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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황금시장인 실버시장에 도전하라
=왕연중의 오래 전 강의원고 ‘누구나 할 수 있고 큰돈도 벌 수 있는 발명’중에서=
우리나라가 UN이 정한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었다고 한다. 그동안 인구 억제정책으로 출산율이 급격히 낮아지고, 의료기술의 발달로 평균 수명은 크게 증가한 결과다.
때문에 사회학자들은 앞으로 노인인구가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사회전반에 중요한 변화가 일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다. 노인 실업도 중요한 사회문제로 등장할 것이고, 사회복지도 중요한 관심거리가 될 것이라는 예고다. 따라서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다양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의무가 있는 발명가도 마찬가지로 사회 변화의 요구에 준비해야 한다. 고령화 사회에는 그에 걸 맞는 다양한 아이디어 상품이 나와야 한다. 노인의 인구가 많아지는 만큼, 그들을 위한 상품과 아이디어들이 많이 필요한 것이다.
즉 발명가의 눈으로 보면, 이 고령화 현상도 도전해 볼만한 가치가 있는 중요한 분야인 셈이다.
고령화 사회가 우리보다 일찍 다가온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 이미 노인을 주 대상으로 한 ‘실버산업’이 이미 형성되어 있다고 한다. 노인전용 건강 상품 가게는 물론이고, 전문 요양원, 전문 관광 상품 등 다양한 산업이 잘 발달되어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직장에서 은퇴한 60대 노년층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생겼다고 한다. 정년퇴임한 노년층은 아직 신체 건강하고, 모아둔 여유자금으로 소비력을 갖췄기 때문에 중요한 소비층으로 등장했다는 것. 이에 기업들이 앞 다퉈 노년층을 위한 상품들을 만들어냈고, 이것이 ‘실버산업’이라는 새로운 산업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도 조금 늦기는 했지만 서서히 실버계층이 형성되는 조짐이 보인다.
이런 때에 한발 앞서 나간다면 남보다 성공에 먼저 닿을 수 있다.
실버산업의 가장 중요한 점은 철저히 노년층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아이디어를 창출하기에 앞서, 먼저 실버 계층의 특징을 이해하는 것이 우선 되어야 한다. 정신적, 신체적, 사회적, 경제적 조건들을 철저히 분석하고, 이에 알맞은 제품 아이디어를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노년층의 고충을 먼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가까이에서 노인의 움직임과 불편한 부분들을 관찰하고 소소한 자료를 수집하는 것이 좋다. 특히 그들의 생각과 의견을 직접 들어야 한다. 어림짐작으로 만들어진 상품으로는 그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다.
노년층은 우선 신체의 활동 반경이나 생리작용 등이 젊은 사람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또 좋아하는 색이나 취향도 전혀 다르다. 특히 매우 감정적으로 어린아이처럼 약하고 감성적이다. 때문에 그들만의 제품이 필요하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이 실버산업에 눈독을 들이고, 새로운 제품들을 개발해냈다.
한 중소업체가 만든 성인용 기저귀가 그것. 여성이 나이가 들면 소변이 새어나오는 요실금으로 애를 먹는다고 한다.
아이를 낳으면서 방광의 힘을 지탱하는 괄약근이 상처를 받아, 나이가 들면 소변이 새는 것이라고 한다.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지만, 실은 많은 여성이 이같은 불편함 때문에 제대로 외출도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경우가 꽤 많다.
지금까지는 ‘어른 체면에 소변을 지린다고 어떻게 하소연해. 나는 창피해서 못해.’라며 숨기기에 급급했던 것이다. 자녀들에게 혹시 들킬까봐 몰래 속옷을 빨거나, 의료용품 전문점에서 환자용 기저귀를 사다가 사용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그러나 노년층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달라졌다.
요실금 문제가 서서히 표면화되면서 각종 치료기구가 출시됐다. H사는 괄약근 운동을 도와주는 운동보조기구를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었다. 사회생활을 하는 적극적인 여성들이 주요 고객층이었다. 가벼운 요실금이 있거나, 아예 예방하기 위해서 운동을 시작하는 여성이 늘어난 것이다.
또 Y사는 성인을 위한 팬티 형 기저귀를 개발해 선보였다. 지금까지 사용한 기저귀 용품은 의료용으로 개발된 것이어서 사용할 경우, 겉옷에 그대로 드러나 모양이 좋지 않았다. 아무리 요실금이 많은 여성에게 일어나는 현상이라고는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그런 모습을 보이는 것은 자존심에 상처받을 일이었다. 그러니 겉모습에 관심이 많은 여성들에게 외면을 당할 수밖에 없는 일. 요실금이 너무 심해 활동이 어려운 여성들만 울며 겨자 먹기로 사용할 뿐, 대중적인 인기를 끌 수 없었다.
Y사는 이 점에 착안했다. 입고 벗기 쉽고, 겉옷에 표시가 나지 않는 기저귀 용품을 개발한다는 게 목표였다. 작업은 순조로웠다. 어린아이들을 위한 기저귀 용품이 많이 나와 있기 때문에, 이를 참고하면 될 일이었다. 물론 실제 노년층에게 샘플을 주고, 평가를 받기도 했다. 가장 인기가 높았던 것은 팬티 모양으로 생긴 상품. 남에게 쉽게 들키지 않을뿐더러, 보통 팬티처럼 입고 벗을 수 있으므로, 스스로 자존심에도 상처를 받지 않는다는 게 인기 비결이었다. 보통의 기저귀 상품을 노년층에 맞게 계량함으로써 훌륭한 ‘실버상품’으로 재탄생 시킨 것이다.
또한 중매전문 업체인 D사는 실버계층만으로 위한 만남의 상품을 만들었다. 몸은 비록 늙었지만, 마음만은 영원히 청춘인 법. 말벗이나 남아있는 여생을 함께 할 친구를 찾는 이들이 많으나, 이를 연결해줄 전용 창구가 없다는 점에 착안해 만든 상품이었다. 처음에는 성공을 자신하지 못했고, 회사 내부에서도 반대가 심해 쉽게 사업에 나서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나 노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노년층의 최대의 관심사가 ‘건강’과 함께 ‘이성 친구’로 나타나자, 이에 자신감을 얻어 적극적으로 밀어붙였다. 당장 이익을 얻지 못해도, 노하우를 쌓아서 앞으로 ‘실버산업’에 대응하자는 전략이었다.
그러나 상품이 만들어지자마자 호응이 대단했다. 신체 건강하고 멋을 아는 노년층의 문의가 쇄도했다. 상품을 만든 D사도 이런 호응을 받을 것이라고는 예상치 못했다고 한다. 그저 홀로된 부모를 위해 자녀들이 문의하는 정도가 고작일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예상외의 결과가 쏟아졌다. 정년퇴임해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으면서, 여생이 적적한 실버계층이 적극적으로 자기 반려자를 찾아 나선 것이다.
실버 계층만을 위한 전문 의상도 좋은 아이템이다. 몸을 늙었어도, 멋을 내고 몸을 보기 좋게 치장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 이 점을 대상으로 해, 노인 취향에 맞는 의상을 전문적으로 생산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실버 의상의 가장 중요한 점은 입어서 편안해야 한다는 것. 나이가 들면 배는 나오고 다리나 팔 등은 여위기 때문에 이에 알맞은 디자인이 필요하다. 게다가 혈액순환도 좋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넉넉한 옷이 좋다. 이와함께 멋도 놓칠 수 없는 요소다. 포인트는 가능한 젊고, 화사하게 보여야 한다는 것. 백발의 노인을 모델로 삼아, 새로운 디자인을 만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의료산업도 빼놓을 수 없는 아이템이다.
나이가 들면 여기저기 아픔 곳도 많고, 행동도 맘대로 되지 않는다. 특히 최근에는 자식과 떨어져 혼자 사는 독거노인이 많은 만큼, 만약을 대비한 비상 의료기기가 필수품이다. 이중 최근에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 비상연락시스템. 단추 하나만 누르면, 응급구조대나 인근 병원에 바로 연락이 가능하도록 한 제품이다. 이밖에 집 안팎에서 손쉽게 움직일 수 있는 노인 전용 4륜 전동기, 앉아만 있으면 시원하게 전신을 주물러주는 전기 안마의자, 미끄러운 욕실에서 넘어지지 않도록 특수 처리한 신발이나 바닥매트, 길이가 조절되는 지팡이 등도 재밌는 아이디어 상품이다.
굳이 전용상품이 아니더라도, 기존 상품에 실버계층을 위한 사소한 아이디어를 적용하는 것도 괜찮은 아이디어다. 눈이 어둡고 손의 움직임이 둔한 분을 위해 다이얼 버튼의 크기를 획기적으로 확대한 전화기가 그것이다. 이것을 전자제품을 조작하는 리모컨이나 핸드폰 등에 적용하는 것도 괜찮은 아이디어다.
실버산업을 겨냥해보자. 무궁무진한 아이디어들이 아직 발굴되지 않은 채 남아있다. 발명가가 도전해야할 또 하나의 시장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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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연중의 발명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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