 3월이다. 삼일절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은 35년의 일제 강점기 속에서 조국의 광복을 위하여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 독립운동가들이다. 이와 함께 발명을 통해 국력을 기르는 것 만이 광복의 지름길이라고 믿고 오로지 발명에 전념한 발명가들도 빼놓을 수 없다.
우리나라가 35년의 일제 강점기라는 치욕을 겪게 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오랜 농경사회에서 산업화사회로 급변하는 것을 외면한 것도 큰 이유 중의 하나라 할 수 있다. 1623년 최초의 성문화된 특허법인 전매조례를 제정한 영국은 1차 산업혁명 후 가장 먼저 선진국이 되었고 이어서 미국은 1790년, 프랑스는 1791년, 독일은 1877년, 일본은 1885년 산업재산권 제도를 도입하여 선진국으로 부상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일본보다 3년이나 앞서 도입하여 실시할 수 있었는데도 이 제도를 시행할 여건이 되지 않아 절호의 기회를 놓쳤고 이후 발명과 과학기술이 뒤져 치욕의 일제 35년 강점기에 접어들고 말았다. 즉 1882년 28세의 젊은 유생이었던 지석영 님이 상소를 통해 산업재산권 제도의 도입을 주장하였고 고종은 의정부에 지시를 내려 즉시 시행토록 했으나 시행할 발명이 없었다.
참고로 우리나라에 산업재산권 제도가 처음 도입된 것은 1908년 8월 12일 공포된 일본의 칙령 제196호 한국 특허령, 제197호 한국 의장령(의장=現 디자인), 제198호 한국 상표령에서였다. 이때 신설된 특허국은 우리나라 정부 기관으로 알려졌으나 사실은 통감부의 직속 기관이었고 특허사무도 일본 오사카에 있는 부청에서 취급했다. 일본이 특허제도를 서둘러 시행한 것은 우리나라에서 일본의 발명과 과학기술까지 독점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 특허제도는 1910년 한일병합 후 칙령 335호로 폐지됐지만 한일병합 조약에도 국호 변경 다음으로 특허국의 폐지를 삽입하고 있어 일제가 얼마나 산업재산권을 중시했던가를 짐작할 수 있다.
당시 선각자였던 적지 않은 우리나라 발명가들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발명에 최선을 다했다. 그들은 독립운동가 못지않은 애국자들이었다. 1908년 처음으로 특허제도가 도입된 이후 우리나라 발명가가 취득한 특허 1호는 정인호 님의 말총 모자(특허 제133호)였다. 놀랍게도 정인호 님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 인터넷 등에 이미 공개되어 있었으나 그가 독립운동가였다는 사실에 사람들은 동명이인으로 착각하고 있었다. 자랑스러운 발명가이자 독립운동가였던 정인호 님은 발명에 이어 기업화에도 성공했다. 말총 모자 외에도 말총 핸드백-말총 토수-말총 셔츠 등 다양한 말총 제품을 생산하여 일본과 중국 등에 수출하며 민족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정인호 님은 경기도 양주 출신으로 조선 시대 궁내부 감중관과 청도군수를 지냈고 일제의 침략이 가속화되자 군수직을 사직하고 독립운동에 헌신했다. 1908년에는 초등대한역사 등 교과서를 저술해 교육을 통한 민족교육운동에 힘쓰는 등 교육자-저술가-발명가로 활동하며 민족정신을 고취시켰다.
이뿐만이 아니다. 삼일절을 계기로 대한독립구국단을 결성해 상해 임시정부에 군자금을 지원했다가 5년 형을 선고받고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정부는 정인호 님의 독립운동가 공훈을 인정해 1990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하고 대전현충원 애국지사 묘역에 안장했다. 특허청도 정인호 님이 한국인 특허 제1호 특허권자로 한국 특허역사에 남긴 이정표를 기념하기 위해 2019년 8월 13일 오후 3시 대전현충원 정인호 님의 묘역에 상징물을 부착하고 특허제도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기렸다.
이 밖의 발명으로 독립운동에 앞장선 발명가들은 지면 관계상 다음 칼럼에 소개한다.
왕연중(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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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연중의 발명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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