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에서 가장 순수한 아이디어 보고(寶庫)
세상에서 가장 순수한 아이디어 보고가 있다. 지난해로 46회를 맞은 전국초-중학생발명글짓기-만화공모전 수상작품을 두고 하는 말이다. 필자는 우연하게도 신문기자 시절 1회 대회를 지켜본 것이 계기가 되어 46회까지 지켜보게 되었다. 직장을 신문사에서 한국발명진흥회로 옮긴 이후로는 직접 실무를 담당하기도 했고 퇴직 후에는 몇 차례 심사위원장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도 심사위원장으로 모든 응모작품을 살펴보고 심사에도 참여했다.
지난해 응모작품은 1,535이었고 이 중 204건이 수상작으로 결정되었다. 한때는 6~7천여 작품이 응모되기도 했다. 필자는 세상에 공개된 수상작품들을 살펴보면서 감탄을 금치 못했다. 200자 원고지 기준 7~12매의 글짓기와 1쪽짜리 만화여서 발명품의 자세한 내용을 파악하기에는 약간 부족한 감이 없지 않았으나 아이디어의 신선도는 이제 갓 잡아 올린 생선처럼 싱싱하고 빛이 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발명가는 물론 중소기업에서도 수상작품에 관심을 갖고 있다. 실제로 수상작품에서 힌트를 얻어 새로운 발명으로 특허등록까지 마치고 상품화에 성공한 경우도 적지 않다.
여기서 ‘힌트를 얻어’라 표현한 것은 수상작품의 아이디어를 그대로 모방할 경우 특허등록 요건인 신규성이 없어 등록도 될 수 없지만 있어서도 안 될 일이기 때문이다.
1회부터 46회까지의 수상작품은 한때 25년 후의 발명을 주제로 모집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응모 학생 자신의 발명 동기와 과정 그리고 결과를 소개한 수상작품이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참고로 1회 대회 상위권 수상작품의 제목을 살펴보면 나는 작은 발명가, 칠판과 분필, 발명 가족, 내가 만든 건전지, 발명과 우리 생활, 발명과 우리들의 생활 등이다. 당시 수상작품의 아이디어는 46회 수상작품 아이디어에 비해 부족함이 없었다. 하나같이 자신들이 생활 속에서 보고 느낀 불편함을 개선하는 내용이었다.
지난해에 주어진 주제는 글짓기와 만화 분야별 세부 주제를 달리하여 글짓기 분야는 ‘위기 속에 피어나는 발명이야기’, 만화 분야는 ‘내가 사랑하는 반려생물을 위한 발명품 이야기’라는 주제로 진행하였다. 공모전에 참가하는 학생들이 ‘상생과 공존’이라는 가치 아래 자신과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생활 속 위기와 문제에 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각기 다른 시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결과는 글짓기와 만화 형태의 고유한 감성이 담긴 표현력과 기발한 상상력을 접할 수 있었고 무한한 가능성과 뛰어난 잠재적 역량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글짓기 분야의 ‘위기 속에 피어나는 발명이야기’라는 주제의 수상작품 내용은 태풍-산불-지진 등 지난해 보고 들었던 엄청난 피해와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 것인지를 비교적 과학적이고 상세하게 표현하려고 노력했으며 그 대안으로 자신의 아이디어와 발명을 소개하기도 했다.
또 만화 분야의 ‘내가 사랑하는 반려생물을 위한 발명품 이야기’라는 주제의 수상작품은 상상을 초월하는 반려생물을 위한 아이디어와 발명이 등장하여 반려생물을 위한 물품을 생산하는 기업인들에게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 같다는 것이 심사위원들의 의견이었다.
거듭 강조한다. 초-중학생들의 아이디어와 발명에 관심을 가져라. 학생들의 각종 발명품전시회는 물론 발명을 주제로 한 글짓기와 만화도 살펴보라. 발명가와 중소기업인은 물론 전문 연구원들의 고정관념을 단번에 깨뜨리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여 발명으로 성공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학생 아이디어도 모방은 금물이다. 보고 느끼고 연구하여 새로운 발명에 도전하라. 컴퓨터 자판만 두드리지 말고 발로 뛰어라.
왕연중(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장/前유원대학교 발명특허학과 교수)
|
왕연중의 발명칼럼
Designed by DOWO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