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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명이란 무엇인가?
‘발명’이란 무엇인가?
이렇게 물으면 사람들은 대부분 국어사전을 펼쳐본다. 낱말의 뜻이 모두 속 시원하게 설명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때로는 그것을 그대로 행동으로 옮겼다가는 낭패를 보는 경우도 있다. 발명이 그렇다.
초등학교 국어시험에 발명이 무엇인가를 묻는 문제가 나왔다면, 그 정답으로 국어사전에 설명되어 있는 것처럼 ‘전에 없던 물건이나 방법 따위를 새로 생각하여 만들어 냄’ 또는 ‘새로 궁리하여 만들어 내다’라고 쓰면 정확히 맞는 정답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발명을 하고자하는 사람이 국어사전에 설명된 것처럼 생각하고 발명을 시작했다면 사실상 발명을 하기가 어려워진다.
때로는 낱말의 뜻이 어려워 지레 겁먹고 아예 시작도 하지 못하고 포기해 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발명도 여기에 해당된다.
필자는 1983년 우리나라 최초로 ‘누구나 발명가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이를 믿으려들지 않는 사람들을 설득하기 위해 그 동안 127권의 발명에 관한 책을 썼고, 250여개 신문-잡지-카페 등에 4,500여 편의 글을 기고하기도 했는데, 가장 설득력 있었던 것은 발명의 낱말 뜻을 쉽게 풀어 쓰고 강조한 것이었다.
즉 발명가가 되고자하는 사람에게 발명이란 ‘전에 없던 물건이나 방법 따위를 새로 생각하여 만들어 냄’ 또는 ‘새로 궁리하여 만들어 내다’가 아니고, ‘좀 더 편리하게, 좀 더 아름답게’라고 강조한 것이었다. ‘좀 더 편리하게, 좀 더 아름답게’는 남녀노소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은 인간의 본능이기 때문이다.
결론은 인간은 발명가로 태어났고, 발명가로 살아가고 있으면서도, 발명이란 ‘전에 없던 물건이나 방법 따위를 새로 생각하여 만들어 냄’ 또는 ‘새로 궁리하여 만들어 내다’라는 국어사전 속에 설명되어진 낱말의 뜻 때문에, 발명은 많이 배운 지식인이나 머리가 좋은 특정한 사람들의 전유물로 생각해 버린 것이다. 자기 자신이 이미 발명가인데 발명가가 아니라고 스스로 부정하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발명의 낱말 뜻 만이 아니라 산업재산권, 즉 특허-실용신안-디자인-상표에 대한 용어의 뜻도 법을 떠나 쉽게 설명했다. 법에 등장하는 용어의 해설은 너무 어렵기 때문이었다.
우리나라는 연간 산업재산권 출원 건수가 세계 4위에 해당하는데, 특허와 실용신안을 살펴보면 한결같이 ‘좀 더 편리하게’이고, 디자인과 상표는 ‘좀 더 아름답게’였다. 바로 이렇게 강조하며 글과 강연으로 사람들을 설득했다.
어찌 보면 세상에서 가장 쉽고 평범한 말이고 글이었는데도, 이것이 127권 통산 400만여 부를 팔리게 했고, 육십 대 후반인데도 거의 매일 전국을 순회하는 초청강사로 만들어 주었다.
필자는 한국발명진흥회를 오십 대 후반에 퇴직하고 생각지도 않았던 대학 강단에도 서게 되어 11년째 발명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이들 학생에게는 발명과 함께 특허출원 방법을 가르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비교적 어렵게 느껴지는 ‘명세서’ 작성도 쉬운 방법으로 접근했다.
발명이 ‘전에 없던 물건이나 방법 따위를 새로 생각하여 만들어 냄’ 또는 ‘새로 궁리하여 만들어 내다’가 아니고, ‘좀 더 편리하게, 좀 더 아름답게’라면, 명세서 또한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99% 이상의 특허-실용신안-디자인이 자신이 한 발명의 선행기술이 있고, 쉽게 찾아낼 수 있다 보니 명세서 작성은 생각보다 쉽게 할 수 있었다. 기존 명세서에서 해당되는 발명의 내용 및 효과 등을 고치고, 고친 만큼 도면을 고치고, 고친 내용을 청구범위로 기록하는 것 등 이었다. 물론 이 과정에는 몇 가지 비법이 필요하다.
이런 식으로 접근하여 명세서 작성 또한 누구나 할 수 있게 하였고, 대부분 심사를 통과하여 등록을 받을 수 있었다.
그렇다면 아직도 발명의 뜻이 ‘좀 더 편리하게, 좀 더 아름답게’인가?
맞다. 그러나 필자는 몇 년 전부터 ‘좀 더 편리하게, 좀 더 아름답게’에서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도 추가했다.
마트나 백화점에 가보니 많은 사람들이 물건을 고르면서 묻는 말이 ‘이렇게 했으면 좋았을 텐데, 그런 물건은 없나요?’였기 때문이다.
‘좀 더 편리하게, 좀 더 아름답게’가 인간의 본능이라면,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는 행동, 즉 발명이다.
실제로 강의를 하면서 어떤 물건을 보여주며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보라고 했더니 거의 끝없이 이어졌다. 필자는 일단 녹음을 한 다음 다시 들려주며 ‘훌륭한 생각입니다. 이것이 발명입니다. 발명가가 되셨습니다. 축하합니다.’라고 했더니 모두 즐거워하며 박수를 치기도 했다.
이 자리에는 교육을 주관한 단체의 담당자도 자리를 같이 했는데, 담당자는 이 자리에서 나온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 즉 발명의 경제성-실용성-선행기술 등을 조사한 다음 특허-실용신안 또는 디자인으로 출원하겠다는 약속까지 하기도 했다.
‘발명’이란 무엇인가? 거듭거듭 다시 생각해 볼 것을 부탁드린다. 그 속에 발명이 있고, 그 발명이 부와 명예를 동시에 안겨줄 것이다.
=글 : 왕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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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연중의 발명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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