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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게의 발명
우리나라 고대의 인체공학적 발명
먼 옛날, 비탈지거나 좁은 길도 거뜬히 물건을 운반할 수 있는 기구가 있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옛날에는 우리나라 사람을 제외하고는 세계 모든 나라 사람들은 머리에 이거나 한쪽 또는 양쪽 어깨에 매여 운반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양다리방아 및 발 무자위 등과 더불어 우리 민족의 발명인 지게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 시절 특허제도가 있었다면 세계 시장을 지배했을 획기적인 운반기구의 발명이었다. 지게의 정확한 발명연대는 알 수 없으나 여러 가지 정황으로 미루어보아 삼한시대 또는 그 이전에 발명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처음에는 ‘지개’로 불리다가 현재의 이름으로 바뀌었다. 다른 연장들처럼 지방에서 부르는 사투리조차 없다.
지게는 지금의 시각으로 바라보면 원시적인 물건처럼 보이지만 그 내용을 들어다보면 인체공학적으로 발명되어 있다. 그것은 그 부품과 구조가 말해주고 있다. 그 부품은 새고자리, 윗세장, 밀삐세장, 허리세장, 가지, 등태, 목발, 밀삐(멜빵), 탕개, 지게작대기, 발채, 고리, 거름통(물통)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요즘 발명된 배낭에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구조 또한 과학의 슬기가 배어있다. 주로 소나무로 만들며, 가지가 조금 위로 벋어난 자연목 2개를 위는 좁고 아래는 벌어지도록 세우고 사이사이에 4∼5개의 세장을 박은 다음 세장이 빠지지 않게 탕개를 틀어 단단히 고정했다. 또, 두 번째 세장과 아래 세장 사이에는 짚으로 엮은 등태를 붙이고 어깨에 메는 밀삐는 위쪽은 밀삐세장에 매고 아래쪽은 몸통 중간이나 목발에 맸다. 또한 지게를 세울 때에는 끝이 가위다리처럼 벌어진 작대기를 세장에 걸어둔다.
일본인들이 쓰는 지게는 우리나라에서 건너간 것
지게의 무게는 5∼6㎏ 내외이다. 크기는 곳에 따라, 사람에 따라 조금씩 다르고 만드는 방법 또한 다양하다. 즉, 쓸 사람의 체구에 맞도록 만들어 작업으로부터 오는 피로를 최대한 줄였다. 한 농가에 여러 개의 지게가 있는 것은 이 때문이었다.
지게는 만드는 방법에 따라 제가지 지게 ·옥 지게 ·쪽지게 ·바지게 ·두 구멍 지게 ·켠 지게 ·거지게 ·쇠지게 ·쟁기지게 ·모지게 ·부게 · 물지게 등으로 분류된다. 이중 제가지 지게는 ‘가지가 자연히 벋어나간 나무로 짠 지게’라는 뜻으로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지게는 모두 이에 속한다. 또, 산골에서 쓰는 지게는 비탈에서 지기 쉽도록 목발이 짧고, 반대로 들에서 쓰는 지게는 목발이 길다. 지게로 나를 수 있는 짐은 곡물을 비롯하여 나무·거름 등이며, 보통 남자는 한 지게에 50∼70㎏을 싣는다.
일본인들이 쓰는 지게는 우리나라에서 건너간 것이다. 대마도에서는 우리 이름 그대로 ‘지케’ 혹은 ‘지케이’라고 한다.
글 : 왕 연 중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 소장 겸임 영동대학교 발명특허학과 교수)
(이메일 : wangyj39@dreamwiz.com 전화 : 011-890-857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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