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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용 물품을 발명하고 생산하자
대용 물품이란 어떤 물품을 대신하여 사용할 수 있는 물품을 말한다. 얼핏 생각하면 이미 사용하고 있는 물품이 있는데 굳이 대용 물품을 발명하고 생산하는 것은 시간 낭비일 뿐일 수도 있을 것이다. 틀린 생각이 아니다. 그러나 현재 사용하고 있는 물품의 재료가 고갈되고 있거나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특히 천연자원으로 제작된 물품의 경우 그 고갈 속도가 빨라 지면서 서둘러 대용 물품을 발명하고 생산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천연자원은 한번 고갈되면 다시 복원하는데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고 때로는 복원이 불가능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천연자원을 이용했던 물품의 대용 물품 발명 및 생산은 빠를수록 발명가에게 돈과 명예를 안겨줄 뿐만 아니라 인류의 현재와 미래를 위해서도 선택이 아닌 필수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실제로 대용 물품을 발명하고 생산하여 발명기업인으로서는 최초로 금탑산업훈장까지 수훈한 주인공이 있다. 큰돈을 번 것은 당연한 것으로 설명할 필요도 없다. 이미 고인이 된 한국입체조경과 한국발명단체총연합회의 서건희 회장이다.
서 회장이 처음 시작한 사업은 건축자재 도매업이었고, 발명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968년이다. 당시 건설경기가 무척 좋아 사업은 순풍에 돛단 듯 번창했다. 여기에서 자신을 얻은 서 회장은 사업 확장에 나섰다. 음료 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그러나 음료 사업은 실패로 돌아갔고 본업이었던 건축자재 도매업도 문을 닫아야만 했다. 바로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발명에 도전했다.
대용 물품 선택은 평소 자신의 지론에서 비롯되었다. 즉 ‘산림은 지구의 허파이다. 산림자원이 인류에게 주는 혜택은 매우 값지고 소중한 것이다. 인간은 자연과 멀어질 때 불행해진다. 무절제한 벌목으로 지구를 병들게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었다. 서 회장의 나무사랑이 목재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관심을 갖게 했고 특히 대형화재를 몇 번 경험하고부터는 불에 타지 않는 대용 목재 발명이 시급하다고 판단했다. 40년 넘게 건축 자재 외길을 걸어온 서 회장에게 산림자원을 보존하기 위한 목재 대용품 발명이 발명 인생의 최우선 목표가 되었던 것이다.
사업실패로 인한 모든 빚을 청산하고 남은 자재창고가 연구소였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인조목재 발명에 전념하였다. 실패의 연속이었다. 어느새 자재창고는 각종 재료와 화공약품으로 발 디딜 틈도 없었다. 지인들은 미친 사람 취급했다. 친구들은 ‘징글랜드’라는 별명까지 지어주었다. 다행한 것은 건축자재 도매업을 하면서 인심을 잃지 않아 옛 거래처에서 도움을 주었고 그 덕분에 연구에 전념할 수 있었다.
1973년 드디어 주택 건설에 필수인 목재 문틀 및 창틀을 콘코리트 제품으로 대체하는데 성공하여 세계 최초로 불연성 인조목재를 발명하였다. 처음에는 특허제도를 몰라 벽-창틀-천정 등 부품을 1건의 특허로 출원했다가 부품별로 다시 출원하기도 했다. 그 결과 ‘나무결 무늬를 현출시킨 성형체의 제조방법’등 150여 건의 산업재산권을 보유하게 되었고 모두가 건축자재에 관한 것이었다.
‘나무결 콘크리트 문틀은 천연목재 질감을 내면서도 불연성-정밀성-부드러움-견고성-뒤틀림이 없고 물에 썩지 않는 내식성과 콘크리트 벽과의 결착성 등으로 목재의 단점을 보완하여 기능 면에서 탁월하였다.
입체조경 울타리는 세계 최초로 찬합식 조립공정으로 간편하게 시공할 수 있고 아파트 단지 둘레를 장식하여 마치 진주목걸이를 두른 듯한 아름다움을 갖고 있어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을 앞두고 전국에 보급되었고, 특히 나뭇결 문틀은 주택공사가 지은 아파트 100만 세대에 1,000만 세트가 시공되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국내외 발명전을 석권하며 특허기술 수출까지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대용 물품 발명과 생산이 이뤄낸 쾌거였다. 참고로 필자는 서 회장을 수시로 만났고 취재를 하기도 했다. 장례식에도 참석하여 마지막 인사를 올리기도 했다. 거듭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왕연중(한국발명문화기술연구소장/前유원대학교 발명특허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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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연중의 발명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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