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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의 발명
생활필수품이라는 용어는 우리가 가장 많이 쓰는 용어로 그만큼 생활에 꼭 필요한 물건을 의미한다. 문화가 발전하면서 그 종류도 많아지고, 새로운 발명품의 등장으로 역사의 뒷장으로 밀려나기도 한다.
키도 그 중의 하나이다. 키라는 물품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여기서 키는 곡식 등을 까불러서 쭉정이ㆍ티끌ㆍ검부러기 등의 불순물을 걸러내는 데 쓰는 용구를 말한다. 키는 농경사회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었고, 서양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 재료가 고리버들이나 대오리 같은 식물성이어서 고대 유물은 찾아보기 힘드나 농경사회가 시작되면서 사용해 왔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고서인 ‘농사직설’과 ‘증보산림경제’에는 ‘키〔簸〕’로, ‘훈민정음 해례본’에는 ‘키〔箕〕’로 표기되어 있다.
요즘에도 농촌에 가면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키에는 흥미로운 뒷이야기도 많다. 대표적인 사례가 어린 아이가 자다가 오줌을 쌌을 때 아침에 키를 머리에 씌워 이웃집에 소금을 얻으려 보내는 것이다.
지금도 동화나 드라마에서 볼 수 있듯이 어린 아이가 이웃집에 소금을 얻으려 가면 소금을 주는 것이 아니라 소금을 뿌리면서 부지깽이로 키를 두드리면서 호통을 쳐서 나쁜 버릇을 고쳤다고 한다.
키는 단순해 보이는 고대발명이지만 과학적 원리를 응용하여 발명되었다. 즉, 물질의 마찰력 비중과 같은 물리적 특성을 이용하여 곡물에 섞인 협잡물을 가려내게 설계하고 만들어진 도구이다.
대가 생산되지 않는 중부 이북에서는 고리버들로 조그마하게 만들고, 남부 지방에서는 대오리를 납작하게 다루어 죽석을 엮듯이 만든다. 또, 고리버들로 만든 키는 테에 얇은 나무를 사용하지만, 대로 만든 키는 테에 대쪽을 돌려 대고 소나무 뿌리로 꿰맨다.
곡식을 담고 까부르면 가벼운 것은 날아가거나 앞에 남고 무거운 것은 뒤로 모여 구분되는데, 이를 ‘키질’이라고 한다. 또, 곡식 등에 섞인 불순물을 고르기 위하여 키에 담아 높이 들고 천천히 쏟아 내리는 것을 ‘키내림’이라 하고, 키를 나비 날개 치듯 부쳐서 바람을 내는 것을 ‘나비질’이라 한다.
이밖에도 바닥의 안쪽을 움푹하게 하여 얼마정도의 곡식이 담길 수 있게 했다. 고리버들로 만든 키보다는 대오리로 만든 것이 크고, 쓰이는 용도에 따라서도 크기가 다양하다.
=글 왕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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