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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생각하기의 결실
‘밀어서 안 열리는 문은 끌어당겨 연다.’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이다. 하나의 방법이 제 구실을 하지 못할 때는, 그 정반대의 것이 열쇠가 되는 법이니까.
이 정도의 논리는 누구나 알고 있는 바이다. 굳이 경험의 산물이라는 거창한 이유를 대지 않더라도 누구나 접하는 부분이다.
그런데 이상스럽게도 커다란 난제에 부딪혔을 때, 우리는 이 ‘거꾸로 생각하기’에 너무나도 인색해진다. 문을 열고 닫는 일에는 아주 자연스럽게 이용하면서, 왜 정작 중요한 부분에는 망설이는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가 너무 상식이라는 불완전한 틀에 의존해있는 탓이고 또한 ‘거꾸로 생각하기’ 즉 ‘역사고법’의 효용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역사고법은 탐험가의 나침반처럼, 발명가의 사고 진행을 돕는 여러 가지 사고법 중의 하나이다. 이를테면 초점법이나 연상 법 같은 아이디어 창출 법 중의 하나인 셈인데, 특히 아이디어 창출 중에 더 이상 진전이 없을 때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예를 들면 문제 해결사라고나 할까?
역사고법의 매력은 뭐니 뭐니 해도 상식을 뒤집어엎는다는데 있다. 일체의 모든 것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사물을 역으로 보면 되는 것이다. 이를 통해서 얻는 새로운 시점, 시각은 곧장 전혀 다른 해결책으로 나타나기 마련이다.
물론 갑자기 청개구리 식 사고방식에 익숙해질 수는 없는 노릇이다. 거꾸로 물구나무서기가 반듯이 서있는 것보다 서너 배 더 힘이 들듯, 일상적 시각을 뒤집어 본다는 것은 참으로 익숙하지 않다.
하지만 훈련의 효과는 놀라운 것이어서, 조금만 노력한다면 금방 새로운 관점을 가질 수 있다. 훈련의 방법은 지극히 간단하다. 그저 사물을 역으로 보면 된다.
사건의 결과를 두고 그 원인을 추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고, 이미 결론이 난 문제라 해도 시점을 바꾸어 다시 보는 것도 좋다. 사기 사건이나 갖가지 범죄행위 기사를 볼 때, 피해자와 가해자 혹은 검찰과 변호사 등 정반대의 입장을 번갈아 가며 보는 것도 재미있는 방법이다. 아이들이 물구나무서기를 해서 하늘을 보는 방법과 같다고 할 수 있을까?
어쨌든 뒤집어 보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사실들이 포착된다. 현상에 가려진 많은 진실들이 새로운 시각 아래에서 꼼짝없이 드러나는 것이다.
이를테면 돈을 많이 버는 방법 같은 것. 돈을 많이 가지고 싶은 사람이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은 절약하고 저축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뒤집어 생각하면 돈을 많이 벌려면 많이 써야함을 쉽게 알 수 있다.
장사로 돈을 벌고 싶다면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 실내장식에 신경 써서 깔끔하게 정리하고 그릇이나 각종 소품도 고급으로 마련한다면, 그 집은 금방 입을 통해 소문이 난다.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이름난 카페들만 보더라도 쉽게 짐작이 간다.
장사뿐만이 아니다. 너무 지나쳐서 문제가 되고 있기는 하지만, 소위 대접비도 무시하지 못할 투자이다. 인간관계의 넓고 좁음에 따라 일의 성패가 갈리기 마련이니, 이에 대한 투자 여부에 따라 거둬들이는 열매도 다르게 된다. 그래서 돈이 돈을 번다는 말이 나오는지도 모른다.
거꾸로 생각하는 것은 때때로 의외의 결과를 낳기도 한다. 콜럼버스는 인도로 가는 반대의 길을 찾다가 전혀 엉뚱한 곳에 도착, 새로운 대륙을 발견하였고, 피타고라스는 물질을 정신세계의 잣대로 재려 하다가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만들어 냈다. 상식대로 생각하고 행동했다면 결코 얻지 못했을 결과들이다.
이렇듯 역사고법은 많은 난제들의 탈출구이자, 새로운 발견으로 가는 통로로 애용되어 왔다. 수많은 발명가와 과학자들이 이 방법을 통해 빛나는 보물을 얻어낸 것이다.
역사고법은 어느 누구의 전유물이 아니다. 무료로 공개되는 야외극장처럼 누구든지 자기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 단지, 그가 역 사고를 사용할 준비가 되어있는지 여부만이 문제가 될 뿐이다.
이제, 발명의 세계로 가기위한 열차에 동승해보자. 모두 다 물구나무서기로 올라타는 열차, 여행을 할수록 새로운 재미를 느낄 것이다.
글 : 왕 연 중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 소장, 영동대학교 발명특허공무원학과 겸임교수)
(이메일 : wangyj39@dreamwiz.com, 전화 : 011-890-85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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