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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틸레버 의자의 발명
네 개의 다리 중 두 개를 줄인 의자. 직사각형 강철 파이프를 수직의 등받이를 포함해 ㄷ자 모양으로 구부린 의자. 우리 생활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 간단한 의자 덕분에 값싼 의자시대가 열리게 되었다.
건축에서 캔틀레버는 보를 받치는 두 개의 기둥 중 하나를 줄인 구조로 실로 혁신적인 구조라 할 수 있다. 두 개의 기둥 중 하나를 줄여 보는 순간 아찔한 느낌을 들게 하며 시선을 끈다. 건물에서 적용될 경우 붕괴될 염려가 전혀 없고, 오히려 공중에 떠 있는 느낌까지 주어 아름다움과 신비를 자아내게 한다. 미국의 건축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가 발명한 이 구조는 건축에도 일대 혁신을 가져왔다.
바로 이 원리를 의자에 응용한 발명이 캔틀레버 의자다. 발명가는 마르트 슈탐. 라이트의 캔틀레버 구조 건축물을 접하는 순간 슈탐의 입에서는 ‘유레카!’가 터져 나왔다.
그의 머리에 번개처럼 떠오른 것은 의자였다. 1926년 슈탐은 강철 파이프를 이용하여 캔틀레버 의자를 선 보였다. 두 개의 다리를 줄였는데도 강철 파이프는 아무리 체중이 무거운 사람이 앉아도 안전했다.
특허출원까지 마친 캔틀레버 의자는 생산되기가 무섭게 팔려 나갔다. 무엇보다 디자인이 사람들의 시선을 모은 데다 가격까지 저렴하여 순식간에 입소문만으로도 히트상품의 자리를 거머쥐었다.
앙상한 뼈대에 좌판과 등받이가 전부인 캔틀레버 의자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많은 발명가들이 캔틀레버 건축구조를 이용한 의자발명에 도전했으나 하나같이 실패였다. 이미 슈탐의 기술이 특허로 등록되어 있어 같은 원리의 의자는 더 이상 특허를 받을 수도 없었기 때문이다.
예나 지금이나 특허는 같은 기술이라면 가장 먼저 출원한 사람만 등록을 받을 수 있는데, 특허법에서는 이를 선출원주의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캔틀레버 건축구조를 이용한 의자는 여러 사람에 의해 출원되었고, 그때마다 특허권 침해로 법정에서 다툼이 벌어졌고, 법원은 슈탐의 손을 들어 주었다. 물론 슈탐의 권리 범위 즉, 슈탐의 발명과 조금이라도 다른 내용은 특허등록을 받았으나 캔틀레버 의자에 변화를 가져오지는 못했다.
슈탐은 이후에도 몇 차례의 개선을 거쳐 보다 견고하고, 보다 편하고, 보다 보기 좋은 캔틀레버 의자를 선보였고, 지금까지도 큰 변화 없이 사랑을 받고 있다.
이 처럼 다른 물건의 원리 및 자연의 법칙을 이용하여 이루어진 세계적인 발명은 수없이 많다. 오죽했으면 특허법에서 발명의 정의를 ‘자연의 법칙을 이용한 기술적 사상의 창작으로서 고도한 것’이라고 했겠는가?
글 : 왕 연 중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 소장 겸임 영동대학교 발명특허학과 교수)
(이메일 : wangyj39@dreamwiz.com 전화 : 011-890-857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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