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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논리적이 아니어도 된다
논리란 무엇인가? 사전적 의미는 바른 사고의 형식 및 법칙, 생각하여 분별하는 이치, 말이나 글의 조리 등이다. 실제로 살다 보면 매사에 어떤 형식, 순서, 법칙, 질서 등이 있어 꼭 그대로 시행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예를 들어 말이나 글로서 자기주장을 할 때는 서론-본론-결론에 맞추어서 정확하게 구사해야 하고, 결혼식을 비롯한 각종 예식이나 행사 및 회의 등에는 반드시 지켜야 할 절차와 형식 등이 있다. 발명의 과정에서도 논리란 중요한 요건임에 틀림이 없다. 그러나 때로는 논리적이 아니어도 되는 것이 발명의 지름길이기도 하다.
왜 그럴까. 발명역사를 살펴보면 적지 않은 발명이 논리를 벗어나 이루어졌고, 또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예나 지금이나 사림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전염병이다. 세계 역사를 보더라도 콜레라-페스트-말라리아 같은 전염병은 전쟁 중의 무기보다 무서운 괴력을 가지고 있어 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었기 때문이다. 전쟁에서 죽는 사람보다 전염병으로 죽은 사람이 더 많기도 했다.
말라리아라는 전염병도 예외가 아니었다. 말라리아의 병균은 사람의 몸속에 들어가 무서운 속도로 불어나 온몸이 불덩어리처럼 뜨거워져서 죽게 된다. 그런데 말라리아는 주로 학질모기에 의하여 전염된다.
다음 사례는 논리를 벗어나 우연히 말라리아 치료제가 발명되는 과정이다.
남아프리카 대륙에 사는 어느 인디언이 하루는 사냥에 나섰다. 그날따라 토끼-노루-멧돼지 등 많은 사냥을 했다. 너무 즐거워서 모기의 공격도 잊고 사냥에 몰두했다. 바로 그것이 화근이었다. 갑자기 현기증을 느끼며 산속에서 쓰러진 것이다. 말라리아에 걸린 것이다.
인디언은 고열에 목이 타들어 가는 갈증을 느끼며 물을 찾았다. 한참을 헤맨 끝에 연못을 발견했다. 그런데 연못가에 커다란 기나나무가 버티고 서 있었다. 기나나무는 강한 독성이 있어서 연못 물은 먹을 수가 없었다. 인디언들은 오래전부터 기나나무 주변 물을 마시면 죽는다고 믿고 있었다. 그러나 주변에는 이 연못 외에는 물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 인디언은 이 물을 마시면 죽는다는 논리를 무시하고 마셔버렸다. 무엇보다 온몸이 불덩어리처럼 뜨거워져서 더 이상 버틸 수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결과는 즉석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져 버렸다. 주변엔 아무도 없었다. 이로부터 많은 시간이 지난 후 인디언은 눈을 떴다. 기적처럼 살아난 인디언은 자신의 볼은 세차게 꼬집어보고서야 자신이 살아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 후 인디언은 기나나무의 독이 말라리아를 치료하는 작용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렇게 하여 기나나무의 특성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고 기나나무의 수액 성분으로 만든 키니네라는 말라리아 치료제가 발명되었다. 만약 인디언이 논리적으로만 생각하고 연못의 물을 마시지 않았다면 인디언도 죽고 키니네라는 말라리아 치료약도 발명되지 못했을 것이다.
논리는 일관성이 있고 체계적이지만 세상의 일은 대부분 애매하고 일관성이 없기도 하다. 따라서 원리원칙만 믿고 그 외의 상황에 대해서는 철저히 견제하고 배척하는 논리를 강조하다 보면 오히려 발명을 억제할 수도 있다.
물론 아이디어를 평가하는 해결방법에 초점을 맞추어 위험을 분석하고 그 아이디어를 발명으로 발전시키는 데는 논리가 필요하지만 지나치게 논리를 추구하다 보면 유동성이 있는 자유로운 사고에 지장을 초래하게 된다.
또한, 발명은 어느 순간에 우연이나 실수를 통해 혹은 갑자기 떠오른 아이디어에 의해 이루어질 수도 있다는 것은 수많은 사례가 입증해주고 있다. 그러므로 꼭 논리적이 아니더라도 떠오르는 아이디어들을 억제하지 말고 멋진 발명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발명의 지름길이기도 하다.
왕연중(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장/전 유원대학교 발명특허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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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연중의 발명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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