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장애인발명협회 창립에 즈음하여
장애인이란 신체의 일부에 장애가 있어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서 어려움이 있는 사람을 의미한다. 참고로 우리나라 등록장애인 수는 지난해 기준 265만2천860명으로 전체 인구의 5.2%였다. 장애인의 비율은 2010년 이후 5% 안팎에서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장애 유형은 지체 장애가 44.3%를 차지해 비중이 가장 컸고, 그다음은 청각장애(16%), 시각장애(9%), 지적장애(8.5%) 순이다.
우리나라 장애인들처럼 모든 분야에서 뛰어난 국가는 없다. 불굴의 의지로 비장애인 못지않게 열심히 살고 있다. 어느 한 분야도 외국에 뒤지지 않고 있다. 각종 지원제도가 있기는 하지만 아직 만족할만한 수준에 미치지 못한데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살고 있다.
정치-경제-사회-문화-체육 등 모든 분야에서 정상에 서기도 했고, 국제적으로도 그 능력을 인정받아 국위를 선양하기도 했다.
발명계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치명적인 지체 장애를 가지고도 세계적인 발명에 성공하여 기업을 일으키고 일자리를 창출하고 기업인으로서 최고의 영예인 훈포장까지 수상한 장애인이 많다. 지금은 고인이 된 K회장은 은탑산업훈장을, 발명계 원로인 W회장은 동탑산업훈장을, 여성인 H회장은 산업포장을 수훈하였고, 정부 표창을 수상한 발명가도 많다.
필자는 그들을 존경하며 각종 발명 관련 전시회 및 행사장에서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이와 함께 某 장애인단체에서 모집한 초중고생의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 발명아이디어 심사를 한 것이 계기가 되어 적지 않은 장애인 단체장 및 장애인들과 인연을 맺게 되었고, 그들의 발명 활동을 지켜보면서 크게 감동하기도 했다.
필자가 아주 오래전에 만난 장애인 발명가들은 대부분이 눈에 보이는 장애가 아니면 장애를 감추려 했다. 지체 장애가 있던 필자도 예외가 아니었다. 장애가 자신의 탓도 아니고 부끄러운 일도 아닌데 공개되는 것을 싫어했다. 이 때문에 某 발명단체가 실시한 장애인 발명 교육에도 참석률이 높지는 않았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대부분이 당당하게 장애인임을 밝히고 발명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장애인 발명가들이 모여 사단법인 한국장애인발명협회를 창립하고 장애인 발명가들의 권익 보호는 물론 장애인 발명가 양성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필자는 오랫동안 장애인 발명가들과 함께해온 인연으로 상임고문을 맡아 봉사하기로 했다.
필자는 한국장애인발명협회의 창립과 함께 우리나라 장애인들의 발명이 더욱더 크게 활성화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그동안 조심스러워 글을 쓰지는 못했지만 경우에 따라 발명은 장애인에게 유리한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우선 장애인은 신체의 일부에 장애가 있어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서 어려움이 있는 사람이기는 하지만 그렇기에 의지는 비장애인보다 강하고 무엇보다 불편한 것을 너무 많이 경험했기에 그 해결방안도 알고 있다는 장점도 있기 때문이다.
바로 그 해결방안이 발명이니만큼 장애인은 이미 발명가라 할 수도 있다.
참고로 비장애인으로 각종 장애 용품을 발명한 발명가들은 장애인들의 불편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를 알아내기 위해 스스로 장애인 체험을 해보기도 했다. 즉 지체 장애는 목발 등을 짚고 활동해 보기도 하고, 시각장애는 눈을 가리고 활동해 보기도 하고, 청각장애는 귀를 막고 생활해 보기도 했다.
따라서 장애인은 비장애인보다 그 장애의 불편함을 정확하게 알고 있어 장애 용품 발명도 비장애인보다 유리하다 할 수 있다. 또 장애인의 발명과 고안은 특허-실용신안-디자인 출원에서 등록 후 3년분의 연차료까지 감면해 주고 있어 경제적으로도 도움이 되고 있다.
이제 장애인들도 더욱더 당당하게 발명에 도전할 것을 권장한다. 세계적인 발명왕 에디슨도 청각장애인이었다.
왕연중(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장/前유원대학교 발명특허학과 교수)
|
왕연중의 발명칼럼
Designed by DOWO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