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화만사성
세상에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진리가 있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은 그중의 으뜸으로 가정의 대소사를 가족들이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는 데서 시작된다 할 수 있다. 예전에는 매사를 가장 또는 부모의 결정에 자녀들이 따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으나 시대가 변하면서 언제부터인가 가족회의가 등장하였다.
매사가 가장이나 부모가 결정하는 대로 따르면 신속하게 결정되고 진행되는 장점도 있으나 여기에서 발생한 큰 문제는 사회문제로 발전했고 급기야 국가문제로까지 발전했다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 민주적인 회의절차를 무시하는 경향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한 예를 들어본다. 가족여행을 떠난다고 가정해 본다. 예전에는 대부분 가장이나 부모가 결정하면 자녀들은 마음에 들지 않아도 따라야만 했다. 정작 자녀들을 위한 여행이라면서 자녀들의 의견이 반영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과연 그 여행이 자녀들을 위한 여행이었을까.
반대로 가족회의를 했다고 해보자. 가족들의 의견이 모두 다를 수도 있다. 직장인인 아빠와 주부인 엄마는 물론 자녀들까지 생각이 다르고 특히 가보고 싶은 곳도 다를 수 있다. 당연히 회의시간은 길어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회의시간이 길어진 만큼 가족들이 조금씩 양보하여 가족 모두 즐거운 여행이 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가족회의를 통해 민주적인 회의절차를 몸에 익힐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이 가족들은 사회에 나가서도 조금은 늦게 결정되고 진행된다 할지라도 구성원 모두가 만족은 아니어도 불만도 없는 일원과 대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세상에 이 보다 민주적인 단체와 직장 그리고 사회와 국가는 없을 것이다.
요즘처럼 어려운 시기에 직장화만사성(職場和萬事成)과 국가화만사성(國家和萬事成)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할 수 있다. 우선 직장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기업부터 살펴보자. 대부분의 CEO들은 IMF 시절보다 어렵다고 한다. 그런데 일부이기는 하지만 노사가 대립하고 있다. 무엇을 어떻게 하자는 것인가. 노사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고사성어로 역지사지(易地思之)가 가장 좋은 방법이다. 상대편의 처지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해보고 이해하는 방법이 최선의 직장화만사성의 지름길이라 할 수 있다. 가족회의처럼 노사가 자리를 함께하고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지혜를 모아야 한다. 또 그 지혜는 무엇보다 산업재산권(특허-실용신안-디자인-상표의 총칭)에서 찾아야 한다.
자사의 제품은 ‘좀 더 편리하게, 좀 더 아름답게’하고, 서비스는 ‘좀 더 신속하게, 좀 더 안전하게’해야 한다. 아주 많이도 아니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좀 더’를 모든 분야에서 서둘러 실천에 옮기는 것이다. 세계적인 기업인이었던 고 정주영 회장의 ‘해보긴 해봤어!’와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는 인생 철학을 실천에 옮겨볼 때이다.
국가화만사성도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하다 할 수 있다. 대통령과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앞두고 후보들은 ‘좀 더’국민과 국가를 먼저 생각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거창한 공약보다는 가정과 직장 그리고 국가가 화목할 수 있는 소박한 공약도 많았으면 더없이 좋겠다.
왕연중(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장/前유원대학교 발명특허학과 교수)
|
왕연중의 발명칼럼
Designed by DOWO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